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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제안 스포츠로 남북 관계 물꼬 틀까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함에 따라 이것이 남북관계의 활로를 뚫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24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 축사에서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며 “북한 응원단도 참가해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 화합과 세계 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4일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리용선 북한 ITF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무주의 성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져야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 함께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소속 북한 태권도 시범단에게 “진심 어린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며 “태권도에서의 성과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태권도 국제단체는 세계태권도연맹은 한국이, 국제태권도연맹은 북한이 각각 주도해왔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치러지는 세계태권도연맹 대회에 북한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참석해 시범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 대회에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답방이 성사돼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남북 태권도 교류를 희망했다.
스포츠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안보적 상황과 관계없이 남북 교류를 추진할 수 있는 분야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북한 응원단의 참가가 추진된다면 이를 계기로 그간 끊겼던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다시 가동될 수 있다.
과거에도 남북관계가 어려울 때 스포츠 교류가 국면 전환의 계기로 작용한 경우가 적지 않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당시 북한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비서 등 북한 최고위층이 폐막식에 참석해 경색됐던 남북관계에 숨통을 틔운 적이 있다. 또 2002년 6월 서해교전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고조됐을 당시 그해 9월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해 남북 긴장이 완화됐다.
문 대통령이 “스포츠는 모든 장벽과 단절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로 저는 평화를 만들어온 스포츠의 힘을 믿는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단일팀 제안은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대통령의 단일팀 제안 직후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미로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남북 단일팀이 대북 압박을 복잡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스포츠가 외교의 형태로 사용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자금줄과 관련된 사인이 아니면 남북 간 교류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과 남북 단일팀 구성 가능성에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선수단 개회식 공동 입장은 남북 양측이 합의에 따라서 실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다만 북한이 출전권을 얻어야 평창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단일 종목의 경우 북한이 출전 쿼터를 얻어야 한다. 북한은 아직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피겨스케이팅 페어 등에서 출전권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아이스하키 같은 단체 경기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규정상 두 국가가 모두 출전 자격을 갖고 있어야만 원칙적으로 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다. 다만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특별 규정을 토대로 북한의 참가를 허용할 수도 있다. 남북 관계자들이 함께 뜻을 모아 건의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도 ‘평화 올림픽’이란 원칙 아래 힘을 불어넣어 줄 가능성이 있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강원도 등 관계 기관은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대통령의 단일팀 제안 직후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 공동 응원, 공동 입장을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6월 28일 서울 강남구 한정식 음식점에서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 총재를 비롯한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의 만찬에 참여하기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최 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유일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단일팀 등 제안이 성사된다면 “긴장 완화, 대화 시작, 올림픽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별개로 올림픽에서 남북한 합동 태권도 공연이 추진될 전망이다. 최문순 지사가 제안했고 한국이 중심이 된 세계태권도연맹의 조정원 총재와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 리용선 총재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최 지사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남북한 태권도 합동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내가 제안을 했고 양측 총재들이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남북 단일팀은 탁구·청소년 축구 두 번 성사

▶ 1991년 4월 분단 46년 만에 남북이 하나가 되어 참가한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현정화, 이분희의 코리아팀 ⓒ연합
남북 단일팀이 실제로 성사된 것은 단 두 차례에 지나지 않는 다. 국민의 기억에 남아 있는 명승부는 우리나라의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가 함께한 탁구 단일팀의 경기일 것이다. 분단 이후 남북한이 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단일팀 구성을 추진한 것은 열 차례가 넘는다.
남북한은 1991년 2월 체육회담을 통해 그해 열린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우리나라의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가 앞장선 탁구 단일팀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했고, 축구 단일팀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선 한 번도 단일팀을 구성한 적이 없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1984년·1988년 올림픽,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때 단일팀 구성을 추진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이견과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4년 앞두고 2004년 2월 원칙적으로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으나 결국 성사되지는 못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남측은 국제경기 단체 랭킹이나 선발전을 통해 대표선수를 뽑자고 주장했지만 북측은 성적에 관계없이 5 대 5 비율로 선수단을 구성하자고 했다.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때도 이 문제를 다뤘지만 선수 구성에 이견을 보여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남북한 스포츠 교류 역사
1963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최초 남북 체육회담(도쿄올림픽 단일팀 협상, 결렬)
1984년 4~5월 LA올림픽 남북 단일팀 관련 세 차례 회담, 결렬
1988년 9월 북한, 서울올림픽 불참
1989년 3월 남북 체육회담(호칭 ‘코리아’, 단기 ‘한반도기’, 단가 ‘아리랑’ 확정)
1990년 10월 남북통일축구대회(서울, 평양)
1991년 4월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출전(여자 단체전 우승)
1991년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출전(8강 진출)
2000년 9월 시드니올림픽 개·폐회식,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
2002년 9월/2003년 8월 부산아시안게임/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개·폐회식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및 북한 응원단 파견
2004~2007년 베이징올림픽 남북 단일팀 합의, 결국 무산
2014년 9~10월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응원단 파견,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폐회식 참석
2017년 4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강릉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맞대결
2017년 6월 국제태권도연맹 북한 시범단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공연, 문재인 대통령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제안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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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