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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우주인 후보에서 3D프린터 창업가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창업자금 지원 라운드제 절실, 4차 산업혁명 기반 다지는 정부 되길”

2006년 1만 8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로 선정된 사람이 있다.
그는 2007년 초부터 러시아 가가린우주인훈련센터에서 실전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났다. 우주선 발사 한 달을 남겨둔 2008년 3월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하차해야 했다. 현재 그는 3D프린터 사업가로 변신해 활약 중이다. 고산(41) 에이팀벤처스 대표다.

 

고산 대표

▶ 서울 종로구의 에이팀벤처스 사무실에서 고산 대표가 3D프린터 옆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C영상미디어

고산 대표는 항공우주연구원 정책기획부에 자원해 2년 동안 일한 경력이 있다. 계약이 종료된 뒤 201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창업스쿨 격인 싱귤래리티대학에서 잠시 연수하며 창업에 눈을 떴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차세대 비즈니스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한 3D프린터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3D프린터가 상상의 세계를 실현시켜주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이후 창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만들어 창업 조력자 역할을 하던 그는 2015년 자신의 기업인 ‘에이팀벤처스’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3D프린터를 제조 및 판매한다. 온라인에서 3D프린터를 갖고 있는 사람과 제조를 하고 싶은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정부가 제조업 인프라 적극 활용했으면

3D프린터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이를 이용해 이윤을 창출하고, 없는 사람들은 프린터를 싼값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택시 공유 서비스 ‘우버’와 비슷한 개념이다. 고 대표는 공유 플랫폼 도입으로 비즈니스 문화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3D프린터를 통해 소품종 대량 생산 시대를 넘어 다품종 소량 생산 및 개인별 맞춤형 생산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인 후보로 선발된 뒤 우주에 가지는 못했지만 그때 과학 정책을 포함한 공공정책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미국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 합격해서 갈 무렵 미국항공우주국이 미래학문 교육을 위해 만든 싱귤래리티대학에 갈 일이 있었어요. 세계 곳곳의 벤처기업가와 발명가, 공대생, 경영학도들이 모이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벤처기업의 육성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자퇴하고 창업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고산 대표가 한 말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30년 전부터 3D프린터 기술이 개발됐으며 최초 2~3년부터는 보급화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금형 제작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려면 2~3개월이 걸리는데 3D프린팅은 6~7일이면 충분히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3D프린팅에 사용하는 소재는 플라스틱, 알루미늄, 세라믹, 금속, 텅스텐 등 다양하다. NASA에서는 우주선에 들어가는 부분 부품을 프린팅해 사용하기도 한다. 디자인,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개발이 한창이다.

고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정부가 제조업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3D프린터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면 누구든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3D프린터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공약을 발표하면서 스마트 하우스·도로·도시를 비롯해 인공지능, 통신 인프라, 핀테크, 3D프린터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약속했다. 고산 대표는 국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창업 지원에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할 경우, 공모전이나 대회 등 한 번의 심사를 통해 지원금을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제품의 발전 가능성보다는 상품을 잘 포장하거나 발표 능력이 좋은 스타트업이 지원금을 받아가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차라리 금액은 적더라도 많은 스타트업 기업에 일단 기회를 주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재심사를 거쳐 발전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단계적으로 지원해나가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 대표는 창업 자금을 지원할 때 ‘라운드제’를 도입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예를 들어 1라운드에는 소액을 지원하고 일정 기간 결과를 본 뒤 성과를 내면 2라운드에 다시 지원하고, 이후 3라운드까지 오르면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작은 기업에서 정부자금을 지원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처음부터 어느 기업이 옥석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이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고 대표의 생각이다.

정부의 창업 지원 방식에 변화 이뤄져야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터를 둘러싼 지형이 급변하는 중이다. 제조업이 디지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제조업 혁신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아직 일반인이나 기업과 거리가 멀지만 3D프린터기술이 모든 사람이 손쉽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생산해내는 ‘제품의 민주화’시대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고 대표가 4차 산업혁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정부는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기간 내에 어떤 성과를 내려하기보다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고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정책들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10년, 20년 뒤에도 지금 정부가 세운 올바른 방향을 따라 발전해나갈 겁니다. 전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회 살려야”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연합 ⓒ조선DB

“컴퓨터를 지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 교육과 함께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이 시대의 중심이 되지 않으면 컴퓨터에 지배당하는 일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컴퓨터를 지배하는 힘은 기술력이 아니라 인성이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하는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자 정태명 교수가 한 말이다. 60전 60승. 2016년 이세돌과 대전 이후 더 강해져서 돌아온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의 성적표다. 연말연초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 홀연히 나타난 알파고는 중국 커제 등 세계 최정상 프로들과 겨룬 60국에서 단 한 판도 내주지 않았다. 바둑 역사에서 그 어떤 기사도 이루지 못했던 엄청난 성과다. 정 교수의 말처럼 4차 산업혁명을 우습게 봤다가는 조만간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에게 내줘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1차 산업혁명 당시 하루 17시간의 근로시간이 현재 8시간으로 축소됐고, 앞으로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 육성 교육을 활성화한다면, 오히려 일자리를 늘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 텔레마케터와 콜센터, 운송뿐 아니라 의료와 법률 상담 등 전문 영역까지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속보 기사의 일부를 로봇이 작성하고 있다. IBM의 왓슨에게 암 치료를 맡기는 국내 병원도 등장했다. 최근 한국고용연구원은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이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직종은 자동화 대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정 교수는 새 정부가 내놓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되려면 정부가 인문학적인 인재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인간들이 이로운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인문학적 인재가 더욱 필요한 세상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말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방향을 제공하고, 인간의 가치를 배울 수 있고, 기로에 선 인간들에게 바른 길의 방향을 묻고 답할 수 있는 보고가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주는 학문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의 발전이 수천 년의 인간 지혜가 깃들어 있는 인문학을 되살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경직된 고용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때다.
 
정 교수는 “세 차례의 산업혁명 때마다 일자리 감소는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해결책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으로 ‘초등학생 소프트웨어 교육 실시’, ‘암기 위주가 아닌 창의력 위주 교육체계 개편’ 등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정부의 교육체계 개편은 매우 바람직하다”면서 “미래 사회는 ‘잘하는 사람’보다 ‘적합한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원리와 활용 기반의 창의적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성공을 위해 정부가 할 일은 단순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정부는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장 정책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우선적으로 제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우산 최초 개발,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

“민관 협력 시스템 통해 개방적 ICT정책 추진하기를”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

 ⓒ김기영

세계 최초로 스마트우산을 개발한 사람이 있다. 김기영 오퍼스원 대표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13년 동안 하드웨어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상품 기획, 유럽 영업 마케팅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이다. 2015년 오퍼스원을 설립하고 첫 제품으로 스마트우산 ‘조나스’를 개발했다.
 
스마트우산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다운받은 후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우산을 한 번만 연결하면 우산 손잡이 끝부분에서 LED 램프로(빨강=비, 초록=맑음) 당일 날씨를 표시해준다. 우산을 쓰는 동안 문자나 전화가 오면 우산의 손잡이 부분에 진동이 와서 알려준다. 간혹 스마트폰을 주변에 두고 찾을 때가 있는데 우산을 30초 정도 흔들면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려 바로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과 우산의 거리가 10m까지 멀어질 경우 스마트폰과 우산에서 진동 및 경고음으로 알려준다. 우산을 분실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김 대표가 개발한 스마트우산은 사물인터넷(IoT) 제품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전세계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6,60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 7,000억 달러로 6년 만에 3배가량 껑충 뛰고 사물인터넷에 활용되는 기기는 같은 기간 100억 개에서 300억 개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기영 대표는 “효과적인 ICT 정책 수립을 위해 민관 공동의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정책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영 대표는 “오퍼스원의 성과는 이제 1년 8개월 된 회사가 혼자 이뤄낼 수 없는 성과들이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타트업 기업들을 위해 정부의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정부의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수많은 스타트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과학기술, 지능정보기술, 빅데이터 등은 단순한 생존 능력 향상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이 돼가고 있다.

그는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수 있을 만한 충분한 강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고, 스마트폰 보급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 LG, SKT, KT 등 세계 최고의 IT 기업들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효율적으로 이끌어줄 정부의 정책만이 남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부는 한 정책이 결정되면 기본 목적은 유지하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또는 산업군에 따라 다르게 적용시킬 수 있는 정책적인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과정이 늘 국민들에게 개방됐으면 한다. 정부정책 자체도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규제 완화도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가령 기존 택시 산업을 지키기 위해 우버를 막는다면 우버를 통해 창출되는 수많은 기회를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우버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토종 차량 공유 서비스기업인 디디추싱이 설립됐고, 이 디디추싱이 중국 우버를 인수 합병하게 된 사례가 있는데, 정부는 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번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김태형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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