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복직하면 둘째 아이를 시어머니께서 봐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복직 2주 전에 시어머니 건강이 악화돼 더 이상 부탁드릴 수가 없었죠. 그렇다고 이제 막 돌 된 아이를 적응 연습도 거치지 않고 어린이집에 보내기는 싫더라고요. 사설 베이비시터를 고용하자니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죠. 다행히 좋은 아이돌보미 선생님을 소개받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제도가 없었다면 복직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경기 하남시에 거주하는 정 모(38) 씨는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지원사업(idolbom.mogef.go.kr)을 이용해 육아 부담을 덜었다. 정부의 주기적인 교육으로 아이돌보미의 건강, 보육 수준이 높은 데다가 육아비가 사설업체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정 씨가 이용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해 아이돌보미가 가정에서 아동을 안전하게 돌봐주는 제도다. 정부는 개별 보육을 선호하는 수요를 충족하고, 일시적인 돌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만들었다.

▷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은 일주일에 사흘씩 재택근무를 하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 이 연구원이 자택에서 업무를 보는 동안 아이돌보미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 다양화
올 787억 원 투자
정부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점점 확대하는 추세다. 우선 지난해 1월부터 매월 120시간 이상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는 종일제 대상자를 늘렸다. 종일제 아이돌봄 지원 대상을 만 12개월 이하에서 만 24개월 이하로 조정한 것이다. 그 결과 종일제 돌봄 실적이 2013년 3693가구에서 2014년 4347가구로, 매월 120시간 미만 아이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간제 이용도 전년 대비 5.7% 증가해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가구가 전년 대비 22% 늘었다. 또한 지난해 3월부터 서비스 이용자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서비스 유형을 종합형(돌봄아동과 관련된 가사 서비스 제공), 보육교사형(보육교사 자격증 있는 아이돌보미의 서비스 제공) 등으로 다양화했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종합형은 408가구, 보육교사형은 31가구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는 787억 원을 들여 맞춤형 아이돌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특히 임신 기간부터 영아 종일제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대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영아 종일제에 아이돌보미를 우선 배치하는 등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다양한 보육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박 대통령은 2013년 6월 1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온종일 아이를 맡길 필요가 있는 분들도 있지만 필요할 때만 맡기기를 원하는 국민도 많으므로 종일 돌봄과 함께 시간제 돌봄 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보육 지원 시스템이 확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각종 어린이집 연도별 개수

시간제 보육 서비스 확대
부모 근로 형태에 부응
이에 따라 정부는 시간제 보육 등 맞춤형 보육 지원을 확충한다. 이는 부모의 다양한 근로 형태에 따른 단기간 보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1월 27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보육도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맡기지 않고 필요할 때만 맡길 수 있는 시간제를 원하는 주부가 많으므로 시간제 보육도 빨리 잘 도입돼 시간에 따라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시간제 보육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언급했다.
시간제 보육 서비스는 생후 6개월부터 36개월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아이사랑보육포털(http://www.childcare.go.kr)에 회원 가입 후 시간제 보육 아동을 등록하고 서비스 이용 하루 전에 신청하면 된다. 서비스 당일 대표전화(1661-9361)로도 가능하다. 만약 서비스 이용자가 맞벌이 가구, 한부모가구, 취업 준비자 등이라면 아동의 주민등록 주소지의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시간제 신청서와 함께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1년 동안 맞벌이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기본형(월 40시간)과 맞벌이형(월 80시간)에 각각 시간당 2000원과 3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초과 이용자는 정부 지원금 없이 시간당 4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즉 맞벌이형으로 월 90시간을 이용하면 월 80시간에 대해서는 시간당 1000원씩 8만 원, 초과분 월 10시간에 대해서는 시간당 4000원씩 4만 원, 총 12만 원을 부담하는 것이다. 서비스 이용자는 동시에 정부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아이행복카드로 결제해야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
시간제 보육 서비스는 시간제 보육교사(경력 3년 이상)가 전담하며 종일제 보육과 별개로 진행된다. 교사 1명당 24개월 미만 아이 3명을 돌볼 수 있고, 서비스 이용자는 거주지나 회사 위치에 관계없이 시간제 보육 지정기관이라면 어디에서든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로 정해져 있어서 전업주부, 조부모가 양육하는 경우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97개 기관에서 3700여 명의 아동에게 1만9149건, 6만6430시간의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 등 맞벌이 지원 확대에 따라 맞벌이형 이용 실적은 5개월여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시간제 보육 성과분석 연구에 따르면 시간제 보육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경력 단절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기존 97개소에서 230개소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예산 75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지방자치단체 대상 수요조사를 지난해 9월 1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진행한 결과 600개소에서 시간제 보육반 개설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2015년도 사업 참여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중 신설되는 기관에서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믿을 수 있는 어린이집 확충
매년 150개소 개설
한편 정부는 어린이집을 보완·확대한다. 부모 만족도가 높은 어린이집을 확충해 일하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2012년 보육 실태조사 결과 여성의 미취업 사유는 자녀 양육 가사 전념 63.2%, 자녀를 맡길 곳 부재 22.2%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확충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여성들이 경력 단절과 육아 부담 없이 마음 놓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을 만큼 정부의 핵심적 보육사업이다.
그 결과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및 공공형 어린이집이 확충되고 있다(표 참고). 매년 신규 국공립 어린이집이 150개소 개설돼 영·유아에게 질 좋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범정부적인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방안이 2013년 6월 발표됨에 따라 직장 어린이집이 증가해 총 5만 명 이상의 영·유아가 직장 보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설치 관련 규제 완화, 설치 의무 사업장 의무이행 제고 등을 통해 직장 어린이집을 늘려온 결과다. 정부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직장 보육 수요를 감안해 중소기업이 밀집된 산업단지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집중 지원했다. 그 결과 2012년 2개소에서 2014년 20개로 늘어난 상태다.
정부는 이 같은 노력을 올해도 지속한다. 1684억 원(국공립 334억 원, 공공형 441억 원, 직장 909억 원)을 투입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확대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매년 150개소를 확충하고(2017년까지 600개소), 공공형 어린이집도 2015년에는 200개소 이상을 추가로 선정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설 매입비를 지원해 설치비 부담 없이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장이 공동으로 설치한 '지방자치단체 협업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 모델'도 병행 추진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출산과 보육을 지원하는 제도를 정비했다. 2013년 2월부터 배우자 출산휴가 일수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늘렸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육아휴직 사용 가능 근로자를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경우에서 만 8세 이하로 확대했다. 전년보다 전체 육아휴직자는 10.4%,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49.2% 증가했다.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인 여성근로자는 하루 2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가족친화인증 기준 개선 및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가족친화인증기업 규모를 확대했다. 2014년 말 기준 가족친화인증기업은 956개로 2013년 말보다 83% 늘었다.
출산·보육 지원
일·가정 양립 캠페인도 진행
일·가정 양립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됐다. 지난해 3월부터 일가(家)양득 캠페인, 지난해 5월부터 매주 수요일에는 가족 사랑의 날 캠페인이 펼쳐졌고, 지난해 6월부터 기업 등 118개 기관의 여성 인재 활용과 양성 평등 실천과제(연차휴가 활용 촉진, 가족 사랑의 날 실천, 유연 근무제 확대 등)를 추진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일·가정 양립 지원을 통한 여성 고용 확대방안도 마련했다.
여성 고용 후속 보완대책을 2014년 10월에 발표하고, 그해 12월 '제2차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 기본계획 2015~2019년'을 수립했다. 한편 온·오프라인 현장 모니터링단 400여 명을 통해 정책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앞으로 자동육아휴직 확산, 공공기관 경영평가 반영, 대체인력 지원금 요건 완화, 초·중·고 교과과정에 일·가정 양립 내용 강화, 고위관리직 대상 일·가정 양립교육 실시 등의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는 총 1조여 원을 투입해 일·가정 양립과 모성 보호를 통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한다. 모성 보호 및 육아 지원 분야에 8000억 원,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지원금 540억 원, 가족친화인증기업 사후관리 강화에 14억5000만 원을 투입한다. 현장 모니터 또한 강화해 일·가정 양립, 보육, 재취업 분야 등 각종 지원제도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결혼과 임신에 따라 경력이 중단되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15~54세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214만 명으로, 기혼여성의 22.4%를 차지한다. 경력이 단절된 이유는 결혼(82만 명), 임신·출산(44만 명), 가족 돌봄(16만 명), 자녀 교육(9만 명) 등으로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결혼과 양육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시간제 보육 서비스 덕에 시간선택제 일자리 얻어"
"아이가 만 3세가 될 때까지는 되도록이면 제 손으로 키우고 싶어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엄마니까요. 그렇다고 맞벌이를 안 할 수는 없죠. 다행히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고민이 해결됐어요. 이제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려고요(웃음)."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이용하는 오하나(31) 씨는 아들 정승원(1) 군을 지난해 10월부터 매일 낮 12시부터 6시까지 서울 강서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 맡긴다. 오 씨는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매일 4시간 동안 상담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오전에 충분한 사랑을 주고 출근하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다.
"맞벌이 하다가 외벌이를 하니까 저축액이 절반으로 줄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지출은 1.5배로 늘고요. 적게 벌고 아껴 쓰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만만치 않았어요. 다행히 친구 소개로 지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소개받아 지난 연말부터 일했어요. 시간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더라면 선뜻 일하겠다고 나서지 못했을 거예요."
오 씨는 출산 전까지 회사를 다녔다. 회사에서는 출산전후휴가로 3개월과 육아휴직 6개월 총 9개월의 휴가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오 씨는 9개월 만에 복직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출산전후휴가 3개월 만에 퇴사했다. 홀로 아이를 돌보는 것도 버거웠다. 활동량이 점점 많아지는 아들은 심심해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곳이 강서구 육아종합지원센터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면 좋겠지만 당장 들어갈 곳이 없었어요. 어린이집은 보통 3월에 입소하는데 중간에 가는 것도 꺼려졌죠. 그런데 여기에서는 선생님 한 분이 24개월 미만 아이 3명을 돌봐주신다고 하니까 집중적인 돌봄이 가능하더라고요. 정부에서 지원하니까 믿음이 가고요. 육아수당을 받으며 이용할 수 있으니 비용 면에서도 부담이 적습니다."
오 씨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육아에 자신감이 붙은 경우. 둘째도 첫째를 키웠을 때처럼 될 수 있는 대로 자신이 주로 양육하면서 시간제 보육 서비스로 보완할 생각이다.
"센터 선생님께서 매번 아기띠로 아이를 안아서 재워주시더라고요. 엄마인 저도 그렇게 하기 어려운데…. 앞으로 서비스 수요자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인 선생님들에 대한 개선도 이뤄지면 좋겠어요. 제 아이를 진심으로 위해주실 때마다 그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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