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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혁’과 ‘통합’을 핵심으로 한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현충일을 맞아 ‘애국’과 ‘태극기’를 수십 차례 언급하며 통합·탈이념을 강조했고, 국정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도 재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 관련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내놓았다. 한편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북한은 6월 8일 오전 새 정부 출범 후 다섯 번째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8일 오후 2시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중·저강도 도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안보실장이 주재하는 NSC 상임위원회가 세 차례 열렸으나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전체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비행 거리는 200㎞에 달한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난관뿐이며 발전의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규탄하고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안위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 행보는 국민 소통 및 통합, 협치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월 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이란 단어를 22차례 사용하며 이념을 떠나 ‘온전한 대한민국’을 수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식민지에서 분단, 전쟁, 가난과 독재와의 대결로 시련이 멈추지 않았던 역사였다. 애국이 그 모든 시련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독립운동, 6·25전쟁 및 베트남전 참전, 파독 광부와 간호사, 노동·민주화운동 등을 ‘애국’의 범주에 포함시키면서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6월 8일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오전 북한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청와대
“국민의 생명·안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
문재인 대통령의 ‘통합’ 행보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추경예산 편성에도 반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월 7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 작년 10월 태풍 ‘차바’로 고립된 시민들을 구조하다 희생된 고 강기봉 소방관을 거론하며 “소방관은 다른 공공 분야에 비해 가장 늦게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했지만 출동할 때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면서 “제 임기 중에 적어도 법적 기준에 부족한 1만 9000명 이상의 소방 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며 당장 금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소방관 1500명 증원 계획을 추경안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이 국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역할을 하면서도 충분한 인원이 소방·구급 차량에 탑승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 뒤 “나라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며 최전선에서 노력하는 소방관들이야말로 국가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 7만 1000개와 민간 일자리 3만 9000개 등 총 1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정부조직 일부를 개편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행 17부 5처 16청의 중앙행정 조직을 18부 5처 17청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6월 5일 발표했다. 정부는 개헌 등을 감안해 조직 개편을 최소화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4일 일자리위원회 누리집 인사말에서 “이제 청와대는 일자리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단 1원의 국가 예산이라도 반드시 일자리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일자리를 위한 최대 고용주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가 직접 일자리위원장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상황을 “재난에 가까운 실업 상태와 분배 악화”로 규정하고 장기적·구조적 개혁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추경을 통해 저소득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6월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6월 1~2일 이틀간 미국을 다녀왔다. 정 실장은 현지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측 고위 인사를 만나 양국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 북한·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고 돌아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를 공식 의제에 넣지 말자는 의견을 미국 측에 전달하면서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사드 배치와 관련한 ‘국내적 조치’는 사드 철회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5일 국방부에 “사드 배치가 국민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법령에 따른 적정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국정 투명성 확보 차원
이와 별도로 국무총리실은 사드 배치의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리실·국방부·외교부·환경부 등으로 구성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팀장으로 하고, 각 부처 차관들로 구성되는 태스크포스는 국방부의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을 비롯해 사드 관련 추가 조사 여부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사드 배치 과정을 재점검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과 국정의 투명성 확보 차원임을 강조했다.
한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6월 8일 새 정부의 ‘국정 3대 우선 과제’로 일자리 창출·4차산업 대비·저출산 문제 해소를 선정했다고 박광온 대변인은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초저출산을 탈피하기 위해 총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이를 위해 저출산 해소를 3대 과제에 포함시켰으며 적정인구 5000만 명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과 강국으로 가는 길”

▶ 6월 6일 현충일 기념식에서 국가유공자를 부축해 걷고 있는 문 대통령. ⓒ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의 핵심어는 ‘애국’이었다. 모두 22차례를 언급했고 ‘태극기’도 5차례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A4용지 4장 분량의 추념사를 12분에 걸쳐 읽어 내려갔다. 지난 100년간 굴곡의 현대사 속에서 목숨을 버려가며 나라를 지켜온 국민의 애국심이 바로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정신적 원동력’임을 강조했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단순히 ‘애국’ 그 자체를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이념적 갈등과 정치적 편 가르기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중심 화두’로 삼았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 분 한 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한 대한민국”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태극기’라는 단어를 통합의 상징어로 사용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 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다”며 “파독 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다”고 했다. 또 서해교전과 천안함 사건 등을 지칭하는 듯이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태극기가) 새겨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을 통치에 활용하는 구시대적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면서 “전쟁의 경험을 통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보훈정책의 ‘새틀짜기’를 선언하고 국민통합을 이끌어가는 ‘중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국가보훈처의 위상을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고 그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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