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기후위기 피해는 우리가 겪어야 살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겁니다”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 자치기구인 ‘수피아’ 단원 김윤규, 정예원, 허신혜 학생(앞에서부터)이 5월 18일 햇볕이 따사로운 수련관 옆 공원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기후위기 선언문 함께 쓴 청소년탐사단 ‘수피아’
“어른들은 이 세상을 알아가기에도 바쁜 우리 청소년들이 왜 나서는지 묻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기후 생태 위기의 모든 피해는 우리 세대가 겪어야 할 가까운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겁니다.”
5월 22일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 이야기관에선 기후위기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전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이 마련한 ‘2021 P4G 청소년 목소리 페스타(2021 Youth Voice Festa for P4G, 이하 청소년 목소리 페스타)’ 행사 가운데 ‘기후행동 청소년의 목소리(이하 청소년의 목소리)’에서 나온 말이다.
청소년 112명 기후위기 주제 한목소리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청소년 목소리 페스타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특별세션(Global Youth Climate Challenge-미래세대)’ 사전행사로 기후행동에 관심 있는 국내외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활동상과 의견을 공유하고 지구 환경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선정 과정을 거쳐 이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약 두 달간 그룹별 활동 경험을 공유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주체적으로 탐색·논의했다.
이후 사회, 국가 정상, 관계부처 등 다양한 집단에서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을 선언문에 담았다. 65명의 국내 청소년 그리고 인도, 일본, 케냐, 베트남, 멕시코, 아이티, 마다가스카르, 대만 등 국외 청소년 47명이 포함된 총 112명이 지구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의 목소리를 냈다.
청소년 목소리 페스타에는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이하 수련관) 자치기구인 ‘수피아’ 소속 단원 3명도 참여했다. 정예원(이매고 2년) 허신혜(내정중 2년) 김윤규(샛별중 1년)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순우리말로 ‘숲의 요정’을 뜻하는 수피아는 2010년 수련관이 개관하면서 결성된 청소년생태탐사단이다. 생태와 환경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이를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 성남시청소년재단 모범표창, 성남시의회의장상을 비롯해 2020년 환경의날 환경부장관 표창, 경기도교육감상 등을 받았다.
지역사회로 나가 환경 캠페인도
수피아의 생태탐사 및 보호 활동 이력은 매우 다양하다. 5월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수련관에서 만난 정예원 수피아 단장은 수련관 인근 금토산과 판교공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 활동을 소개했다. 이들은 반딧불이가 살아갈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논농사를 짓는가 하면 친환경 묵논 프로젝트를 통해 모내기와 묵논(오래된 논) 습지 생육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
이와 함께 판교공원 속 생태 모니터링 및 자연이 훼손된 길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의 복원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들은 지역사회로 나가 환경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건축물이나 구조물 외벽에 덩굴식물을 덮으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요. 그걸 식물커튼(그린커튼)이라고 합니다. 수련관 내 발코니에 식물커튼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판교역에서 시민들에게 식물커튼을 아는지 설문조사 활동도 했습니다. 지하철 수내역에서 에어컨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로 부채를 직접 제작해 나눠주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어요.”
수피아가 청소년 목소리 페스타에 참여한 이유는 “지역사회뿐 아니라 더 넓은 곳에 수피아의 경험과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 양은 “오랜 시간 수피아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들과 우리의 의견을 알릴 수 있는 창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행사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좁게는 국내 다른 지역, 넓게는 다른 나라에서 온 청소년들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일은 수피아 단원들에게도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청소년들은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 중 P4G 주요 분야인 ▲물 ▲에너지 ▲식량·농업 ▲도시 ▲순환경제와 관련해 활동 경험을 공유하고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제안과 행동 의지를 담아 선언문을 작성했다.
각각 기획팀(정예원 양) 홍보팀(허신혜 양) 선언문팀(김윤규 군)에 소속됐던 이들은 기념손찍기(핸드프린팅) 등 퍼포먼스 기획, 누리소통망(SNS)을 중심으로 한 홍보, 선언문 작성 등에 고루 참여했다. 허 양은 “다른 팀들의 활동 내용을 접하며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청소년이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허신혜, 정예원, 김윤규 학생이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 양우미 선생님(왼쪽부터)과 함께 수련관 앞에서 ‘수피아’ 프로젝트 변화도를 소개하고 있다.“정부·정치인 등 더 강력한 목표 세워야”
선언문은 온라인 토의 과정으로 길어 올린 공동 목소리라는 점에서 뜻깊은 결과물이었다. 선언문팀 김 군은 “큰 틀에서 봤을 때 현재 지구 공동체가 처한 상황,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우리 사회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귀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이야기했다 ”고 설명했다.
선언문 가운데 학생들이 인상 깊게 생각하는 대목도 있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더 강력한 목표를 세워야 하고 목표만 세울 것이 아니라 강력한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고 있지만 당장 가까운 미래에 무엇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정 양은 선언문 속 이 대목을 손꼽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정부와 정치인들에게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수피아 활동과 일상 속에서 경험해온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각종 미디어 등으로 접한 환경오염 실태에 크게 놀랐던 경험도 털어놨다. ‘갈매기 배속에 플라스틱 조각이 가득한 사진’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된다는 정보’ 등을 접하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정부나 기업, 국제사회뿐 아니라 시민들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정 양은 “‘나 하나쯤 실천 안 해도 괜찮겠지’가 아닌 ‘나 하나만 실천해도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수피아 단원들은 일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위한 실천도 하고 있다. 허 양은 “평소 유리, 플라스틱, 캔 등 분리배출에 각별히 신경 쓰고 양치를 할 땐 컵을 사용해 물을 절약한다”고 말했다. “저는 교복을 사지 않고 물려받아 입고 있고요. 이를 비롯해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뜻)’ 활동이나 아름다운가게 이용 등 생활 곳곳에서 물건 재사용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요.” 한편 정 양은 ‘텀블러(개인통컵) 및 장바구니 사용’ ‘미니멀 라이프(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갖추고 사는 생활) 실천’ 등을, 김 군은 ‘빨대 안 쓰기’ ‘에어컨 대신 부채나 선풍기 사용’ 등도 하고 있다.
‘나 하나쯤 안 해도’ 아닌 ‘나 하나만 실천해도’
수피아의 2021년 주요 활동 주제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다. 정 양은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먹는 일이 많아지고 그로 써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및 재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기후변화 모니터링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1년 청소년 목소리 페스타 참여를 계기로 추진한 일도 있다. 우선 이번에 함께 만든 선언문에 따라 정부 및 기업 등이 지구환경 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할지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한 선언문을 더 많은 시민이 접하고 뜻에 동참하도록 지역사회에 홍보도 해나갈 생각이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모두의 행동으로!(Voice of Youth, Action for the Earth!)’라는 선언문 구호처럼 지구를 위한 움직임에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글 김청연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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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