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7월 1일부터 3개월간 에너지효율 1등급인 에어컨, 공기청정기, TV, 일반 냉장고, 김치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사면 구입액의 10%를 국가가 되돌려준다.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육성하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다.
정부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전력 수급 문제로 비상사태에 돌입하고,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한 갖가지 대책을 마련해왔다. 이번 정책도 균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사전 조치다. 지난 6월 28일 한국전력거래소는 ‘2016년 여름철 피크 대비 전력계통 운영 워크숍’에서 전력 피크가 8월 중순쯤 찾아올 것으로, 전력 수요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기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전개돼왔을까?

▶ 친환경 에너지 메카로 자리 잡은 한국남동발전 풍력발전단지. ⓒ동아DB
1956년 유엔한국재건단(UNKRA)은 6•25전쟁으로 파괴된 전력설비의 복구계획을 수립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의 전력산업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제1차 전원개발계획을 수립해 전력설비를 확충해나갔다. 정부는 조선전업, 경성전기, 남선전기 3사를 통합해 1961년 7월 1일 한국전력주식회사를 발족했고, 이때부터 전력산업의 근대화가 이뤄졌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기간 중 발전설비 용량이 43만3000kW에서 76만9000kW로 연평균 20.4%의 증가율을 기록해 1964년부터 제한 송전을 없애고 전국에 무제한 송전을 실시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을 표방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기에는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 발전설비도 대폭 늘렸다. 1971년의 발전설비 용량은 263만kW로 연평균 설비 증가율이 27.9%로 늘어났다.
한편 1978년에 고리원자력 1호기가 상업운전을 개시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21번째로 원자력발전소 보유국이 됐다.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1970년대에만 모두 6기의 신규 원자력발전소가 착공되거나 완공됐다. 1975년에는 청평 양수발전소가 착공됐고, 1970년대 중반 이후 대규모 수력발전소가 여럿 건설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석유를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두 차례 석유 파동을 거치며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1982년 1월 1일 한국전력주식회사가 공사체제로 전환되고 새로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발족했다. 1970년대 착공했던 원자력발전소가 속속 준공되면서 1980년에는 총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9.3%로 석탄 발전의 6.7%와 수력 발전의 5.3%를 능가했다. 1980년대에는 고리원전과 월성원전에 이어 영광과 울진에 새로운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급속히 증가해 1989년에는 원전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1980년대 말부터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다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결국 1987년 12월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 촉진법’이 제정돼 1988년부터 2001년까지 태양열과 태양광을 비롯한 11개 분야의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이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1990년에는 전기사업법이 개정•공포되고, 전력산업의 경쟁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한전에서 독점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전기에너지 생산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1993년에는 대규모의 민자 발전과 열병합 발전 등 한전 이외의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그 무렵 화석연료의 환경오염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라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한 대체에너지를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한 10개년 계획을 추진했고, 1997년 12월에는 ‘대체에너지 개발 및 이용•보급 촉진법’이 개정됐다. 이 법에서는 2003년까지 에너지 총수요의 1.4%, 2006년까지 2%, 2013년까지 5%를 대체에너지로 이용한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그 결과 1999년 말까지 태양열 온수기, 온수용 집열기, 도시 쓰레기 소각로에 의한 폐기물 소각열이 상용화됐다.

▶ 건설 중인 신한울원전 1호기와 2호기.ⓒ동아DB
전력 합리적 소비, 신재생에너지 활용, 전기자동차 보급 주력
에너지 절약 통해 경제적 이익, 환경적 효과 창출
2000년에는 최대 수요 전력 4000만kW를 돌파했다. 1999년 발표된 ‘전력산업구조 개편 기본계획’에 따라 2001년 4월 한전의 발전부문을 6개(5개의 화력 발전회사와 1개의 수력•원자력 발전회사)의 발전 자회사로 분할하고, 전력 시장을 개설함으로써 전력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2002년 9월에는 대체에너지 개발법이 다시 개정돼 대체에너지 설비의 인증제도, 대체에너지 이용 발전 전력의 기준 가격 고시 및 차액 지원, 공공기관의 건축물 신축 시 에너지 절약 기준을 마련했다. 2004년까지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개발했다. 또한 대체에너지 기술 개발 결과를 보급하기 위한 소규모의 연계시설로 시범마을(Green Village)을 운영해왔다.
2010년 이후의 전기에너지 정책은 다음 사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해 전력을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신재생에너지 활용하기, 전기자동차 보급하기, 통신산업과의 융•복합 추진하기 등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쓰고 있다. 2020년까지 화력발전소 12기가 추가로 증설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름철에는 태풍이나 이상고온 같은 기상 변동도 크고, 불볕더위와 열대야로 냉방기기나 각종 산업용 전기 사용이 늘어나 전력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올여름에도 예비전력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서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결국 산업체나 각 가정에서 전력을 아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경학자 에머리 로빈스는 ‘네가와트(Negawatt)’ 개념을 제안하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절약하면 경제적 이익과 환경적 효과를 창출한다고 했다. 네가(-)와트가 석탄,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에 이어 제5의 연료라는 것이다. 네가와트(Negawatt)는 네거티브(Negative)란 단어와 전력 단위인 메가와트(Megawatt)가 합쳐진 용어로 절전을 통해 ‘아낀 전기’를 뜻한다. 수요관리를 의미하는 네가와트는 전력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고, 지금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의 개념으로 정착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통계치를 보면 1인당 에너지 소비의 연평균 증가율에서 우리나라는 1%로 독일(-0.3%)과 일본(-0.5%)보다 훨씬 높다. 전기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책 수립도 중요하겠지만, 일반 산업 현장이나 가정에서 네가와트의 가치를 인식하고 절전을 실천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다.
글 ·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PR학회 회장)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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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