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공적연금 개인연금 수령액 미리 계산 3층 보장구조 유지, 주택연금제 활용도 대안
은퇴를 앞둔 많은 4050세대는 길어진 수명에 빨라진 은퇴로 노후가 막막하게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노후대비에 이어 연금 수령 전 소득의 공백이 발생하는 ‘연금절벽’ 기간까지 대비해야 한다며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막연한 두려움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점검하고 최대한 활용한다면 편안한 노후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2015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평균 12.6%보다 4배 높았다. 노인 빈곤율이 높은 주된 이유는 늘어나는 수명만큼 노후대비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은퇴 후 30년 준비는 은퇴 전 30년 동안’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지만, 최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노후자금 준비가 충분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전체 국민 중 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인 노후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 후 월 250만 원이 필요하다면 30년간 9억 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정도 금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노후 월급을 만들 것’을 권한다. 과거 고금리 시대의 은퇴설계는 자산과 목돈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지속적인 수입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노후 월급’의 핵심은 연금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3층 보장구조’ 마련이다. 1층은 공적연금이다.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국민연금과 공무원, 사학, 군인, 별정우체국연금 등이 포함된 특수직역연금이 여기 해당된다. 2층은 퇴직연금(퇴직금), 3층은 개인연금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적지만 노후에 큰 도움 될 것”
경기도 오산에 사는 주부 안미영 씨(가명·55)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동안 직장을 다니며 5년간 국민연금을 납부했는데 월 8만 원씩 향후 5년을 더 납부하겠냐는 질문이었다. 국민연금은 60세까지 납부기간 10년 미만이면 금액을 일시 환급받아야 하고 10년 이상이어야 매달 연금 형태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 1952년생까지는 60세부터, 1953~1969년생은 1년씩 늘어나 61~65세까지 연령이 차등 조정되어 받는다고 했다. 안씨는 당장 불입해야 할 돈이 부담스러워 국민연금 가입을 주저했다.
“고민했다. 빠듯한 살림에 월 8만 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딱히 노후대비를 위해 가입해둔 상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힘들더라도 소득이 없는 노후에 조금이라도 더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국민연금을 5년간 더 납부하기로 했다. 그는 63세부터 월 24만 원씩 받게 된다고 했다.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남편의 퇴직연금 160만 원과 더해지면 노후에 나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안미영 씨의 경우에서 보듯 경제활동인구(18~59세) 중 국민연금 가입비중은 50.6%(2014년 말 기준)에 그치고 있다. 여전히 국민 절반이 공적연금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국민연금은 3층 중 1층이다. 그만큼 국민연금은 기본 공적 복지제도로 시중 금융상품보다 많이 돌려받는 구조다. 연금소득이 불안정하다면 추후 납부, 임의가입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국민연금공단이 50세 이상 가구 총 4816가구(국민노후보장패널 표본)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노후에 필요한 적정 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 237만 원, 개인 기준 월 145만 원으로 나타났다. 최소 생활비는 각각 174만 원, 104만 원이다. 현재 20년 이상 가입자가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이 월 88만 원이니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응답자들은 노후를 준비할 자금 마련 방법으로 공적연금 36.5%, 개인연금 14.0%, 예·적금 13.2%, 부동산 9.2% 순으로 답했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뚜렷한 방안이 없음에도 공적연금 의존도가 높은 것이다.
예비 은퇴자라면 자신이 받을 국민연금 금액을 확인하고 나머지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액수를 확인해야 한다. 국민연금공단 누리집(www.nps.or.kr)에 공인인증서 로그인 후 ‘내 연금 알아보기’에서 그동안 납부 횟수와 금액을 조회할 수 있다. 연금 수령을 1년씩 미룰 때마다 약 7%의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은퇴설계에 도움이 된다.
앞서 기준으로 237만 원을 필요로 하는 부부가 국민연금 88만 원을 받는다면 여전히 149만 원이 부족하다. 이는 ‘3층 보장구조’에서 2~3층인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보완해야 한다. 노후대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면 퇴직금을 목돈으로 활용하기보다 연금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으로 나뉘는데 이를 일시불이나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DB형은 적립금 운영을 기업이 하며 퇴직금이 정해져 있고, DC형은 개인이 운용해 최종 퇴직급여액이 달라진다는 차이가 있다. 또 직장을 옮기더라도 퇴직금을 계속 적립할 수 있는 IRP를 활용해 퇴직연금을 축적하는 방법도 있다.

“은퇴 이전과 같은 생활수준 유지하라”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2~3층에 대비가 충분하지 못하다면 주택연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은 훌륭한 연금 자산이 된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도환 씨(72·사진)는 주택연금이 노후생활에 큰 보탬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평생을 공무원으로 일해 마련한 공무원 연금이 있었기에 노후를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그가 은퇴할 시점, 그동안 대출받았던 금액을 일괄 정산하자 연금 액수는 생각보다 적었다. 자녀 4명을 교육하고 결혼시키며 받은 대출액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김도환 씨에겐 시가 5억 원짜리 34평형 아파트가 있었다. 그는 생활비에 쪼들려 생활하느니 아파트를 활용한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로 했다. 공무원 연금, 주택연금을 합쳐 얻는 그의 수익은 월 330만 원. 노후 부부 생활비 평균 이상이다. 그는 “은퇴 이전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취미생활, 봉사활동 하며 사용하면 이것도 모자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내와 자식들도 아버지의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가장 좋은 점은 “자식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점”이라며 “내 돈은 내가 쓰지만 대신 남길 것도 없다”고 했다. 그가 100세까지 살아도 연금은 계속 지급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총 주택금액을 모두 수령하기 전 사망해 잔액이 남으면 차액은 자녀들에게 상속된다. 다만 주택연금 수령액이 변하는 주택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은 보완할 한계로 남아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성공적인 노후란 돈을 불리는 것보다 가난해지지 않으면서 원하는 만큼 소비하고 사는 것”이라며 다양한 연금 상품을 활용해 노후에도 지속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은퇴 대비 자산관리
“노후대비는 건강할 때, 자산점검·소득공제 상품 활용할 것”
1. 자산을 진단하라 ‘지피지기 백전불태’다. 은퇴 후 불안감은 자신이 뭘 가졌는지 몰라서인 경우가 많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산과 연금 수령액, 기간을 일목요연하게 따져보는 진단이 있어야 한다.
2. 연금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 40~50대는 소득이 지출보다 많은 시기다. 퇴직금을 일시 수령하기보다 연금저축으로 받는 것이 좋다. 개인연금저축은 700만 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가 가능하니 이를 알아보고 노후자금을 적립해가야 한다.
3. 가족부양에 균형을 잡자 장년층은 부모와 자녀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샌드위치 시기다.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주택연금을 활용하도록 하고, 자녀 교육비도 균형 있게 지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부담은 본인에게 돌아온다.
4.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라 40~50대는 아직 건강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의료비 준비에 소홀하다. 건강이 나빠져 나중에는 보험 가입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보장성 보험으로 젊을 때 준비해야 한다.
김동엽 |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은퇴자를 위한 유용한 연금제도
주택연금 본인 또는 배우자 만 60세 이상, 9억 원 이하의 1주택자(부부 기준)면 가입할 수 있다. 매달 고정 생활자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장기주택저당대출로, 역모기지론이라고도 한다. 월 지급액은 집값 상승률과 기대수명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부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으며, 대출금과 이자를 갚고 남은 돈이 있으면 상속자에게 승계된다. 차액이 없으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손해를 부담한다. 주택연금은 연금 지급 중단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기초연금 만 65세 이상 소득기준 하위 70% 고령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2017년 연금액은 최대 20만 4010원(4월 변경 예정)이며, 소득·재산·연금액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관할 읍·면 사무소, 주민센터 또는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나 상담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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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