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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로 아파트 공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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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 가격의 상한선을 정부가 직접 제한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습니다. 설마 정부가 진짜 시장 가격을 직접 통제할까 하는 관측도 있었지만 정부는 11월 6일 거침없이 서울 강남3구를 비롯해 8개구 27개동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가 땅값과 건축비에 적정 이윤(가산비)을 붙여 분양가의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입니다. 1980년대 적용됐던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가 1평(3.3㎡)당 분양가를 126만 원으로 딱 찍어서 정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는 ‘가산비’ 항목을 더해 개별 사업장의 특성에 맞춰 적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는 없는 선에서 말이죠.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한 이유는 분양가 상승이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11월부터 32주간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7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상승세는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나타났고, 인근 지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였습니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 상승률은 21%로 기존 주택 가격 상승률 5.7%에 비해 3.7배나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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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땐 0.37%, 풀리니 5.67% 올라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면 주변 아파트들 역시 ‘가까운 지역에 있으니 오르겠거니’ 하는 심리가 생겨 같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로 부추기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 시장 분양가 상승 조짐이 나타나자마자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발표한 것은 한시라도 빨리 시장의 투기 심리를 제압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찬반이 엇갈렸습니다. 우선 정부의 취지대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됐던 2007~2014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평균 0.37%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분양가 규제가 풀린 2015년 이후에는 5.67%나 올랐습니다. 국토연구원은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간 1.1%포인트 하락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위축돼 공급이 줄고,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재건축 사업은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한 사업입니다. 그런데 가격 상한선이 정해져서 비싸게 팔 수 없으면 사업을 추진할 수 없습니다. 새 아파트가 지어지지 않으면 공급이 부족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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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수요 막는 여러 조처 함께
로또 분양 논란도 있습니다. 분양가는 규제를 할 수 있지만 아파트가 다 지어지고 나면 아파트 가격은 다시 시장에 맡겨집니다. 아무리 분양가를 낮추더라도 결국 주변 시세를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싸게 분양을 받고 나중에 시세에 맞춰 판 사람은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최근 분양만 받으면 10억 원을 벌 수 있다는 강남 아파트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27억 원이나 되는데, 새 아파트 분양가는 16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최고 452대 1에 달했습니다. 아파트 대출 규제를 감안해 16억 원짜리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면 현금이 10억 원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금부자 로또 분양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사실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과대 해석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서울, 그중에서도 일부 지역에만 적용된 제도입니다.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몇몇 재건축 사업이 무산된다 해도 공급이 부족해 전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합니다. 정부는 수도권 40만 호, 서울 4만 호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오히려 특정 지역은 공급이 너무 많아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만이 나올 정도입니다.
또 로또 분양을 노리는 투기적 수요를 막으려는 제도도 함께 도입됐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을 받은 사람은 가격에 따라 5~10년 동안 매각이 제한됩니다. 10년 이상 돈을 묶어둬야 하기 때문에 단기 투기적 수요가 진입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던 거주 의무기간도 최장 5년이 부여됩니다.

우회로 꼼수 차단 위해 핀셋 규제
분양가 상한제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제도가 아니라 지금까지 추진해온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이전에도 분양가에 대한 규제는 있었습니다.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아야 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보증을 해줄 때 주변 아파트 가격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제한을 피하려는 재건축 사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보증이 필요 없는 후분양을 추진하려 한 겁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게 된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제한을 회피하려는 사업자의 우회로를 막기 위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사업자들을 찍어서 핀셋 규제를 하기 위해 동 단위로 범위를 좁혀서 지정하고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 가격 그리고 그에 따르는 규제는 언론을 통해 과대 대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전국 부동산이 오르는 것이 아니고, 여기에 강한 규제를 했다고 해서 모든 부동산을 규제한 것도 아닙니다. 3.3㎡당 1억 원 넘는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지방 아파트 중에는 미분양 등 침체를 걱정해야 하는 지역도 상당수 있습니다. 일부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가 전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나친 공포나 기대는 내 집 마련 계획에 혼선을 줍니다. 좀 더 중장기적 시각에서 자기 상황에 맞게 부동산 시장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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