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지표 보고서
국내 아동·청소년의 흡연·음주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진 반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률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만 8세 이하 아동군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의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돼 주의가 당부된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지표 보고서를 10월 1일 발간했다. 아동·청소년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이 보고서는 정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인다. 2022년 첫 발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흡연율은 2019년 7.3%에서 2024년 4.5%로, 음주율은 15%에서 9.7%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흡연율과 음주율은 최근 30일 동안 한 번이라도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를 피웠거나 1잔 이상의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뜻한다.
성별로는 흡연율과 음주율 모두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2024년 흡연율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각각 5.8%, 3.2%였다. 음주율은 11.8%, 7.5% 였다. 학교급별로는 중학생보다 고등학생 비율이 높았다. 고등학생의 흡연·음주율은 각 6.8%, 14.6%며 중학생은 2.3%, 4.9%였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아동의 건강을 해치거나 정서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폭력 및 가혹행위나 유기, 방임 등을 말한다. 2024년 만 0~17세 아동·청소년의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 명당 356.8건이었다. 501.9건으로 정점을 찍은 2021년과 비교하면 150건가량 줄었다.
아동학대 유형은 2000년대까지는 방임이 가장 많았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정서적 학대 비율이 더 높아졌다. 2021년에는 절반 이상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했다. 신체 학대의 비율은 2010년 이후 40% 가까이 증가하다 2024년 33%까지 하락했다.
청소년 10명 중 4명 스마트폰 과의존
만 10~19세 청소년 가운데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2015년 31.6%에서 2024년 42.6%로 상승했다. 만 3~9세 아동 역시 12.4%에서 25.9%로 두 배가량 위험군이 넓어졌다. 아동은 특히나 고위험군의 비율이 1.7%에서 3.6%로 청소년(4%→5.2%)에 비해 증가세가 가팔랐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장시간 쓰는 것을 넘어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로 인해 신체·심리·사회적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오연주 수석연구원은 “계획한 일을 미루거나 해야 할 일을 자주 깜빡하는 건 과의존 위험군에서 40% 이상 볼 수 있는 증상”이라며 “위험군은 우울감·불안감과 같은 정신 지표 역시 일반군과 비교해 네 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또래폭력 피해 경험률은 2022년 16.3%에서 2024년 22.6%로 6.3%포인트(P) 상승했다. 피해유형별로는 2024년 기준 언어폭력이 16%로 가장 많았다. 온라인에서의 언어폭력도 9.1%에 달했다. 학급별로는 초등학생의 피해 경험률이 2024년 31%로 중학생(24.4%), 고등학생(11.8%)보다 높았다.
만 9세에서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삶의 만족도와 긍정 정서는 2020년 대비 2023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이 기간 동안 6.8점에서 6.91점으로, 행복을 의미하는 긍정 정서는 7.19점에서 7.23점으로 상승했다. 다만 걱정이나 근심, 우울 등 부정 정서도 2.94점에서 2.99점으로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아동·청소년(만 0~18세) 인구는 총 708만 2000명으로 2000년 1290만 4000명에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 비율로 보면 2000년 전체의 25.7%, 2010년 21.7%, 2020년 15.8%, 2025년 13.7%로 줄고 있으며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40년에는 9.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2024년 44만 4000명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17년 3%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난 수치다. 
고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