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금부터 정평중학교 제1회 학생자치법정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재판 사무관이 시작을 알리고 과벌점자 3학년 1반 이명수(가명)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명수 학생은 조끼 미착용 2회, 지각 4회, 교사 지도 불이행 1회로 총 벌점 11점을 받아 학생자치법정에 섰다. 선처를 호소하는 과벌점자의 발언 후 검사와 변호인이 대립한다.
“이명수 학생이 사회에 나갔을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그때는 단순히 실수와 개선이란 말로 용서받지 못할 겁니다.”, “학교는 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 준비하는 곳입니다. 이명수 학생이 자신의 실수를 통해 변화했다면, 개선의 노력을 격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양측의 최후 변론이 끝난 후 배심원 회의를 거쳐 최종 판결이 난다. 이명수 학생은 다음 자치법정에 배심원으로 참석하기 1회로 벌점 5점, 정문 지도 봉사 1회로 벌점 1점을 감경받았다.
“헌법 가치가 책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 속에서 쉽게 알 수 있도록 헌법 교육이 확산돼야 한다.” 지난해 12월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나온 박대통령의 발언이다. 학생자치법정은 학교 현장에서의 헌법 가치 및 법질서 교육을 위해 법무부 주관 아래 실시해왔다. 경기 용인시 정평중학교는 지난해 11월 대전 솔로몬로파크에서 열린 ‘학생자치법정 우수 사례 경연대회’에서 중학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4년 기준 학생자치법정이 운영되고 있는 중·고교는 2238개교로 전체 학교의 40.7%에 이른다. 초등학교는 지난해 시범적으로 실시했다.
‘중학생 생활법 퀴즈대회’는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법률 문제를 재미있는 퀴즈로 풀어봄으로써 논리적 사고를 기르고 준법의식을 함양하는 법체험 프로그램이다. 2013년 1496명, 지난해에는 59.4% 늘어난 2385명이 참가했다. 법무부는 ‘청소년 法사랑 프로젝트’라는 슬로건 아래 헌법사랑 글짓기대회, 헌법 토론대회 등 5개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체험형, 참가형 9개 법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 대전 솔로몬로파크에서 고교생들이 ‘청소년이 만드는 모의 법정’을 체험하고 있다.
솔로몬로파크
준법문화 확산에 기여
‘헌법 토론대회’는 2013년 23개교에서 시범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55개 중·고교가 참여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헌법사랑 글짓기대회’는 지난해 중·고교로까지 확대해 총 5162편이 접수됐다. 이를 포함한 11개 체험형 법교육 프로그램 참가자 9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조사한 결과, 법의식이 참가 전보다 9.12% 향상된 것으로 나왔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8%를 뛰어넘은 수치다.
법무부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법교육 테마파크인 ‘솔로몬로파크’는 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준법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이곳에는 입법 체험실, 선거 체험관, 사이버범죄 예방코너 등이 마련돼 있어 직접 법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다. “법에 대해서는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밖에 몰랐다. 국회의원은 만 25세부터, 대통령은 만 40세부터 출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이들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좋은 법교육이 됐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승주(가명, 주부) 씨는 이같이 방문 소감을 전했다.
솔로몬로파크는 학교 현장에서의 법교육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교사 직무연수와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위원 교육도 실시한다. 지난해에만 27만 명이 방문한 솔로몬로파크는 올해 말 부산에도 문을 연다.
정부는 2015년 법교육 예산 15억 원을 확보했다. 법무부와 교육부가 협업해 2015 문·이과 통합사회과 교육과정에 헌법 가치와 법질서 준수를 다룬 내용을 반영하는 등 청소년 대상 법교육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또 생활 속 법체험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시민 로스쿨, 시민 법률콘서트 등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베트남 출신 팜피응아 씨. 대전시 최초의 결혼이민자 1호로 2013년 8월 1일 시행된 ‘착한운전 마일리지제’ 서약자로 시를 대표해 참여했다. 지역방송에서 교통안전 홍보 활동을 하는 홍주희 씨. 울산지방경찰청 ‘교통법규 준수 모범시민’ 1호로 서약에 참여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교통법규 위반 감시 활동으로 2013년 상반기만 600건을 신고한 배상철 씨는 광주시를, 44년간 충북 도내 최장기 무사고를 기록한 김의융 씨는 충북을 대표해 서약했다. 이 밖에도 축구선수 이동국(전북경찰청) 씨, 영화배우 정준호(충남경찰청) 씨, 최문순 강원도지사(강원경찰청), 장만채 전남교육감(전남경찰청) 등 유명인사들이 시·도 경찰청 대표로 착한운전 마일리지제에 서약했다.

교통법규 준수
운전습관 개선 효과
착한운전 마일리지제는 운전면허가 있는 운전자가 경찰에 1년간 교통법규 무위반, 무사고를 서약하고 실천할 경우 마일리지 10점을 주는 제도다. 마일리지는 운전자가 교통사고 등으로 운전면허 정지처분을 받게 될 경우 10점당 10일씩 처분일수에서 감경받을 수 있다.
경찰청 교통안전과 이상로 총경은 “국정 목표인 법질서 확립을 위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법규 준수의식 제고가 필수적이지만 단속 등 규제에 의한 방법만으로는 국민들의 교통질서의식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착한운전 마일리리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13년 정책 홍보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2013년 8월 1일부터 시행해온 착한운전 마일리지제는 2014년 7월 31일까지 345만 명이 가입해 제도 시행 1년 후까지 263만 명(76.2%)이 서약을 지켰다. 특히 시행 첫날 서약한 22만9985명 가운데 1년간 무위반, 무사고를 실천한 15만8864명(69%)은 최초로 착한운전 마일리지 10점을 부여받았다. 또 평소 위험운전 가능성이 높은 운전자로 조사된 16만2690명 가운데 6만3729명(39.2%)이 서약 후 1년간 안전운전을 한 것으로 나타나 제도가 운전습관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찰청은 “착한운전 마일리지제를 통해 스스로 교통법규를 지키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통법규 위반행위 단속, 공익신고 및 착한운전 마일리지 확산 등을 통해 교통법규 준수율도 개선됐다. 2013년 80.1%에서 2014년 87.5%로 7.4% 포인트 향상된 것. 더불어 교통사고 사망자가 5092명에서 4761명(잠정)으로 6.5% 감소했다. 37년 만의 최저수치다. 이는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보호구역과 신호운영체계 등 제도 개선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올해도 교통안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예산은 924억 원을 편성했다. 어린이집과 경로당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교통사고 원인 분석 등을 통한 교통안전 홍보영상 송출도 계속하기로 했다. 더불어 무인 교통단속 장비 등을 구매해 교통안전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착한운전 마일리지 적립 현황 및 서약 진행 사항은 인터넷 사이트(www.efine.go.kr)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수년간 90여 건의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난 모 회사는 공익신고로 과태료 3억6000만 원을 물게 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이 기업체를 신고한 ‘국민 안전 침해’ 신고 사건에는 보상금 4300만 원이 지급됐다. 이는 지난해 공익신고 단일 보상금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공익신고는 불량식품 제조·유통, 폐기물 불법 매립, 의약품 리베이트, 다단계 판매 등 공익 침해행위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신고하는 것이다. 더불어 공익신고 보상금 제도는 공익신고를 통해 피신고자가 과태료나 과징금, 벌금 등의 벌과금을 부과받으면 부과액의 20% 범위 내에서 신고자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공익 침해행위에 대한 민간의 감시 기능을 확립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실시해왔다.

민간 불법 감시 강화
국민 건강과 안전 지키기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익신고는 7359건에 달했다. 전년도 1504건에 비해 389%나 증가한 수치다. 2014년에 지급한 공익신고 보상금은 3억9700만 원(657건)에 이르렀다. 신고 유형별로는 ‘국민의 건강’ 분야에 대한 침해행위가 총 52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2억750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쌀 원산지, 생산 연도, 도정 일자 등을 허위로 표시해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도·소매업자를 신고한 사건에 대해서는 두 번째로 많은 136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
공익신고는 민간의 불법 감시를 강화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익신고제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고 이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일례로 보상금 목적 신고자(파파라치)가 영세 상인에게 집중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보상금 지급을 적정화한 것. 1인당 연간 보상금 지급건수는 10건으로 제한하고, 보상금 지급 하한 금액은 10만 원 미만에서 20만 원 초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신고자에 대해서는 신고 접수 단계부터 철저한 비밀 보호와 신분 보장을 통해 신고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감사실 손병희 팀장은 공익신고 활성화를 위해 전동차 내 행선 안내 게시기로 ‘공익신고자 보호제도’를 하루 200회 이상 홍보해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손 팀장은 지난 1월 13일 열린 제3회 ‘국민권익의 날 기념 유공자 포상’ 부패 방지 부문에서 수상했다.
최근 발생한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 아동학대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공익신고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휴대폰에 공익신고 애플리케이션을 받아놓거나 공익신고 상담전화(국번 없이 1398 또는 110)를 이용하면 아동학대를 신속히 신고할 수 있다. 접수된 신고는 아동보호 분야 조사관이 처리하며 결과에 따라 한 건당 최고 6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집중 신고기간은 2월 28일까지다.
더불어 정부는 올 한 해 전방위적 교육·홍보 및 유관기관 네트워크 확대 등으로 공익신고 제도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5년도 공익신고 보상금에 예산 3억8000만 원, 공익신고제도 교육 및 제도 운영에 6800만 원을 편성했다.
그동안 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학교급식법, 해운법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법률도 추가해 향후 신고 대상을 현행 180개에서 28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공익신고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종합민원사무소 '부패공익침해신고센터', 세종시 도움5로 국민권익위원회 '세종종합민원상담센터',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www.acrc.go.kr)에서 가능하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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