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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고 덜 받는’ 공무원연금 개혁

지난 1월 1일 우여곡절 끝에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이 시행됐다.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개혁 논의 당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를 이루기 어려웠지만, 꾸준한 대화를 거쳐 2015년 5월 제출 7개월 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회적 대타협 이끌어낸 공무원연금 개혁
연금 지급률 1.9→1.7%로 단계별 인하

정부가 이번에 단행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핵심은 기여율, 즉 공무원이 부담하는 보험료율은 높여 더 많이 내게 하고 지급률, 즉 연금액의 비율은 낮춰 덜 받게 한다는 점이다. 연금 지급 개시 연령도 60세에서 65세로 늦추고 향후 5년간 연금액을 동결하는 등 재직 공무원의 고통 분담을 최대한 이끌어냈다.

공무원연금법의 주요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공무원의 기여율과 정부의 부담률을 종전 기준소득월액의 7%에서 9%로 인상한다. 기준소득월액이란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연간 금액을 12개월로 평균한 금액으로, 전년도 소득을 대상으로 산정해 금년도 보수인상률만큼 인상한 금액을 사용한다. 적용기간은 해당 연도 5월부터 다음 연도 4월까지. 2016년 8%에서 2018년 8.5%, 2020년 9%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공무원 출근풍경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공무원연금법은 기여율은 높아지고 지급률은 낮춘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공무원들의 출근길 풍경. ⓒ연합


연금 지급률은 지난해까지 1.9%였으나 2035년 1.7%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또한 소득 재분배 요소를 도입해 최고와 최저의 수령액 차이를 좁혔다. 연금 수령액 산출 시 기존에는 본인 재직기간의 평균급여만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전체 공무원 가입자의 재직기간 평균소득을 적용해 보정하는 쪽으로 공무원연금 산식을 수정한다.

연금급여 산정에 적용되는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선도 전체 공무원 평균소득의 1.8배에서 1.6배로 낮췄다. 고액 연금 수령을 제한한 것이다. 연금 지급 개시 연령도 연장했다. 기존의 공무원연금제도에서는 2010년 이전 임용자의 경우 60세 이상에게, 2010년 이후 임용자의 경우 65세 이상에게 연금을 지급했지만 바뀐 개혁안은 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연령을 단계적으로 연장해 2033년부터는 동일하게 65세에 지급하기로 했다.

매년 물가 인상률에 따라 조정해온 연금액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향후 5년 동안 동결했다. 연금 수급요건은 기존의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했고, 기여금 납부기간은 33년에서 단계적으로 36년까지 3년 연장키로 했다.

일부 정지제도의 기준이 낮아져 연금 수령액이 감소하는 수급자들도 늘어나게 됐다. 원래 연금 수급자가 선거직 공무원이 되거나 고액 연봉을 받고 공공기관에 다시 취업하면 공무원연금 지급이 전액 중단된다. 이와 별도로 수급자가 전년 기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부동산임대소득도 포함)이 있을 때도 수령하는 연금액의 일부가 줄어든다.

이혼 시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 2분의 1을 배우자에게 지급하는 분할연금제도 도입된다. 지금까지는 이혼을 하면 배우자에게 연금을 나눠줄 필요가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이혼 시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절반을 나눠야 한다. 분할연금은 공무원 재직 중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또 공무원인 배우자가 연금을 타는 연령에 도달했을 때 수령할 수 있다.

 

2016년 공무원연금 적자 1조5000억 원 감소
향후 70년간 497조 원 절감 등 연금재정 안정화

공무원연금법 시행 후 올해에만 1조5000여억 원가량의 정부 재정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적자(보전금)가 크게 감소해 2016년 보전금이 당초 3조8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1조5000억 원(하루 41억 원)이 줄었다. 또한 2045년까지 향후 30년 동안 총 185조6426억 원, 향후 70년간 총 497조 원(총재정부담 333조 원) 절감이라는 연금재정 안정화 효과가 기대된다.

개인 편익 측면에서는 개정 당시 20년차 재직자인 1996년 임용자의 부담은 13% 증가하고 연금 총액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개정 당시 10년 차인 2006년 임용자의 부담은 28% 증가하고 연금 총액은 35%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개정 이후 임용된 신규자의 경우에는 부담은 38% 감소하고 연금 총액도 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성과는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루돌프 하시만 오스트리아 연금정책국장은 “공무원연금 재정 상황을 문제없이 넘기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개혁이었고, 적절한 개혁”이라고 평했고, 일본 노무라연구소 주니치 사카모토 수석고문은 “강도 높은 개혁을 사회적 대타협으로 실현한 한국 공무원연금 개혁은 대성공(Great Success)”이라고 언급했다.

 

성과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소득 재분배 도입 큰 발전”

직장인 강모 씨는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본 국민 중 한 명이다. 평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간에 불평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 강 씨는 공무원 지인들과 만날 때면 이 문제로 종종 견해차를 보이곤 했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기여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낸 돈 대비 받는 돈으로 따져도 공무원연금이 유리하기 때문에 다소 불공평하다고 느꼈죠. 특히 공무원연금 수령액의 상당수를 국민 세금 특히 근로자 세금이 보조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공무원연금 개혁이 지난 1월 시행되면서 강 씨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무원단체와 시민사회, 전문가와 정부 등 각 주체들이 꾸준한 대화와 설득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재직 공무원들의 동의와 양보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개혁 내용에 대해서도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보였다.

“퇴직을 했더라도 생계유지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연금 정지를 강화하고, 연금 지급액을 향후 5년간 동결하는 등 합리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많아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미국의 사회보장연금제도를 참고한 소득 재분배 기능의 도입 역시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혁 성과에 대해 일부에서 ‘반쪽짜리 개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강 씨는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을 계기로 얻은 것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개혁 수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지만, 재정 절감 효과 측면에서는 성과를 거뒀다고 봅니다. 또한 이번 논의와 개혁이 앞으로 이어질 다른 연금정책 과정에도 건설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글· 김가영(위클리 공감 기자)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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