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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중증장애가 있는 40대 주부다. 김 씨는 중증장애로 경제활동이나 자녀 양육을 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자녀 셋은 학생이거나 미취학 아동이다. 특히 자녀 중 한 명은 간질을 앓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지적장애 2급의 중증장애인에다 선천성 심장병까지 앓고 있다. 남편의 사업마저 부도가 난 뒤에는 경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

현재는 다섯 식구가 보증금 500만 원에 30만 원짜리 월세집에 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어려워도 남편의 월 소득이 200만 원으로 최저생계비(5인 가구 월 198만 원)를 초과해 수급자로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7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로 개편되고 난 뒤 5인 가구 주거급여 및 교육급여 선정 기준이 각각 월 소득 215만 원, 250만 원으로 확대되면서 수급자로 선정됐다. 김 씨 가족은 주거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면서 생활비 부담을 덜게 됐다. 

생활이 어려워지는 등 삶의 위기가 닥치거나 아무도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될 때 지역 주민센터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전혀 모르고 있던 혜택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7월 더 많은 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맞춤형 급여'로 바꿨다. 맞춤형 급여란 기초생활수급자의 가구 여건에 맞게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등에 대해 급여별로 선정 기준을 다르게 하는 것이다

. 기존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가구의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에만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등 모든 급여를 지원해왔다. 또한 가구 소득인정액(소득+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이 최저생계비를 조금만 초과해도 모든 급여가 일시에 중단돼 수급자의 생계가 곤란해지거나, 수급자가 일자리를 통한 자립을 기피하는 현상 등이 나타났다. 하지만 맞춤형 급여로 개편함으로써 소득이 증가해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수급자의 상황에 맞춰 필요한 급여는 계속 지원해준다.

먼저, 수급자의 급여별 선정 기준이 다양한 계층으로 세분화돼 소득이 어느 정도 증가해도 주거급여와 교육급여 등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부양 의무자의 소득 기준'도 크게 완화됐다. 맞춤형 급여는 기존 '최저생계비' 대신 '중위소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급여별로 선정 기준을 달리 정하는 방향으로 개편됐다. 중위소득은 총가구 중 중간 순위를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2015년 4인 가구 월 422만 원).


 기초생활


부양의무자 소득 기준 완화
수급자 크게 늘어날 듯

맞춤형 급여는 지난 7월 개편을 앞두고 6월부터 사전 신청기간을 운영해왔다. 정부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수급 가능자들에게 개별 안내를 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고용센터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을 통해 '맞춤형 급여'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를 높여왔고, 그 결과 지난 6월 이후 맞춤형 급여 신규 신청자가 105만 명(11월 4일 기준)에 달했다.

게다가 맞춤형 급여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사람들에게는 차상위계층 보장, 긴급복지 지원 등 다른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주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맞춤형 급여제도가 개편된 이후 혜택을 받는 수급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장은섭 사무관은 "맞춤형 급여 개편을 통해 저소득계층의 다양한 복지 욕구를 획일적인 제도의 틀에 맞추던 문제점을 개선했다"고 평가하며 "특히 엄격한 부양 의무자 소득 기준이 대폭 완화돼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남편 사망 후 건강 악화로 생계 위협받던 박영옥 씨

맞춤형 급여로 삶에 희망 생겨

박영옥(가명) 씨는 남편도 자식도 없이 홀로 심신을 추스르며 살고 있는 올해 75세 홀몸노인이다. 유년기에는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 남부러울 것이 없었고, 결혼 후에도 큰 굴곡 없이 평범한 전업주부로 지냈다.

하지만 10년 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사망한 후 인생에 최대 고비가 닥쳤다. 큰아들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얼마 전 세상을 떠났고, 딸은 사위의 신장투석 뒷바라지를 하느라 친정엄마를 도와줄 형편이 못 됐다. 게다가 막내아들은 신용불량자로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박 씨는 생활고에 시달렸고 어쩔 수 없이 파출부 일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남편이 떠나고 마음이 헛헛했던 탓인지 결국 건강에도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하지정맥으로 생긴 다리 통증에 당뇨, 협심증, 요통, 골다공증, 백내장 등 만성질환을 앓게 된 것.

결국 박 씨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더는 파출부 일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렇다고 마냥 집에서 누워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복지관을 찾아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서 생활비를 몇 푼이라도 벌어야 했다.

그렇게 힘겨운 삶이 계속되던 어느 날 복지관을 통해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 정부에서 '맞춤형 급여'를 개편함에 따라 부양 의무자 기준이 완화되면서 박 씨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쁜 마음에 자세히 알아본 결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약 43만 원에 기초생활급여 약 14만 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됐음을 알게 됐다. 또한 박 씨는 의료급여 1종(근로무능력가구, 희귀난치성·중증질환 등록자, 시설수급자) 대상자로 병원 등을 이용할 때 1000~2000원 정도의 비용만 부담하면 됐다.

박 씨는 "이젠 병원에 갈 때마다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까 마음 졸이지 않아도 돼 무척 기쁘다"며 "앞으로 좀 더 힘을 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삶의 의지를 다졌다.

 

· 김민주(위클리 공감 기자) 201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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