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한편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의 93.4%가 자살 전 경고 신호를 보냈으나 유가족의 81.0%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예방에 있어 무엇보다 가족이나 친구, 이웃, 동료 등 주변인의 관심과 도움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자살 예방을 위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괜찮니 캠페인’을 본격 추진한다. 괜찮니 캠페인은 주변인에게 관심을 표현함으로써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다. 캠페인은 손글씨 엽서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우체통 캠페인’, 동영상으로 안부 인사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공중에 키스 세리모니를 하는 ‘에어키스(Air Kiss) 캠페인’, 자살 문제에 대한 대국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전국 릴레이 ‘괜찮니? 플래시몹’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북 익산역 앞에서 진행된 ‘괜찮니 플래시몹’. ⓒ중앙자살예방센터
우체통 캠페인은 관심을 표현하고 싶어도 쑥스러워서 미처 말을 건네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손글씨 엽서를 통해 관심을 표현하도록 마련했다. 지난 5월 연세대와 서강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시행해본 결과 참가자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업 성적과 취업난에 지친 친구에게 힘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언론홍보영상학부 4학년 정재욱), “평소 아무리 친해도 부끄러워서 하고 싶은 말을 못 할 때가 많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전소담, 사회복지대학원)는 등의 반응이다.
손편지로 ‘괜찮니’ 안부 묻기 큰 호응
플래시몹, 전쟁 때보다도 많은 사망자 수 문제 환기
에어키스 캠페인은 영상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지막으로 에어키스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는 액션 릴레이다. 에어키스 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에 올리고 대상을 해시태그하는 방식이다.
에어키스 캠페인에는 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강지원 변호사와 스포츠 지도자인 이랜드FC U-15 최태욱 감독 등 유명인사가 먼저 동참했다. 최태욱 감독은 “제가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은 이영표 형, 요즘 캐나다 왔다 갔다 하는데 잘 지내고 있나요? 이천수, 요즘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만난 지 너무 오래됐어요. 만나고 싶습니다!”라며 메시지를 전했다.
▶동영상으로 안부 인사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공중에 키스 세리모니를 하는 ‘에어키스(Air Kiss) 캠페인’. ⓒ중앙자살예방센터
플래시몹은 거리나 광장, 기차역에서 이루어지는 시민 집단행동을 말한다.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괜찮니 플래시몹은 자살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에 이어 서로에게 희망을 북돋우는 노래와 댄스로 구성된다. 행인인 양 거리를 지나가던 참가자들이 동시에 길에 쓰러지면 자살의 심각성을 알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우리나라의 최근 5년간 자살 사망자가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의 사망자보다 많다는 내용이다. 플래시몹은 한강 세빛섬, 전북 익산역 등에서 진행됐다.
플래시몹에 참여한 홍성이(42•주부) 씨는 “음악과 율동이 서로에게 힘과 격려를 주는 느낌이 들었고,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장혜진(12•학생) 양은 “댄스가 신나고 중독성이 있어 즐겁게 할 수 있었고, 다음 기회에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플래시몹에 나오는 자살 예방 음악 ‘괜찮니, 괜찮아?’는 그룹 V.O.S의 박지헌, 탤런트 임성언 등이 재능 기부로 참여해 제작했다.
▶손글씨 엽서를 통해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는 ‘우체통 캠페인’. ⓒ중앙자살예방센터
이번 캠페인은 8월 19일 오픈한 누리집 ‘괜찮니.com’을 통해 진행된다. 누리집은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스토리 등 SNS와 연계돼 있어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괜찮니 엽서 쓰기와 에어키스 캠페인 동영상 업로드가 가능하다. 향후에는 ‘괜찮니 송’ 등 음원, 편지지, 엽서 등 홍보물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인터뷰 | ‘괜찮니’ 캠페인 기획 유현재 서강대 교수
“자살은 사회적 타살, 국민 모두 자살 예방 지킴이 돼야”
중앙자살예방센터 운영위원인 유현재 서강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자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인식 부족이 자살 문제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자살하거나 유명인이 우울한 시기에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내용을 매스컴은 가감 없이 내보낸다. 자살의 심각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살을 자신의 문제, 내 이웃의 문제로 생각한다면 이처럼 자살을 쉽게 이야기해선 안 된다. 매스컴의 영향은 매우 강해서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자살을 자신의 선택지에 넣는 계기가 된다.” 유 교수는 이어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말한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켐의 말을 인용하며 자살은 주변의 관심만으로도 크게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중년 남성의 자살률이 높아지자 ‘아빠 제대로 자고 있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우울증 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가족에게 이같이 안부를 물어봄으로써 자살률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보았다. 핀란드는 유명인의 자살을 따라하는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해 미디어에서 자살이란 단어조차 쓰지 못하게 했다. 우리나라도 자살 문제를 사회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괜찮니 캠페인은 호주의 ‘아 유 오케이(Are you okay)’ 캠페인을 참고로 했다. 캠페인을 기획한 유 교수는 “직접적으로 자살을 언급하지 않고 ‘괜찮니?’라는 친근한 인사말만으로도 이웃의 자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축제기간에 우체통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다. 학생들은 SNS를 통해 친구들과 연락을 잘하고 지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깊은 관계는 맺지 못하고 있었다. 에어키스 캠페인도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SNS를 통해 유행한다면 자살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걸로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홀몸노인을 찾아가 안부를 묻는 사업을 진행해 노인 자살률을 낮춘 사례가 있다. 자살 전 징후로는 갑자기 ‘고마워’ ‘미안해’ 같은 말을 하거나 자주 눈물을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주변 사람들의 이 같은 행동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국민 모두가 자살 예방 지킴이가 될 수 있다.”
▶ⓒ유현재
글· 조영실(위클리공감 기자)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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