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스마트' 만난 제조업, 혁신 꽃 피우다

30년 전 세 명의 직원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라이쏠은 현재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알찬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인력, 생산량, 회사 규모 등이 창업 초기에 비할 바 없이 커졌지만 단 하나, 생산관리 방식만은 몇 해 전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다음은 류필도 대표의 설명.

"생산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일보를 써요. 하루 업무가 끝나면 수기로 각자 기록을 하는 겁니다. 그 기록을 관리자가 다음 날 회수해 엑셀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다시 그다음 날 아침에 보고합니다. 현장의 상황을 이틀이 지나서야 관리자가 알게 되는 거죠."

수기로 작성하고 엑셀로 정리해 다음 날 보고되는 업무 프로세스 때문에 많은 오류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재고도 쌓여갔다. 이 때문에 고객의 다양한 필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려 회사가 성장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됐다.

그랬던 라이쏠은 2014년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사업(스마트 공정 지원사업)을 통해 제2의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파트너로 선정된 개발사 ㈜컴퓨터메이트는 6개월간 특별전담팀을 꾸려 하드웨어와 현장 설비를 연결하고, 작업자와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라이쏠의 생산시설에 맞게 개발했다.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었다.

 

스마트 제조업

▶ IT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의 전 과정을 자동화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스마트공장 보급은 제조업혁신 3.0의 핵심 전략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7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LS산전 충북 청주 스마트공장을 방문해 생산설비를 둘러보며 공장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이에 따라 라이쏠은 자재관리, 숙성, 시어링(전단가공), 성형, 검사, 출하까지 모든 공정을 사무실에 앉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공정이 완벽하게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효과는 일일이 꼽기가 힘들 정도죠. 작업 지시와 실적 수집 정확도가 개선됐고 비가동이나 불량 등의 문제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어요. 작업조건관리를 통해 품질이 개선됐고 불량률 또한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출하관리에 전산화가 이루어지니 정확도는 올라가고 조회시간은 단축됐죠. 바코드를 통한 실시간 재고 추적관리가 가능해져 관리자들이 업무의 전 과정을 즉시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스마트 공정을 통해 라이쏠의 재고량은 15% 감소했고 작업 준비시간은 50% 줄었다. 납기일도 평균 15일에서 12일로 단축됐다. 데이터 도입시간과 서류작업 시간은 각각 62%, 72% 줄었다. 라이쏠은 스마트 공정을 도입한 뒤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거래처와 신뢰가 쌓였고, 신뢰는 곧 제품 구매로 이어져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기작업을 고수하던 직원들도 스마트 공정관리 프로세스가 필수라는 것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개발 전 과정에 ICT·IoT 기술 적용
생산성·품질 향상 통해 제조업 생태계 혁신

한때 도산 위기를 겪었던 기업들이 고도화된 스마트공장의 도입으로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이나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기획, 설계, 개발, 제조, 유통, 물류 등의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정보화해 최소 비용과 최소 시간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유연화 공장을 말한다.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오류 발생이 절대적으로 줄어들게 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객 맞춤형 제품의 생산이 가능해 제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기존 공장에 적용하면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과 자동 분석을 통해 사전에 공정 이상이나 품질 불량 등을 감지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품질 경쟁력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뒤 불량률 27.6% 감소, 원가 29.2% 절감, 납기 19% 단축, 시제품 제작기간 7.1% 단축 등으로 제조업 생산성이 약 25% 향상되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스마트공장 보급은 '제조업혁신 3.0' 전략의 핵심이다. 제조업혁신 3.0은 IT 기술과의 융합 등을 통해 낙후된 제조업 생태계를 혁신해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스마트공장추진단'을 설립해 2016년 3월 현재까지 총 1350개의 공장을 구축했다. 2020년까지 국내 스마트공장 총 1만 곳을 목표로 올해엔 20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과잉 업종 '원샷법'으로 사업 재편
지역 노후 산업단지 '혁신산단'으로 탈바꿈

2월 12일 국회를 통과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은 글로벌 공급과잉 업종에서 민간의 자발적인 사업 재편을 지원함으로써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3년 한시 특별법으로 마련됐다.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산업이 세계 경제 저성장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생산성 증대에 한계를 겪는 등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탄생했다. 상법·공정거래법상 사업 재편 절차 간소화 및 규제 완화, 사업 재편에 따른 세금 감면, 자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우선 기업이 일부 사업부문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려면 상법과 공정거래법상의 규제를 따로 받기 때문에 사업 재편기간이 평균 120일 정도 소요되는데, 원샷법은 주주총회 소집 절차 등을 대폭 간소화해 그 기간을 76일로 단축시켰다.

법에 따라 기업 간 주식 교환 시 양도차익에 대해 부과되던 법인세(24.2%) 납부 시기가 교환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이연되고, 증권거래세(0.5%)는 아예 면제된다. 기업 간 합병이나 증자 등에 따라 자본금이 증가했을 때 부과되는 등록면허세(0.4%)는 50% 감면된다.

2017년까지 지역 노후 산업단지 25곳을 혁신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혁신산단 조성도 제조업혁신 3.0의 주요 전략 가운데 하나다. 올해까지 총 15개 혁신산단이 선정돼 작업 환경을 스마트화하고 청년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된다. 정부는 올해 2개 산단을 추가 선정해 총 17개 혁신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제조업 창업 활성화와 동시에 이뤄진다.

산업부는 올해 제조업혁신 3.0에 지난해(3185억 원)보다 20% 이상 늘어난 3857억5000만 원을 투입한다. 산업부 문동민 산업정책과장은 "스마트공장 확산과 지역 산단 혁신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혁신 3.0은 2017년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도록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무인항공기, 지능형 로봇 등 미래형 융합제품 조기 사업화와 관련 소재부품 개발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조업혁신 3.0의 한 갈래로 지난해 '미래 성장동력·산업엔진 종합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자율주행차 등 신성장동력 업종의 연구개발비에 대해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민간의 자발적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050억 원의 신성장동력펀드를 조성하고, 연 3000억 원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스마트 제조업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5.09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