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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월급’ 아는 만큼 돌려받는다

연말정산의 계절이 다가왔다. 법적 의미에서 연말정산이란 매월 ‘간이세액표’에 의해 미리 공제한 세금이 연간 총급여에 따라 내야 할 세금보다 많으면 차액을 돌려받고, 적으면 추가로 세금을 더 내는 정산 절차다. 1년 동안 낸 세금을 환급받든 추가 납부를 하든 상관없이 1년에 내는 세금 총액은 똑같다. 어차피 조삼모사(朝三暮四)인 것을 환급받으면 기분이 좋고 추가로 내게 되면 살짝 기분이 나빠졌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했으리라.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작업을 거쳐온 연말정산 정책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자.

1975년 종합소득세가 도입되면서 연말정산 제도가 시행됐다. 처음에는 필요경비가 부분적으로만 인정되다가, 1977년 보험료 소득공제를 시작으로 1982년 교육비와 기부금의 소득공제를 실시했다. 소득세 공제에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라는 두 가지가 있다. 소득공제란 수입금액에서 직접 차감해 과세 표준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근로소득공제(필요경비), 인적공제, 특별소득공제(근로소득자)가 해당되며, 세액공제는 산출세액에서 직접 차감돼 납세 의무자가 부담할 소득세 결정 세액을 줄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하고 있다.

정유석 교수의 논문 ‘근로소득세의 공제제도 유형에 따른 세 부담 효과 분석(2015년, 경영교육연구, 제30권 제5호)’에 따르면 근로소득 세액공제는 경제 상황에 따라 확대되거나 축소돼왔다. 1991년부터 1992년 사이에는 근로소득 세액공제 제도가 중산층 이하의 근로소득자에게 허용됐고 공제율도 20%로 통일됐다. 1993년 들어 이 정책은 모든 근로소득자에게 확대됐고, 1996년에는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해 세율 구조가 2단계로 분리됐다. 근로소득세의 과세자 비율은 1995년 68.77%에서 1999년에는 58.79%로 약 10%포인트 하락했다. 근로소득의 공제 한도가 69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당시 근로소득자들은 연말정산 과정이 복잡하다고 느껴 신고 항목을 누락하는 사례도 많아 언론에 ‘연말정산 문답풀이’라는 기사가 자주 등장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병행
서민 혜택 크게, 신고 간소화 시스템 구축 추구

2002년에는 근로소득 세액공제 한도를 축소 조정했다. 세액공제 혜택이 중산층 이하 계층에 집중되도록 내용을 손질한 것이다. 국세청은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편의를 위해 2006년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병원과 은행 같은 영수증 발급기관으로부터 증명자료를 제출받아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직장인들과 영수증 발급기관 모두가 편리해졌고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에 대한 공제 유형별 범위와 한도는 계속 변해왔다. 그동안 대부분의 근로소득세 공제 유형이 소득공제 형태로 적용됐지만 2014년 귀속 소득에 대한 2015년의 연말정산부터는 공제 항목들이 소득공제에서 대부분 세액공제 형태로 바뀌었다. 저소득자의 상대적 불공평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그렇게 바꾼 것이다. 현행 세제에서 소득공제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근로소득 공제다. 2016년 현재 근로소득 공제는 근로소득세 과세 소득을 기준으로 500만 원 이하는 70%를 공제하며, 500만∼500만 원까지는 40%, 1500만∼500만 원까지는 15%, 4500만∼억 원까지는 5%, 1억 원 초과에 대해서는 2%의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

 

세액공제 변화

 

시기와 경제 여건에 따라 근로소득세액 공제율도 달라져왔다. 세금정책이 자주 바뀌어 근로소득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는 산출세액의 20%까지, 1996년부터 2013년까지는 산출세액 50만 원 미만은 45%, 50만 원 이상은 30%까지를 공제했고, 2014년에는 산출세액 50만 원 미만은 55%, 50만 원 이상은 27만5000원+초과분의 30%까지, 2015년 이후 현재까지는 산출세액 130만 원 미만은 55%, 130만 원 이상은 71만5000원+초과분의 30%까지를 공제해왔다.

소득공제 한도는 1991년부터 1996년까지는 50만 원 이내에서, 1997년부터 2001년까지는 60만 원 이내에서,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40만 원 이내에서,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50만 원 이내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50만 원 이내에서 급여구간별 차등을 두었고,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50만 원 이내에서 급여구간 차등을 폐지했다. 2014년에는 66만 원 이내에서 다시 급여구간별 차등을 두었고, 2015년부터 현재까지는 74만 원 이내에서 급여구간별 차등을 두고 공제받을 수 있다. 계속해서 공제 범위를 축소해오다가 2015년 이후부터는 급여 수준에 따라 세액공제 한도를 정했다는 사실이 변천 과정에서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유리해지는 연말정산 제도
국세청 홈택스 앱에서 3년 동안의 신고 내역 확인도 가능

환급금이나 추가 납부 세금이 없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연말정산 시스템이겠지만, 근로자의 개별 사정을 모두 고려해 간이세액표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2015년 7월 정부는 근로자가 매월 낼 세금을 기준금액의 80%, 100%, 120%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세법을 개정했다. 국민과의 상호작용을 시도한 연말정산 정책의 본보기다. 이번에 연말정산을 해보고 나서 추가 납부 세금이 많으면 내년부터는 120%를 선택하고, 환급금이 많으면 80%를 선택하면 비교적 만족스러운 연말정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전산망을 통해 수집되지 않는 증명자료도 있다. 방법은 하나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증명자료는 평소에 미리미리 챙겨두는 수밖에 없다. 2016년부터 처음으로 제공되기 시작한 모바일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국세청 홈택스 앱을 내려받아 연말정산 3개년 신고 내역을 클릭하면 최근 3년 동안의 귀속 연말정산 신고 내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모바일 서비스

▶국세청은 지난 10월 모바일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처음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했다. ⓒ뉴스1

 

국세청은 지난 10월 20일부터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처음으로 모바일 서비스도 시작했다고 하니 정확한 연말정산 예상 세액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연말정산은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자신에게 유리해질 수 있는 사회제도의 하나다. 독자 여러분도 올해 받을 ‘13월의 월급’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할 것 같다. 13월의 월급을 받을지 아니면 세금 폭탄을 맞을지 연말정산 중간 점검을 미리미리 해보고 절세방안을 찾아보길 바란다.

 

글· 김병희(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 회장)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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