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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의 실체와 한국경제 생존전략

돌이켜보면 한국경제에 위기 조짐이 보이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8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정부주도형 산업화 과정에서 20여 년 넘게 연간 10%대를 상회하는 고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정부주도형 고속성장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노출되면서 경제위기설이 끊이지 않았고 그만큼 둔감해진 것도 사실이다. 마치 북한이 초래하는 안보위기에 우리 국민이 익숙해져버린 것처럼.

그러나 최근 논의가 잦아지고 있는 ‘4월 위기설’은 그 성격이 달라 보인다.  

‘4월 위기설’의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실 대기업의 대명사 대우조선의 회사채 4400억 원의 만기일이 4월 21일이다. 현재 대우조선에서 가용한 유동성은 3800억 원에 불과해 대우조선의 부도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연관 산업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치명타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둘째, 오는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발표되는데, 이때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설령 한국은 피하더라도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중국에 대한 부품 및 중간재 수출로 대미 우회수출이 많은 우리 경제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다.

셋째, 북한이 4월 김일성 생일에 맞춰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많은데, 이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랫동안 공언했듯이 북한에 초강경 제재조치를 하면 한국경제에 또 다른 충격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거론되는 ‘4월 위기설’의 요인들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위기설이 그저 유언비어라는 식으로 무시만 할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정책 추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4월 위기설의 가장 큰 요인인 대우조선 부도 가능성 문제는 4월의 유동성 위기만 넘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2019년까지 만기일이 도래하는 회사채가 총 1조 35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유동성의 원천인 조선 신규 수주는 2016년 100억 달러 목표에 실제로는 15억 달러 수주에 그쳤으며, 올해 들어서는 신규 수주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단기 유동성 문제는 실제 유동성 위기가 닥쳤을 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정부가 추가 조치를 해서 가까스로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하고 방만하게 경영하면서 정작 핵심 설계기술 및 고부가가치 기술은 여전히 해외에 의존해왔다는 점이다. 해외시장에서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는 대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최근의 정치위기로 인해 심각한 경영위기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물론 이들 대기업과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조속히 정치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기술혁신에 전념할 수 있는 경영 환경과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한 보호주의 압력과 기타 대외 경영환경의 악화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기업들이 기술적 시장지배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술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보호주의와 대외 경영환경 악화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시장 퇴출 압력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산업정책과 기업들의 기술혁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진하느냐에 경제위기설 극복 여부가 달려 있다.


김영한 |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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