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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뉴스

“AI 시대에도 독서가 필요해” 99.5%… 책 못 읽는 이유? “휴대폰·쇼트폼 때문”

어피티와 함께하는 MZ 생각

독서를 멋으로 즐기는 이른바 ‘텍스트힙’ 열풍이 이어지고 있어요. 서울 종로구 창덕궁 후원에서 10월 18일까지 선향재 내부를 특별 개방해 ‘고궁독서’를 운영하는 등 책을 주제로 한 행사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고요.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취향이자 문화로 즐기는 분위기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독서를 둘러싼 환경은 예전과 크게 달라졌어요. 궁금한 내용은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고, 책 한 권의 핵심 내용도 인공지능(AI)이 몇 초 만에 요약해주죠. 긴 글보다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환경에서 굳이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할까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그렇다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MZ세대는 지금 얼마나 책을 읽고 있을까요? AI가 정보를 대신 찾아주고 요약해주는 시대에도 독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할까요?

“1년 동안 10권 이상 읽었다” 51%
지난 1년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물었더니 ‘3~9권’이 36.2%로 가장 많았어요. ‘20권 이상’이 26.0%, ‘10~19권’이 25.0%로 뒤를 이었고요. ‘0권’은 3.6%에 그쳤어요. 10권 이상 읽었다는 사람이 51.0%로 절반을 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해요.
하지만 책을 읽는 데에는 나름의 장벽이 있었어요. 책을 잘 읽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휴대폰·쇼트폼을 더 자주 보게 돼서’가 38.6%로 가장 많았어요. ‘시간이 부족해서’가 20.4%, ‘읽는 데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가 19.4%로 뒤를 이었죠.
반면 ‘긴 글에 집중하기 어려워서’(8.7%)나 ‘흥미가 없어서’(4.6%)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책을 읽을 의지가 없기보다 여유가 생겼을 때 책보다 휴대폰과 쇼트폼에 먼저 손이 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책값이 부담된다’(2.6%)는 의견도 있었어요. Z세대 YUN 님은 “두세 달에 한 번씩 서점에 들르는데 갈 때마다 책 가격이 올라요. 독서가 비싼 취미가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AI 시대 독서는 “필요하다” 99.5%
그렇다면 AI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도 독서가 필요할까요? ‘매우 필요하다’가 88.8%, ‘어느 정도 필요하다’가 10.7%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99.5%에 달했어요.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196명 중 단 한 명이었고요.
MZ세대는 AI의 편리함과 독서의 필요성을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었어요. M세대 춘식 님은 실무에서 느끼는 차이를 이야기했어요. “회사 업무에 전면적으로 AI를 쓰는데, 많은 텍스트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실제로 팀원들 사이에서도 독해력과 이해력에서 약간의 격차가 보이더라고요”라고 말했죠.
AI가 책을 요약해준다면 직접 읽을 필요가 있을까요? ‘요약은 편하지만 직접 읽는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응답이 60.7%로 가장 많았어요. ‘책을 고르기 전 참고용으로 유용하다’는 24.5%였고 ‘바쁠 때는 요약만 봐도 충분하다’는 4.6%에 그쳤어요.
AI 요약의 편리함은 인정하면서도 독서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본 거예요. Z세대 모닥 님은 독서를 영화에 빗대서 말했어요. “영화 요약 채널이 유튜브에 많지만 극장에서 직접 영화를 보는 경험을 대체할 수 없듯, AI가 정보를 요약해준다고 해도 책을 직접 읽는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Z세대 천린 님은 장르에 따라 다르다는 의견이었어요. “비문학은 AI 요약이 효율적일 때도 있어요. 그러나 소설은 온전히 읽는 경험이 필요해요. 누가 줄거리만 보고 평론을 하고 감동을 논할 수 있겠어요?”

책을 읽는 이유 “사람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려고”
독서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는 33.6%가 ‘사람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를 꼽았어요. ‘책이 전달하는 경험과 메시지를 얻기 위해’가 25.5%로 뒤를 이었고요. 반면 ‘긴 글을 읽는 힘을 기르기 위해’(11.7%)나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9.2%)는 상대적으로 낮았어요. 문해력이나 사고력보다 세상을 이해하고 새로운 경험을 얻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거죠.
Z세대 리즈 님은 “AI가 무엇이든 요약해주는 세상에서는 편리함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요약된 정보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 진짜 옳은 정보인지 구별하는 능력은 독서 없이는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되죠”라고 말했어요. Z세대 LINA 님도 “AI로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책을 통해 배우는 어휘나 고찰, 감정은 느낄 수 없다”고 말했어요.
그렇다면 AI 시대에도 사람들이 책을 계속 읽게 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책값·구독료 부담 완화’가 26.5%로 가장 많았고 ‘도서관 및 관련 행사 등 접근성 강화’가 23.0%로 뒤를 이었어요. ‘교육기관의 AI 문해력 교육 강화’(19.9%), ‘책을 읽고 이야기할 커뮤니티 지원’(15.3%)도 뒤를 이었고요.
1, 2위가 모두 독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휴대폰과 쇼트폼이 책을 읽는 시간을 빼앗고 있다면, 책값과 물리적 접근성은 독서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적인 장벽인 셈이죠.
독서를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어요. 어릴 때의 독서 경험을 강조한 Z세대 망냥 님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 커서도 많이 읽더라고요. 그래서 만화책 등 제한을 두지 말고 지켜봐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어요.
M세대 양파 님은 “최근 텍스트힙의 열풍 등 책 읽는 사람을 멋지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해요. 누리소통망(SNS) 등에서 책 관련 영상이 늘고 출판사가 행사나 굿즈로 젊은층의 관심을 끈 것도 한몫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어요. Z세대 푸르르우라우라 님은 “최근 유행하는 교환독서 모임으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생각을 나누는데 정말 즐거워요. 많은 사람이 이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흥미로운 건 MZ세대가 AI와 독서를 서로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AI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주는 편리함은 인정하면서도, 책을 직접 읽는 경험까지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결국 AI 시대에 독서가 맡은 역할은 ‘정보를 얻는 것’에서 조금 달라지고 있는지도 몰라요. 무엇을 읽을지 선택하고, 내용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하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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