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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청년·서민 감세 생산적금융 ISA 도입

서울 시내 한 부동산 밀집 상가에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 뉴시스

정부가 부동산 세제의 기준을 주택 보유 수에서 실거주 여부와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환한다.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이전과 같거나 낮추고, 비거주 주택과 초고가 주택,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는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기존 주택 수 중심의 과세체계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개편된다. 기본공제금액도 1세대 1주택의 경우 시가 약 20억 원까지는 과세 제외 대상이지만 20억 원 이상일 경우 비거주용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양도소득세는 주택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에 더 많은 공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바꾼다.
청년과 서민·중산층을 위한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 세제 혜택을 강화한 ‘생산적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출시된다. 새 ISA 계좌는 청년을 대상으로 납입금 일부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까지 제공한다. 월세 세액공제 한도가 확대되며 종합소득 기본공제 대상에 포함되는 배우자와 부양가족의 소득기준도 완화된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누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장주식의 평가 기간을 대폭 늘리고 탈세·재산은닉 신고 포상금을 확대하는 등 세제 합리화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8월 3일 발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집은 ‘바잉(Buying)’, 즉 사는 것이 아니라 ‘리빙(Living)’, 사는 곳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세제개편안은 세법 개정 이후 적용된다. 세제개편안 실시에 따른 개정 대상 법률은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 소득세법 등 11개다. 정부는 8월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9월 3일까지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자료 재정경제부

종부세, 실거주·주택가격 낮을수록 유리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본공제를 현행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인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춘다. 다만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는 시가 약 20억 원 주택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1주택 외는 주택의 기본공제액은 ‘4억 원+(5억 원×거주용 주택가액÷주택가액 합계액)’으로 산정한다. 전체 주택가액에서 실제 거주하는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공제액이 커지는 방식이다.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은 현행 150%에서 200%로 조정한다.
종부세 과세체계도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개편된다. 과세표준 6억 원 이하 구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6억~12억 원 구간 세율은 현행 1.0%에서 2027년 1.3%로 올린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0.5~5.0%의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자료 재정경제부

양도세, 보유보다 거주기간 공제 확대
양도소득세도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한다. 내년까지는 거주기간과 보유기간에 대해 각각 연 4%씩을 공제하지만, 2028년은 거주기간 공제율을 연 6%로 높이고 보유기간 공제율은 연 2%로 낮춘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를 공제한다.
이에 따라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공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지만 장기간 거주한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양도가액 30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거주한 1세대 1주택의 기본공제도 확대한다. 현행 연 250만 원에서 연 2500만 원으로 대폭 높인다. 다만 공제 한도를 신설해 2028년에는 20억 원, 2029년에는 10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한다. 학교 입학이나 직장 전근, 질병 치료, 해외 체류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소득세 중과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현재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자는 30%p를 더해 중과하지만 2028년까지 주택을 팔면 추가세율을 5~15%p로 낮출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수도권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한시적 양도세 감면도 신설한다. 수도권에 5년 이상 거주한 고령 1주택자가 집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에는 양도세의 50%(5억 원 한도), 2028년에는 30%(3억 원 한도)를 감면한다.

자료 재정경제부

생산적금융 ISA 도입… 청년은 납입액 소득공제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강화한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도입한다. 가입 대상은 일반형은 19세 이상 거주자와 15세 이상 근로자다. 청년형은 34세 이하면서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6300만 원 이하인 경우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서민형 ISA가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400만 원 한도로 비과세하는 것과는 달리 생산적금융 ISA는 이자·배당소득 전액에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청년형은 여기에 납입액의 10%를 소득공제하는 혜택이 추가된다.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 원, 총 납입한도는 2억 원이다. 투자기간은 최대 3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으며 총 10년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제도는 2029년 12월 31일까지 적용한다. 직전 3개 과세 기간 가운데 한 차례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해당한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월세·근로장려금·IRP 세제 지원 확대
청년층 지원을 위해 월세 세액공제율은 일반 15%(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17%)보다 2%p 높은 17%를 적용한다. 세액공제 대상 월세 한도도 연간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20% 확대한다. 퇴직연금(IRP) 납입액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소득과 관계없이 12%에서 15%로 확대한다.
종합소득 기본공제 대상인 배우자와 부양가족의 소득기준도 완화된다. 소득금액 기준은 현행 100만 원 이하에서 300만 원 이하고,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액 기준은 500만 원 이하에서 75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된다.
근로장려세제(EITC)는 소득요건을 완화하고 최대 지급액을 인상한다. 홑벌이가구는 285만 원에서 310만 원으로, 맞벌이가구는 330만 원에서 360만 원으로 인상한다.
주거를 달리하는 무주택 부부가 각각 주택 임차 차입금을 상환하는 경우에는 부부 모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부부가 각각 보유한 경차에 대해서도 세대당 1대까지 유류세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자료 재정경제부

중소기업·지역 투자 세제 지원 강화
정부는 국내 생산과 투자를 늘리기 위해 태양광·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AI)·로봇 부품 등 관련 기업이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판매할 경우 생산량에 비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를 신설한다. 지방 기업에는 최대 1.5배의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소득세·법인세)과 영상·웹툰 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에는 점감구간을 신설한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 지위를 졸업한 뒤에도 기존 세제 혜택을 일정 기간 단계적으로 축소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은 지방 소재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적용기한도 2029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이외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은 최대 10년간 근로소득세의 90%를 감면받을 수 있고 60세 이상 및 장애인은 최대 3년간 최대 90%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다.
택시업계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택시연료로 사용하는 LPG(부탄)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의 감면 적용기한도 2029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한다.

주가조작 의심 기업 상속·증여 주식 평가기간 확대
상속이나 증여를 앞두고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해 상장주식 평가 방식도 손질한다.
주가 누르기가 의심되는 기업의 상속·증여 주식은 현행 4개월 평균 주가 대신 최대 6년 6개월의 주가를 반영해 평가한다. 상속·증여 시점의 주가만으로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데 따른 조세 회피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탈세나 재산은닉 등을 신고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은 상한을 없애고 지급률도 높인다. 포상금 지급이 시작되는 추징세액 기준도 국세 기준 5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낮춘다.
물가 상승과 현실적인 비용 수준을 반영해 증빙 없이 인정되는 업무추진비 기준금액도 올린다. 경조금은 건당 20만 원 이하에서 30만 원 이하로, 그 밖의 비용은 3만 원 이하에서 5만 원 이하로 조정한다.

조세지출 115개 정비… 세수효과 3조 4430억 원
정부는 241개 조세지출 항목을 전수 검토해 총 115개 항목을 이번 개편으로 정비했다. 이미 정책 목적을 달성했거나 활용도가 낮은 조세지출 20건은 종료한다. 하이브리드 개별소비세 감면 등이 대상이다. 세제 지원을 직접 재정지원 전환하는 재정 전환도 17건 실시됐다. 출생·입양이나 혼인에 따른 소득세 세액공제 혜택은 폐지하고 재정지원 방식으로 전환한다. 전기차·수소전기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도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고 재정지원으로 전환한다.
이 밖에 64개 제도는 정책목표에 맞게 지원 방식을 재설계했고 14건은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상시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에 따른 세수효과를 3조 4430억 원으로 추산했다. 서민·중산층(전체근로자 평균임금의 200% 이하인 자, 총급여 8900만 원 이하)과 중소기업, 대기업 등의 순으로 세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자 등의 세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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