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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WHO 한국 전략 주효”


▶광주시 긴급생계지원금 현장접수 첫 날인 4월 6일 광주 북구 양산동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줄을 서고 있다. | 연합

정부 대책 종합
정부가 당초 4월 5일까지 시행하기로 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해외 유입과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지속되는 데 따른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 일부 업종의 운영 제한 조치를 4월 19일까지 2주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일까지 운영 중단이 권고된 종교시설, 무도장·체력단련장·체육도장 등 실내 체육시설, 클럽·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추가 업종(PC방·노래방·학원 등)은 4월 19일까지 운영을 중단하게 된다.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에도 1∼2m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손 소독제 비치 등 방역당국이 정한 방역 준수사항을 따라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오늘부터 다시 2주간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다”며 “여기서 느슨해지면 감염이 확산될 것이 분명하기에 불가피하게 연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만약 수도권에서 감염이 대규모로 퍼지면 지금 서구 여러 나라가 겪고 있는 위기가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구·경북의 위기는 모두의 협력과 응원으로 극복하고 있지만 다시 찾아오는 위기는 헤어날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양병원, 교회 등 집단 방역체계 구축
중대본은 이와 함께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요양병원, 정신병원, 교회 등을 대상으로 집단 방역체계를 구축한다. 환자 발생 시 초기에 찾아내서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집단 방역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방역 책임자를 지정해 이들이 시설 내 유증상자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발생 확인 시 방역당국에 신고하는 의무를 부여한다. 방역당국은 신고가 접수되면 조기 진단검사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해외 유입 환자 관리를 위해 안전보호 휴대 전화 앱 의무화, 주민신고제 등 자가격리 실효성을 높인다. 지리정보시스템(GIS) 통합상황판을 통한 실시간 이탈자 관리도 시행한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감염 규모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내외까지 줄이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 총리는 “봄볕이 한창인 주말에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많은 시민이 외출했다”며 “야외는 실내보다 전파 위험이 현저히 낮지만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우려할 만큼 인파가 밀집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리적 거리두기는 남을 위한 배려일 뿐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역 수단”이라며 “국민 한 명 한 명이 방역 전문가가 돼 자신의 건강과 공동체의 안전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개인위생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자가격리 위반 시 최대 징역 1년
이와 함께 4월 5일부터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됐다. 이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방역당국의 입원 또는 격리 규정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기존 규정에 비해 처벌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방역당국이 정한 격리 대상자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은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등이다. 4월 1일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내외국인도 입국 후 2주간 격리 대상에 해당한다. 아울러 외국인의 경우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 추방, 입국 금지 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검역조사 과정에서 거짓 서류를 제출하면 검역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최근 검역 과정에서 거짓 내용을 진술하거나 격리 규정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검역과 방역 조치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자발적인 사실 신고로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동거인, 지역공동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위반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가격리 이탈자 3중으로 24시간 감시
정부는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대본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담 조직을 운영해 3중으로 24시간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일부 지자체와 경찰서가 실시하던 불시 점검도 전국으로 확대, 주 2회 실시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4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4월 1일 전 세계 입국자를 대상으로 의무적인 격리가 확대됐고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자가격리에 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먼저 지리정보시스템 통합상황판을 활용해 중대본과 각 시·도, 시·군·구에서 3중으로 자가격리자 이탈 여부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이탈 의심이 들 때에는 전담 공무원에게 즉시 연락해 경찰과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하고, 무단이탈의 경우에는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윤태호 반장은 전북 군산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3명이 고의로 휴대전화를 격리 장소에 두고 무단이탈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탈자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 일부 지자체와 경찰서에서 실시하던 자가격리 불시 점검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가격리 앱상 이탈 이력이 있는 사람이나 앱을 설치하지 않은 사람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경찰이 합동으로 사전통지 없이 이탈 여부를 불시에 점검할 계획이다.

▶4월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 한겨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
정부가 3월 22일부터 실시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업장 폐쇄나 이동제한 조치 없이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4월 4일 중대본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결과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사례가 3월 6일 37건(19.8%)에서 31일에는 3건(6.1%)으로 감소했다. 또 조치 10일 전 총 11건이던 신규 집단 발생 건수도 조치 뒤 10일간 4건으로 63.6%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대규모 집단감염을 막고 작은 규모로 통제했던 사례도 확인됐다. 구로 만민중앙교회의 경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해 수천 명 규모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평소 이 교회 현장 예배에는 4000~5000명이 참여하지만,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는 45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 발병에서도 확진자 중 어린이집, 노인전문병원 종사자가 있었으나 어린이집과 병원이 모두 휴원 중인 만큼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국내 감염이 일정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협조해준 국민 여러분 덕분이며, 이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일정 기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해주고 힘들더라도 모두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계속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해외 유입 상당 부분 통제 가능”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해외 유입과 관련해 조만간 상당 부분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세균 총리는 4월 3일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조만간 자가격리자 규모가 안정되고 입국자도 지금보다 줄어들면 해외 유입은 상당 부분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은 해외 입국자가 계속 유지되고 격리 중 발견되는 확진자도 같이 증가하겠지만 지역사회와 접촉 차단이 잘 관리된다면 감염이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 총리는 “자가격리 의무화 이전에 입국한 사람들이 아직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며 “그들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지역사회와 접촉하지 않게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관리하고, 여력이 있다면 진단검사도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4월 4일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지금 신규 확진자 가운데 해외 유입 비율도 상당히 높다”며 “해외 입국자 중 90% 이상이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해외 감염이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해외 감염자를 원천 격리해 2차, 3차 지역 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입국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지자체 및 입국자 본인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며, 서울시 등 앞장서준 지자체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WHO “한국 상황 호전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4월 6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통화를 하고 코로나19 방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한국 내 확진자가 감소했다는 반가운 보고를 받았는데, 한국의 상황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 확진자 동선 추적 등 한국의 포괄적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세계 정상들에게도 이러한 포괄적 접근 방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독려해주면 좋겠다. 대통령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럴 경우 각국이 적극적으로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5월에 화상으로 개최될 세계보건총회에서 아시아 대표로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 발언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세계보건총회는 WHO의 최고 의결기관이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유럽과 아프리카를 대표해 발언하기로 했다”면서 “각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개방성·투명성·민주성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고, WHO 권고대로 인적·물적 이동의 불필요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사무총장을 비롯해 WHO가 우리의 방역 역량과 공중보건 조치를 높이 평가하고 신뢰하는 데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기조 발언 요청에 대해선 “초청해줘서 감사하다”면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 채널을 통해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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