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비대면 명절’ 풍경
2020년 추석에 이어 다가오는 설 연휴도 비대면 명절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설 연휴를 포함한 2월 1일부터 14일까지를 ‘설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다. 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실내 취식은 금지되고, 철도 승차권은 창가 좌석만 판매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0년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 없이 명절을 보낸 것처럼 이번 설 명절에도 만남보다는 마음이 함께하는 연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분께서 합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고향 방문 자제 등 ‘이동 멈춤’ 운동에 적극 동참하려는 사회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구인·구직 연결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43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 설 연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3.4%는 이번 설 연휴에 고향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귀향을 꺼리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이동 및 친지가 모이는 것이 부담스러워서’(65.9%, 복수 응답)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직장인들은 가장 인상적인 ‘코로나 시대 명절 풍경’으로 ‘귀향객 감소’(27.3%)를 꼽았다. 이어 ‘여행객 감소’(19.9%), ‘설음식 재료 등 온라인 장보기 확대’(12.1%), ‘줌(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랜선 모임 증가’(11.1%), ‘비대면 명절 선물 급증’(8.3%) 등의 의견이 뒤따랐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명절’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북 경주시의 ‘경로당 행복도우미’ 사업 지원을 받아 지역의 한 어르신이 휴대전화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경주시

#1 “부모님을 직접 뵙지 못하는 아쉬움은 크지만, 제약이 적어 더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세요.” -영상통화 안부 직장인 이정민(41) 씨

“엄마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코로나 끝나면 건강하게 만나요.”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정민 씨는 경북 칠곡군에 계신 부모님께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했다. 올해로 서울 생활 22년 차에 접어든 그는 매해 명절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뵀다.
하지만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 명절에도 화면으로 부모님을 만났다. “노인 인구가 많은 농어촌은 감염병이 확산할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해요. 지자체에서도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범군민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씨는 고향과 부모 형제 모두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 귀성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영상통화로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쌓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음성통화만 하던 때와는 다른 유대감도 느꼈다. “부모님을 직접 뵙지 못하는 아쉬움은 크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어 더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세요.”
이 씨처럼 가족과 영상통화로 안부를 묻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일부 지자체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설 명절 귀성객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영상통화 지원에 나섰다. 경주시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지능형 단말기) 및 영상통화 사용방법’ 등 비대면 서비스 교육을 시행했다. 이밖에 강원 횡성, 전남 완도, 보성 등에서도 타지의 자녀들이 고향을 찾는 대신 영상통화로 부모님을 뵙도록 돕고 있다.

▶복지부

#2 “지자체에서 ‘온라인 비대면 성묘’ 안내 문자를 계속해서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봤어요. 마치 다른 세계가 펼쳐진 듯 신기했습니다.” -온라인 성묘 자영업자 박영훈(54) 씨

박영훈 씨의 2021년 설 명절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이(e)하늘 장사정보시스템(sky. 15774129.go.kr)’ 덕분이다. “지자체에서 ‘온라인 비대면 성묘’ 안내 문자를 계속해서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온라인 비대면 성묘? 그게 뭐지?’ 싶어서 찾아봤어요. 마치 다른 세계가 펼쳐진 듯 신기했습니다.”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에 접속하면 온라인 추모관을 꾸며 비대면 제사를 지낼 수 있다. 차례상 꾸미기·지방쓰기·다양한 추모 기능(글, 음성, 영상) 활용 및 가족 간 공유도 가능하다. 또 장사시설의 전경부터 안치 장소까지 보여주는 소개 영상도 함께 제공한다.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에 가입해 안치 사진 신청(1월 25일~ 2월 10일) 기간을 이용하면 장사시설부터 고인의 실제 안치 모습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큰 실내 봉안시설 등의 성묘객 분산 효과가 있어요. 장사시설은 매년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라 도로 하나는 마비될 정도거든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성묘도 할 수 있는 거죠.”
2020년 추석 전국 장사시설 방문 인원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예약제와 함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시행한 결과다. 이 기간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찾은 인원은 23만 552명에 달했다.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는 국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도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추모(성묘)와 소통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도 개선됐다. 서비스 관련 문의는 장사지원센터(1577-4129)로 하면 된다.





#3 “신선한 식자재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집 근처 전통시장에서 배달 오기 때문에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온라인 장보기 주부 김은화(39) 씨

주부 김은화 씨는 ‘2021년 설맞이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 행사’ 혜택을 꼼꼼히 챙길 생각이다. ‘동네시장 장보기’ ‘놀러와요 시장’ ‘쿠팡이츠’ 같은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으로 100여 곳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 등을 구매하면 무료 배달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도 시행 중이고, 날씨도 추워 전통시장을 예전만큼 못 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지역 맘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알게 돼 너무 반가웠어요.”
‘2021년 설맞이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 행사’는 1월 25일부터 2월 14일까지 열린다. 전통시장 온라인 쇼핑몰 8곳에서 지역특산품, 명절 선물세트 등을 최대 30% 할인판매하고 경품행사 등도 진행한다. 이 밖에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서 청년상인 제품 90개를 할인판매하는 행사도 벌인다.
“무엇보다 신선한 식자재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또 집 근처 전통시장에서 배달오기 때문에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강민진 기자

설 연휴 꼭 지켜야 할 방역수칙은?
설 특별방역 대책(2월 1일부터 2월 14일까지)

교통수단 및 교통시설 방역 강화
-철도 승차권 창가 좌석만 판매
-여객선 승선 인원 정원의 50% 수준 관리
-고속도로 휴게소 혼잡안내시스템 운영, 실내 취식 금지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제공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시행(1월 18일부터)
-봉안시설 사전 예약제 시행(1월 4주~2월 4주)

국·공립문화예술시설 사전 예약제 운영
-고궁 및 박물관 등 사전 예약제 실시
-일부 유료 시설은 기존과 동일한 요금 기준 적용
-수용 가능 인원의 30% 이내 또는 좌석 두 칸 띄어 앉기 등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안전한 면회 방안 마련
-집단감염 위험이 큰 요양병원·시설 면회 금지
-영상통화를 이용한 면회 적극 권고
-요양병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상, 요양시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빈틈없는 의료대응체계 운영
-질병관리청 콜센터 24시간 운영 
-비상방역대응체계 상시 가동
-응급의료정보제공 앱 운영 
-해외 입국자 대상 특별입국절차 강화

설 연휴 생활방역수칙
-고향·친지 방문 및 여행 자제
-외출 시 철저한 마스크 착용
-고위험군이 있는 가정은 외부인 방문 자제
-주기적인 환기 및 소독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
-의심증상 있으면 검사 필수

불가피하게 이동할 시

기차·버스 등
-가급적 사전 온라인 예약 
-마스크 상시 착용 및 대화 자제
-사람 간 2m 간격 두기

고향 집 등
-5인 이상 모임 금지 -가급적 짧게 -직계가족만 만날 것을 권고
-식사 시 덜어 먹기 -손 많이 닿는 곳은 자주 소독

모임·여행 등
-5인 이상 모임 금지 
-동선을 최소화하도록 사전 계획 
-가급적 사전 온라인 예약
-다중이용시설에서 최소 시간만 머무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