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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보육료가 지원되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그만큼 돈을 내야 하나요?", "올해 12개월 전부 지원되는 게 확실한가요?", "지원해주는 곳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집에서 데리고 있어야 하나 고민이에요."

경기도에 위치한 어린이집의 박모 원장은 요즘 전화벨만 울리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문제로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달째 언론에서도 집중 보도하고 있는 데다 학부모들에게는 가계 부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박 원장은 "교육자의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어린이집을 운영해왔는데, 학부모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이런 전화를 받으면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개월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 마음이 답답하다.

박 원장은 "제발 선생님과 아이들, 학부모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예산 편성을 완료해주길 바란다"며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관계된 모든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설마 했던 보육대란이 현실화됐다. 1월 20일 누리과정 지원금이 나오지 않은 시·도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초상집 같은 분위기였다.

1월 20일 기준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은 곳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4개 교육청이다.

이 밖에 유치원 예산은 편성했지만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곳은 세종, 강원, 전북 3개 교육청이다. 단, 세종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을 전액 편성한다는 계획안을, 전남도 어린이집(5개월)과 유치원(8개월) 예산 일부를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어린이집 등교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보육대란이 현실화됐음에도 일부 시 ·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4개 교육청 전액 미편성
정부, 교육감들 직접 만나 누리과정 예산 편성 촉구

서울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 원장 이모 씨는 "매월 20일쯤 되면 한 달간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경비와 교사들의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며 "누리과정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아 은행에서 1000만 원 정도 대출을 신청해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장은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논란으로 피해를 보는 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학부모 그리고 아이들"이라며 "시·도교육감들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빨리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마음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5세 아이를 둔 맞벌이 엄마 김모 씨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뉴스만 나오면 울화통이 터진다"며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시·도교육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에 도움이 될지 빠른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는 누리과정 지원금 중단으로 '학부모들이 돈을 더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사태를 하루빨리 끝내기 위해 각 시·도교육감들을 직접 만나 논의와 설득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월 18일에는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감들과 누리과정에 대한 첫 간담회를 가졌지만, 서로 견해 차이만 확인한 채 별다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후 1월 21일 이 부총리는 부산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참석해 교육감들에게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호소했다.

정부는 시·도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계속 거부할 경우 법적, 행정적, 재정적 수단 등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대처해나갈 방침이다.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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