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 A(42) 씨는 10년 전 왼쪽 가슴에 유방암이 발병해 유방 전체를 도려내는 유방전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허리와 골반 등의 추간판(디스크) 질환으로 정형외과 진단을 받은 결과 신체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게 원인일 수 있다며 유방재건술을 권유받고 올해 8월 유방재건술을 시행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이 나오기 이전이라면 A 씨는 800만∼1400만 원의 비용을 부담했겠지만, 올해 6월부터 유방재건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약 240만 원만 부담해 의료비 부담을 크게 덜었다.
# B(77) 씨는 대동맥판협착증 환자로 심장수술이 필요했으나, 고령이어서 전신마취와 개심술(開心術 : 피가 흐르지 못하게 막고 심장의 벽을 열어서 하는 수술)의 위험 부담이 높아 수술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피적 대동맥판삽입술(중증 대동맥판협착증 환자에게 기존 대동맥판막을 확장시킨 후 인공 대동맥판막을 삽입하는 시술법)에 올해 6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9월 이 수술을 받았다. B 씨의 진료비는 약 250만 원.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이전의 비용 2800만 원과는 큰 차이다.
# 2001년 간암으로 우측 간절제술을 받은 C(69) 씨는 2003년 1차 간암 재발로 간동맥색전술을 받아 효과적으로 치료했다. 하지만 올해 5월 2차로 재발해 간동맥색전술을 시행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자 9월 양성자치료를 시행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이전이라면 C 씨는 진료비로 1700만 원을 부담해야 했지만, 올해 9월부터 간암의 양성자 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약 330만 원만 부담했다.
C 씨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의 혜택을 직접 받으면서 서민 의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음을 알게 됐고, 암에 걸리더라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의 짐을 덜어주고 환자와 가족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총 의료비 중 가계지출 비중은 2012년 10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헬스 데이터(Health Data)' 기준 32.1%로 평균 19.5%인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11년 빈곤 실태조사에 따르면 54만 가구가 의료비로 말미암은 재산 처분, 전세 축소, 사채 이용 경험이 있으며, 소득의 10%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한 가구가 16%, 30% 이상을 지출한 가구도 전체 가구 중 4%를 차지했다.
이처럼 과도한 의료비 부담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 중 하나로 부각되면서 정부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다만 건강보험의 한정된 재원과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에 따른 단계적 보장 강화가 필요했고, 진료비가 비싼 암과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이른바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왔다.
4대 중증질환은 2011년 기준으로 건강보험에서 연간 500만 원 이상의 고액 진료비가 발생한 상위 50개 질환 중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는 4대 중증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의 건강보험 적용을 국정과제로 지정하고, 2013년 6월부터 2016년까지 4대 중증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모든 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계획'을 수립했다. 아울러 이 계획을 통해 의학적 타당성과 사회적 요구도, 재정적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기본 방향을 마련했다.

▷ 정부는 올해 10월 현재까지 고비용 치료법, 고가 약제 등 111개 항목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완료했다. 사진은 암세포에만 방사선이 들어가도록 해 정상 조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양성자 치료기.
2016년까지 단계별 건강보험 적용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계획' 수립
첫째,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존 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되거나 사회적 수요가 큰 비급여 의료를 모두 급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한 기존에 급여를 적용하는 항목도 의학적으로 필요한 만큼 보험 적용 기준을 충분히 확대하기로 했다.
둘째,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사회적 수요가 있는 의료는 비필수적 의료임을 감안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되 본인부담률을 50%, 80%로 통상의 급여보다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를 3년마다 재평가해 비용 효과성이 향상되거나 사회적 수요가 큰 의료는 필수 급여로 전환하고 본인 부담을 조정하기로 했다.
셋째, 미용과 성형 등 치료와 무관한 의료는 비급여를 유지하기로 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누적 적립금 등을 활용해 최대한 조달하고, 건강보험료는 물가 수준과 수가 인상 등을 고려해 통상적 수준으로 관리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 결과 올해 10월 현재 고비용 치료법, 고가 약제 등 111개 항목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완료했다.

올해 10월까지 중증질환자 비급여 의료비
6009억 원 경감
먼저 뇌자기파 지도화 검사와 C형 간염 항체 검사 등 고비용 검사 12개 항목에 대해 보장성을 강화했다. 삶의 질 향상 효과가 큰 유방재건술, 양성자·세기 변조 등 고가의 방사선 치료, 암환자 교육 상담료 등 수술 및 처치 31개 항목도 새롭게 건강보험을 적용하거나 급여 범위를 확대했다. 고가 항암제(폐암·대장암 등),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등 급여 요구가 큰 고가 약제 68개 항목도 보장성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2013년의 25개 항목과 2014년의 100개 항목을 포함해 총 236개 항목의 보장성을 확대했고,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중증질환자 비급여 의료비 6009억 원을 경감했다.
또한 수술 없이 고액의 진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중증 뇌출혈 환자와 혈전용해제 투여 환자 등 중증 뇌혈관질환 및 심장질환 환자를 산정특례 대상으로 확대함으로써 본인부담금을 줄이도록 해 올해 2월부터 약 3만 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됐다.
이와 더불어 선천성 심기형 12종(완전 대혈관 전위, 수정 대혈관 전위, 방실중격 결손, 활로4징, 대동맥폐동맥 개창, 삼천판 폐쇄, 엡스타인 기형, 대동맥판막 하부 협착, 선천 완전 방실차단, 대동맥 축착, 대동맥 폐쇄, 대동맥판막 상부 협착)을 산정특례 대상 질환으로 추가해 올해 12월부터 시행한다.
유병률이 적은 극희귀질환, 병명을 확정하지 못한 상세불명 희귀질환도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올해 11월 기준을 변경함으로써 2016년 3월부터 연간 최대 1만∼1만8000명의 극희귀질환자와 상세불명 희귀질환자가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한 올해 12월 4대 중증질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 검사 134개 항목에 대해 추가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해 2016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6년에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높은 고가 약제와 고비용 진단 검사 및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글 · 김진수(위클리 공감 기자)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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