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히잡을 두른 여성의 시선이 대금 연주자 앞에서 떠날 줄 모른다. 금발의 남성은 한국 전통 자기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또 다른 여성은 자연 채광을 이용한 건축물을 목이 빠지게 올려다본다.
6월 22일 광주 동구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궂은 날씨에도 빛고을 광주와 한국, 아시아 문화에 매료된 각국 대표단의 찬탄으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곳에 모인 아시아와 유럽 문화 대표단의 관심은 ‘문화와 창조경제’. 6월 22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제7차 아셈(ASEM, 아시아•유럽정상회의) 문화장관회의의 화두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아셈은 아시아•유럽 간 지역협의체로, 문화장관회의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문화 다양성 확대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03년 이후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 주관한 이번 제7차 문화장관회의에서는 아셈 회원국 장•차관 20여 명 등 44개 국가의 문화 관련 고위급 정부 대표 160여 명이 모여 ▶첨단기술과 창조산업의 미래 ▶전통문화유산과 창조경제 ▶창조산업과 국가 간 협력에 관해 각국의 정책과 미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첫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둘러본 각국 대표단은 고위급 회의를 통해 본회의에서 논의될 의제를 확정하고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어진 아시아•유럽재단(ASEF) 주최 민간패널 토론에서는 본회의와 같은 주제로 정부 대표단과 의견 균형을 맞췄다.
“‘디즈니’에 편중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문화는 국가 간 협력사업을 통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영화로 제작된 ‘서편제’의 예처럼 젊은 세대가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강대국의 미디어 소유권을 민간 플랫폼을 통해 분산해야 한다”라는 등의 대담한 아이디어가 한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은 대표단과 함께 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매•난•국•죽의 사군자를 한국 춤으로 승화한 ‘묵향’ 공연을 관람하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 6월 23일 오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7차 아셈 문화장관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3개 분과 동시 ‘창조산업’ 발전방안 열띤 논의
우리 정부 ‘문화창조융합벨트’ 우수 사례 적극 전파
방글라데시 대표의 발표로 막을 연 23일 본회의에서는 문화와 창조경제에 대한 각국의 정책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진 분과별 회의에서는 동시간대에 세 개의 분과별로 세부 주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펠리페 데 데온 필리핀 장관과 마랸 하머스마 네덜란드 차관이 공동으로 주재한 제1분과 ‘첨단기술의 미래와 창조산업’에서는 기술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창조산업과 신기술의 접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등이 논의됐다.
아사두자만 누르 방글라데시 장관과 피오트르 글린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문화부 장관이 공동으로 주재한 제2분과 ‘전통문화유산과 창조경제’에서는 창조산업의 새로운 자원으로서 전통문화유산에 대해 조명했다. 마지막 제3분과에서는 위라 롯폿짜나랏 태국 장관과 아리스테이디스 발타스 그리스 장관의 공동 주재로 ‘창조산업과 국가 간 협력’을 위한 창조산업의 세계화와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 등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아울러 특별분과에서는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가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주제로 창조산업 사례를 발표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문화의 힘은 지구촌을 하나의 아름다운 공동체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셈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문화 협력은 한층 더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이번 회의의 상징 이미지인 ‘매듭’이 가진 의미를 언급하면서 “여러 색깔의 끈들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매듭으로 탄생하듯이 창조산업 또한 다양한 문화가 만나 상상력과 창의성 넘치는 콘텐츠를 탄생시킴으로써 발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본회의장 앞에 설치된 매듭 장식 전시장에서 노미자 장인으로부터 매듭 팔찌를 선물받고 있다.
그 뒤 각국 장관들은 본회의장 앞에 설치된 매듭 장식 전시장에서 노미자 장인의 매듭 팔찌 제작 시연 장면을 관람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상징하는 알파벳 A와 E가 새겨진 빨강, 파랑의 두 개의 선이 손목에 걸리자 각국 대표단은 매듭의 매력에 깊이 취한 듯 “매우 동양적이고 신비스럽다”며 감탄했다.
이 밖에도 각국 수석대표는 ‘문화와 창조경제’가 새겨진 부채를 펼치고 다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부채는 이번 회의의 비전을 세계에 널리 알려 문화 교류를 일으키고자 하는 ‘문화의 바람’을 상징해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 각국 대표단은 회의 첫날 매·난·국·죽의 사군자를 한국 춤으로 승화한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을 감상했다.
문체부, ‘청년 리더십 네트워크’ 구축 제안
“아시아•유럽 청년 예술가 문화사업 지원할 것”
이번 회의를 통해 광주는 아시아•유럽 청년들의 ‘문화 아고라’가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회의 마지막 날 의장 성명서를 통해 아시아•유럽 청년들의 창작활동 플랫폼 구축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식 발표했다.
‘(가칭)아셈 창조산업 청년 리더십 네트워크’는 각국의 미래 문화콘텐츠산업을 이끌어갈 청년 예술가들을 추천하고 이들이 협업해 문화콘텐츠 기획과 개발, 사업화를 추진하도록 유기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아셈 회원국은 자국의 공예, 음악, 연극, 웹툰, 디자인 등 문화콘텐츠 전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콘텐츠 개발 계획안을 제출받아 심사•선발한다. 선발된 예술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광주에 모여 함께 창작활동을 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이를 지원할 사무국을 광주에 둘 것을 제안했다. 문체부는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된 고부가가치의 작품이 전시•판매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김 장관은 “네덜란드 등 유럽 2개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3개국 등 5개국으로 출발해 참가 국가 네트워크를 점차 확대해나가겠다”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전했다.
이렇게 막을 내린 아시아•유럽 간의 끈끈했던 문화 교류는 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 각국 대표의 손끝으로 계속 전해지게 됐다. 문체부와 광주시는 장관들인 수석대표를 대상으로 ‘핸드프린팅’ 동판을 제작해 개회식이 개최된 국제회의장 내에 ‘아셈홀(가칭)’을 만들어 전시한다고 밝혔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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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