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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희망센터 수형자 사회적응 및 취업 적극 지원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교정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수형자의 사회복귀 및 취업은 좀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최근 그 대안으로 중간처우시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문을 연 아산희망센터를 찾았다.


지난 4월 3일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충남 아산시 ㈜광성정밀 작업장. 1만여 평에 달하는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금형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직원들이 입은 작업복에는 기름때가 잔뜩 묻어 있었다. 공장 곳곳에서 강철을 깎는 날카로운 기계음이 들리고 업무는 철저히 분업화돼 있었다. 부품 성형, 도금, 검수 작업 등 직원들은 각각 맡은 업무에 열중했다. 완성된 부품은 공장 한편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여느 부품공장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직원들이 있다. 광성정밀의 320여 직원 가운데 15명은 수형자다.

3개월에서 9개월까지 사회적응 훈련

지난 3월 23일 충남 아산시 광성정밀에서 수형자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중간처우시설 ‘아산희망센터’의 개소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안상돈 대전지검장, 권익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아산희망센터는 천안개방교도소와 광성정밀 간의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범 수형자들은 출소 전 짧게는 3개월, 길게는 9개월 동안 아산희망센터에서 일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이 과정을 통해 사회적응력을 높이게 된다. 이들은 평일 주간에 교도관의 감독 없이 작업하는 등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일과 후에는 대인관계 회복 프로그램, 멘토링, 직업훈련, 창업 및 취업 교육 등이 진행된다. 주말에는 영화 관람, 장보기, 종교생활 등의 사회체험을 통해 사회인으로서의 소양과 자신감을 기르고 있다. 개인별로 스마트폰과 체크카드를 보유할 수 있고 사용도 가능하다. 수형자 신분임에도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한 이유가 있다. 아산희망센터에 들어온 수형자는 출소를 앞둔 모범 수형자이기 때문이다.

중간처우시설은 2013년 경남 밀양희망센터를 시작으로 도입됐다. 희망센터는 출소자 105명 가운데 교정시설 재입소자가 아직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형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오는 5월 출소를 앞두고 있는 엄익준(가명) 씨의 말이다. “죄를 짓고 10여 년간 교도소에 있으면서 바깥 사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반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노동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출소한 뒤에도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수형자들과 함께 일하는 일반 직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광성정밀의 최철동 전무는 “수형자들이 공장에 들어와 일한다고 했을 때 회사 직원 모두 마찰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수형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회사 직원들이 배우는 점이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작업장 안에서는 수형자와 직원이 스스럼없이 지낸다. 다만 기숙사는 수형자와 직원이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다. 아직은 수형자 신분이라 일과 후 기숙사 안에서만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산희망센터

▶ 1.2 충북 아산시 광성정밀에서 수형자들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있다. 3 충북 아산시 광성정밀 안에 설립된 아산희망센터 4 수형자들을 위한 체력단련실 ⓒ C영상미디어

스마트폰, 체크카드 사용 가능

수형자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는 공장 맞은편 언덕길 아래에 있다.

2층 건물인 기숙사는 올해 말까지 3층으로 증축할 계획이다. 기숙사 입구를 시작으로 총 13개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1층에는 2인 1실 구조인 10개의 방에 각각 2개의 침대와 옷장,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다. 남자들만 지내는 숙소답지 않게 방 안이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상태였다. 2층에는 식당, 휴게실, 체력단련실이 있다. 특히 휴게실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PC가 2대 있다.

수형자들은 일과 후에 기숙사에서 TV,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수형자 고정석(가명) 씨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대형마트에 가서 체크카드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다니 꿈만 같다”면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돼 즐겁고 출소 후에도 열심히 살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형자에게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등 각종 특혜가 제공되는 만큼 아산희망센터에 들어가기 위한 자격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천안개방교도소 사회복귀과 최흥길 주임은 이렇게 설명한다.

“성범죄, 계획적 살인, 조직폭력 범죄 등의 죄목으로 수감 중인 사람은 일단 후보에서 제외됩니다. 가석방이 가능한 모범 수형자 가운데 따로 면접을 거쳐 합격한 사람만 아산희망센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희망센터는 수형자의 사회적응력을 키워주고 회사 측에는 인력을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성정밀 이영해 대표
“중간처우시설 전국적으로 늘어나야”

광성정밀 이영해 대표

Q. 어떤 계기로 천안개방교도소와 협력해 아산희망센터를 개관했는가?
“천안개방교도소는 광성정밀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늘 그곳을 지나치면서 수형자가 사회복귀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은 무엇일지 고민했다. 지난해(2016) 때마침 천안개방교도소와 뜻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아산희망센터가 탄생했다. 10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지낸 수형자는 사회적응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간처우시설이 전국적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Q. 수형자와 함께 일하게 된 직원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직원들이 수형자와 함께 일하게 된 것에 걱정을 하고, 마찰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직원들이 성실한 수형자들을 보면서 자극받아 더 열심히 일할 정도다. 서로 덕담도 주고받으면서 일과 식사를 함께하며 아무런 편견 없이 잘 지내고 있다.”

Q. 앞으로 아산희망센터를 어떻게 운영해나갈 생각인가?
“현재 최대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지만 이를 증축해 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그만큼 수형자들이 회사생활을 성실히 잘 해내고 있다. 수형자가 출소한 뒤 우리 회사에 취업하고 싶어 한다면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히 일만 하는 환경이 아니라 각종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부분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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