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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비정규직 노동자, 인간 중심의 근로환경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첫 대외활동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돼왔던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대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이 다녀간 후로 일이 더 즐거워졌어요.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냥 묵묵히 맡은 일만 하면 되지 하고 생각했는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공항 이용객들에게도 더 친절하게 되더라고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을 분주하게 다니는 이용객들 사이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한 환경미화원의 말이다.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고 같은 자리에서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올해 안에 비정규직 노동자 1만 명을 정규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에 대해 열렬히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유종필(53) 씨는 “공항에 오면 자연스레 접하는 안내요원이나 보안요원, 검색대 직원들이 비정규직인 줄 전혀 몰랐다”면서 “그런 분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안정된 근무 여건에서 일할 수 있게 되므로 당연히 서비스의 질이 개선돼 그 혜택이 공항을 이용하는 국민에게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에 거주하며 공항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는 김 모(21) 씨는 “터미널 3층에 입점한 한 패스트푸드점은 아시아 역대 최고의 매출을 찍었을 정도로 인천공항은 언제나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그만큼 업무 강도도 높을 텐데 그동안 비정규직을 투입했다는 것은 공항이 감당해야 할 업무의 부담을 비정규직에 지운 것처럼 보인다”고 피력하면서 인천공항의 정규직에 대한 계획이 무사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에 거주하며 7년째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조아름(32) 씨는 “정규직 전환이 공공부문에서 시작해 민간으로 확대될 것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수년 전부터 외쳤던 과제였는데 이제야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내가 일하는 구청에서도 최근 정규직 전환 관련 조례를 개정했으며 이 조례에 따라 나도 곧 정규직이 된다”고 말했다. 조 씨는 “한 조직 내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가시적·비가시적인 차별이 많이 일어난다”면서 “모든 근로자가 정규직이 되면 이런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 TF’ 발족, 9월 로드맵 도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간접고용 비정규직(협력사의 파견·용역 직원) 수는 2017년 7월 기준 7454명이다. 공사의 정직원은 1297명으로, 비정규직은 전체 직원의 80%가 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내년 초 개항 예정인 제2여객터미널(약 3400명)까지 포함해 1만 명으로 예상되며 현재 지속적으로 비정규직 인력이 충원되고 있다. 인천공항의 비정규직은 대략 60개 분야이며 경비보안, 공항 운영, 환경미화, 시설유지관리, 안내서비스 등 공항 운영의 핵심적인 영역에 배치돼 있다. 공항에서 마주치는 공항 종사자들 거의 대부분이 비정규직 근로자라고 보면 맞다.

이들 비정규직은 주요 임무를 맡고 있음에도 열악한 처우로 이직률이 높고 주기적인 용역업체 교체로 인해 고용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공사와 아웃소싱업체는 기본 3년 계약하고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다. 경쟁 입찰을 통해 업체가 바뀌더라도 기존 인력을 그대로 승계하기에 공항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완전히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파견된 근로자 입장에서는 3년이나 5년에 한 번씩 근로계약을 하면서 ‘제로베이스’로 되돌아가는 불이익을 겪는다. 월급이 이전보다 낮을 수도 있고 기존의 연차와 퇴직금이 단절된 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구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인천공항에 안내서비스 인력 200명을 파견한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런 배경에 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앞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고용불안에서 벗어나고 임금, 복지, 경력 유지·연장 면에서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정부가 밝힌 취지처럼 인간 중심의 노동 존중 사회가 구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15일 28명으로 구성된 ‘좋은 일자리 창출 TF’를 발족하며 정규직 전환 과업에 전격 돌입한 인천공항공사 측은 오는 9월 로드맵을 도출하는 등 연내 정규직 전환 실현을 목표로 두고 있다. 좋은 일자리 창출 TF 김태성 팀장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재 20인 이내로 구성된 노·사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는 단계에 있으며, 정부 방침대로 올해 안에 정규직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2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내놨다. 공공부문의 기간제는 올해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 파견·용역은 현 업체 계약기간 종료 시점에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 기관은 1단계 중앙정부·자치단체·공공기관·지방공기업·국공립 교육기관 등 852개 기관, 2단계 자치단체 출연·출자기관,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 3단계 일부 민간위탁기관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고용불안 해소되고 복지도 좋아질 거라 일할 맛 나요”
 
“앞으로 10년은 맘 놓고 일할 수 있게 됐다”며 방긋 웃어 보이는 장미화 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3년째 일하고 있다. 오전 근무 조인 장 씨는 아침 7시에 출근해 11시부터 1시간 점심 휴식을 하고 오후 3시 30분에 퇴근한다. 여객터미널 1층 Gate8에서 Gate14 사이 실내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온갖 쓰레기와 오염물은 모두 그녀 차지인 셈이다.
“1년마다 용역업체와 재계약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어요. 남들은 휴가를 가기 위해 공항으로 몰리는 명절에도 어김없이 출근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몸이 아파 며칠 쉬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요. 대체인력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복직이 어렵기 때문이죠.”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원 50여 명과의 간담회를 못 봐서 아쉬웠다는 장 씨는 “정규직 전환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며 소녀처럼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우리의 소원이 기대보다 더 빨리 이뤄지는 것 같아 너무나 기뻤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들 모두 가슴 설레며 기대하고 있어요.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용역회사의 이윤으로 돌아가던 10%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 우리 노동자에게로 돌아오니 복지 혜택 등 처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저 같은 사람도 체감할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요즘 정말 일할 맛 난답니다. 앞으로도 서민경제가 불처럼 살아나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미화 환경미화원

장미화(54·환경미화원)


박지혜 |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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