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위기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수준으로 상향하고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12월 1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가축방역심의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AI 발생이 지속되는데다 살처분 마릿수 증가에 따른 불안감이증대되는 점을 고려했다. 야생철새의 도래가 늘어나고 겨울철 소독여건도 악화되는 추세다. 특히 아직 AI가발생하지 않은 영남지역을 현장 점검한 결과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2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AI 일일점검회의를 주재하고 AI 확산 방지와 조기 종식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AI 대책본부를 확대 개편하는 등 AI 확산에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하고 "최근 AI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산란계 농장에서는 의심 신고 직전 닭과 계란을 전국에 유통시킨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며 "농식품부는 철저한 실태조사 후필요한 조치를 즉각 실시하라"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AI 점검회의를 매일 개최해 AI의 빠른 종식을 위한 현장 대응조치를 강화했다.
앞서 정부는 13일 0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류 관련 사람, 차량 등을 대상으로 ‘스탠드 스틸’을 발령했다. 전국적인 스탠드 스틸 발령은 지난 11월 26일에 이어 두번째다. 적용 대상은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에 등록된 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등 8만9000곳이다.
도살 처분 가금류 1500만 마리 넘어서
매일 ‘일일 점검회의’… 스탠드 스틸(이동 중지) 전국 재발령
이처럼 정부가 대응을 강화한 것은 AI 피해가 사상 최악이 예상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첫 확진 농가가 나온 후 살처분 가금류는 1500만 마리를 돌파(12월 15일 발표 기준)했다. 이는 가장 피해가 컸던 2014년보다 빠른 속도다. 당시는 6개월 넘게 1396만 마리가 살처분됐는데 이번에는 한달도 안 돼 그때 규모에 육박하고 있다.
AI 추가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AI 확진 판정을 받은 산란계 농장이 의심 신고 직전 닭과 달걀을 전국에 유통한 것으로 드러나 농식품부가 사실관계와 역학조사 등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해당 농장에 대한 추가적인 엄정한 조사를 실시해 AI 의심을 인지하고도 지연 신고하거나 고의로 닭과 계란을 출하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법적 조치 및 살처분 보상금 삭감(20~60%)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오른쪽)이 12월 15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내 방역대책상황실에서 AI 발생 현황 및 방역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이어 ‘AI 신고 직전 이틀 동안 경기 파주와 전남 여수로 닭10만여 마리가 출하됐다’는 KBS 보도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12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농장에서지난달 26일 AI 의심신고가 되기 이전인 24~25일에 경기 파주 및 전남 여수 소재 도계장 2개소로 출하된 닭(10만3000수)은 도계장을 관할하는 지자체에서 AI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29일 전량 폐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달걀 200여만 개도 AI 신고 이전에 대형마트 등을 통해 전국에 유통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해당 농장에서 26일 AI 신고 이전에 출하(11월 20~25일)된 계란 288만여 개에 대해서는 관련 지자체에서 AI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30일 폐기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와 계란 값도 고공 행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한 판의 소비자 평균가격(한 판 30구 특란 중품 기준)은 지난해 5416원에서 지난달 5648원, 이달 초 5826원으로 올랐다. 대형마트 3사는 상승한 도매가격 인상을 반영해 지난 8일부터 계란가격을 평균 5% 정도 올렸고, 추가로 인상될 전망이다.
정부는 피해농가에 대한 적극적 금융지원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중앙회,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AI로 피해를 본농가와 관련 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한다고 14일 밝혔다. 카드사는 피해농가 등에 대해 대금 청구를 일정 기간 유예하고, 신보는 피해 중소기업에 대해 특례보증을 실시한다. 13일 NH농협금융은 AI 피해 농가와 중소기업에 금융 지원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계열사별로는 NH농협은행이 농업인에게 최고 1억 원, 중소기업에 최고 5억 원을 신규 대출해준다. 신규 대출 시에는 최대 1%의 우대금리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만기 연장과 할부상환금 납입을 1년간 유예해준다.
KB국민은행은 피해 규모 이내에서 운전자금은 최고 5억 원, 우대금리는 최대 1.0%포인트까지 지원한다. 피해 고객 중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추가적인원금 상환 없이 최대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장할 수 있다. 피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원리금을 정상 납입하면 연체이자를 면제한다.
신한은행은 피해 중소기업당 3억 원 이내에서총 5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전자금이 지원된다. 피해 기업에는 기존 대출금의 분할상환을 유예해주고, 대출 만기 연장 시 최고 1.0%포인트의 금리 감면이 지원될 예정이다.
NH농협·KB국민·신한, 피해 농가 및 중소기업 금융 지원
철새도래지 여행 자제, 손 자주 씻고 입 헹궈야
한편 현재까지 국내에서 AI가 인체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은 충분히 익혀 먹으면(70℃에서 30분 이상 조리) 안전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행하는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인 H5N6형인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AI가 인체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일반적인 ‘독감’ 증상과 비슷하다.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잘 생기고,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으며 발열, 오한,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이나 의식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살처분한 닭, 오리가 1500만 마리를 넘어선 가운데 AI가 발생한 전남 나주시 공산면의 한 종오리농가 입구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동아DB
AI는 주로 AI에 감염된 조류의 사체나 분변, 이들로부터 오염된 물 등을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분변 또는 분비물을 먼지 형태로 흡입했을 때 감염된다. 따라서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외출에서돌아오면 입을 헹구거나 양치를 통해 입안에 있는 먼지를 제거한다.
국내 철새도래지를 여행할 때는 철새의 분변이 신발이 묻지 않도록 유의한다. AI 발생지역을 방문한 사람은 최소 5일 이상 닭, 오리 등 가금 사육농장 방문을 삼가야 한다. 발생지역 방문 후 38℃ 이상의 발열, 근육통,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99)에 신고한다. AI 관련 사항은 농림축산검역본부 누리집(www.qia.go.kr) ‘동물방역-가축방역(조류인플루엔자)’란을 참고한다.
글· 김가영(위클리 공감 기자)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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