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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창업에 성공한 8할은 정부 지원"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입니다. 다시 창업에 도전하시는 분들, 정말 강한 정신으로 무장해서 한 단계, 한 단계씩 잘 만들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지극정성의 노력과 강한 정신이 있다면 해낼 수 있습니다."

화재 발생을 알려주는 불꽃감지기 제조업체 아이알티코리아 유정무(61) 대표는 2013년 재창업한 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대기업 컴퓨터 사업부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던 유 대표는 38세 때 가전 대리점으로 첫 창업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창업 첫해 매출 10억 원을 올렸고, 이후에도 꾸준히 매출 신장을 이뤄 수도권 420여 개 대리점 가운데 ‘Best CS Shop’ 1호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때는 정말 창업을 늦게 한 것이 오히려 아쉬웠어요. 가족도 행복하고 저 또한 일하는 보람이 컸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죠. 하지만 저 역시 1997년 말 불어닥친 외환위기 바람을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외환위기·중국 투자 등 거듭된 사업 실패
‘재도전 중소기업 경영자 힐링캠프’ 큰 힘 돼

IMF 외환위기 당시 유 대표가 운영하던 가전 대리점의 매출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고, 시간이 갈수록 적자는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결국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해 대리점은 문을 닫았고, 대표는 컴퓨터 제작·유통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다시 시작한 사업에서 불필요한 경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원가 절감에 주력하면서 내실 위주의 경영을 이어갔고 그 결과 외환위기로부터 벗어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지인의 권유로 투자한 중국에서의 프린트 부품 제조사업이 그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중국 현지 사정을 잘 모르던 유 씨는 사업을 중개해준다던 사람에게 1억 원 상당 금액을 사기당하고 중국 경쟁업체로부터 무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하면서 어렵사리 사업 기틀을 잡았지만, 지인이 부당이득을 취하고 회사를 적자 상태로 만들면서 어마어마한 빚을 떠안고 말았다. 집도 재산도 모두 경매로 넘어가면서 한순간에 유 씨 가족은 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신용불량자가 된 그는 아무것도 다시 할 수 없었다. 2010년 당시 유 씨 나이 55세였다.

 

윤정문 대표

▶유정무 아이알티코리아 대표는 두 번의 사업 실패를 경험했지만 중소기업청의 재창업자금 지원을 받아 재기에 성공했다. ⓒ아이알티코리아


"55세란 나이에 모든 것을 다 잃고 새로 시작하려니,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취업을 하기 위해 수백 곳에 지원했지만 면접 보러 오라는 곳조차 없었으니까요. 당장 먹고살아야 했기에 편의점 야간 알바부터 대리운전까지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불꽃감지기를 개발·판매하는 중소기업에 취직했으나 정년이 58세인 회사 규정상 3년 남짓 근무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시 앞길이 막막해진 그와 인연이 되었던 건 중소기업청이 진행하는 ‘재도전 중소기업 경영자 힐링캠프’였다. 유 씨는 처음에 반신반의했지만 절실한 마음으로 2013년 경남 통영 죽도에서 한 달간 진행된 힐링캠프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책들을 읽고 정치인, 종교인, 교수 등으로 이뤄진 재능기부 강사로부터 재기 경험담을 들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예순을 바라보는 긴 시간을 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의 저를 뒤돌아보니,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었겠더라고요. 내 인생의 사명을 잘 알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 그러한 제 자신의 중심을 힐링캠프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청 재창업자금 5억2000만 원 지원받아
제품 연구개발 및 시제품 제작에 큰 도움

한 달간의 교육이 끝난 뒤에는 진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연수원에서 캠프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사업계획서 작성 등 재창업에 필요한 제반 수업을 진행하는 재창업 역량 강화교육을 들으며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특히 2013년 3월 실패한 기업인들이 재도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재창업을 꿈꾸는 유 씨의 어깨가 조금 가벼워졌다. 그러면서 사업 아이디어도 떠올렸다. 시중에서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크고 무거운 불꽃감지기의 오작동을 줄이면서 무게는 가볍게 한 제품을 출시하기로 마음먹었다.

 

불꽃감지기

▶아이알티코리아 불꽃감지기 본체. ⓒ아이알티코리아


그는 가지고 있는 돈 100만 원으로 경량·고성능 불꽃감지기 아이템을 주요 사업으로 다시 법인 등기를 마치고 창업을 했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든 사업계획서를 들고 중소기업청 재창업자금을 신청했고, 사업성을 인정받아 다섯 차례에 걸쳐 재창업자금 5억2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는 지원받은 창업자금으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법인 운영에 필요한 경영체계와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2014년 7월 중소기업청의 창업 맞춤형 사업에 참가 신청을 하고 사업계획서 기반 서류심사, 멘토링 합숙훈련 및 대면평가를 모두 통과해 최종 대상자로 선정돼 4900만 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시제품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했다.

그 결과 유 대표는 1년 반 동안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수 있었고 지난해 2월 세계 최소·초경량 적외선 불꽃감지기를 출시했다. 시중 제품보다 오경보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제품의 무게와 가격은 대폭 낮춘 제품에 대한 업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제품 출시 후 10개월 동안 15억6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50~70% 신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이알티코리아는 포스코, 지멘스관리발전소, 소방기관, 문화재관리소, 공항 등 전국 5000여 곳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멕시코, 영국, 스웨덴, 요르단 등 해외 시장으로 제품 수출을 시작했고 앞으로 미국, 중동,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결과는 이뤄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성실히 노력해왔지만 실패한 이들에게 박수칠 수 있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정착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밝혔다.

 

재도전 중소기업 경영인 힐링캠프·재창업자금

‘재도전 중소기업 경영인 힐링캠프’는 중소기업청이 2011년부터 운영해온 프로그램으로, 사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인들에게 재기를 향한 자신감과 의지를 심어주고 재창업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총 4주간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심리치료를 위한 자기성찰과 함께 재기 성공 기업인들의 체험담 등을 들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힐링캠프를 ‘연계형 재도전 지원 시스템’의 기초 단계로 활용해 신용회복 지원, 창업 코칭, 투·융자 연계 등 다른 재창업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재창업자금’은 실패 이력 때문에 민간자금 이용이 곤란한 재창업 도전 중소기업인에게 정책자금을 제공하는 지원사업으로, 시설자금 45억 원, 운전자금 10억 원 이내로 대출이 가능하다.

재창업자금을 포함해 재도전 성공 패키지, 재도전 연구개발(R&D) 등 정부 재정 지원을 원하는 재창업자는 재창업 전 기업을 분식회계, 고의 부도, 부당 해고 등을 하지 않고 성실하게 경영했는지 여부 등을 평가하는 ‘성실경영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글· 박샛별 (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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