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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간과 겹치는 공공기관의 기능은 조정된다. 부처별 사업 평가 체계를 개편해 성과가 낮은 재정사업은 없애고 분화된 공공기관의 기능은 축소·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창조경제 활성화, 안전 환경 조성 등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지향적 기능 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6월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 편성부터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든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고 보조금 전수 평가(6월) 등을 통해 불요불급하거나 비효율적인 사업은 퇴출시키거나 예산을 삭감할 방침이다. 이에 사업 수 총량 규제, 보조 사업 수 10% 감축 등을 통해 불필요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 을 과감히 폐지 또는 통폐합하기로 했다. 유사·중복사업 600개는 올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조기에 정비를 완료하기로 했다.
아울러 재정사업 진입부터 퇴출까지 모든 단계에서 촘촘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진입 단계’에서는 유사·중복, 재정 지원 불가피성 등 보조사업 적격성 심사를 강화해 불필요한 사업 진입을 차단한다. ‘집행 단계’에서는 전달 체계 개선, ‘집행 현장 조사제’ 도입 등 집행 관리기능 강화를 통해 낭비 요인을 제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집행률 중심의 현행 집행 점검을 2016년 부처·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현장 조사’로 개편한다. ‘평가 단계’에서는 현행 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해 부적격 사업의 퇴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정·불법 예산 집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도 지속 추진한다.

▷건설 부지를 측정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 정부는 핵심 기능 강화 차원에서 LH의 임대주택 관리 업무를 민간에 개방한다.
내년 예산 편성부터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이를 위해 올 4월 정부 연구개발(R&D) 비리 근절 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하반기 중으로 입찰·계약 분야에 대해서도 불법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보조금 부정 수급을 강력히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6월 중앙·지방·보조사업자에게 공통 적용되는 ‘보조금 통합 관리 지침’을 제정해 집행 절차를 표준화하고, 7월 재정 정보 공개 시스템을 구축해 재정 정보 공개를 확대할 방침이다. 보조사업 집행 현장 점검을 강화해 부정 수급 환수 등의 조치도 확대되며 중복 수혜자 자동 선별, 부정·불법 방지 패턴 검사 기능 등을 탑재한 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은 2015~17년에 구축된다.
또한 그동안 포상 및 보상의 제외 대상인 내부 고발자에 대한 포·보상 제도를 도입하고 공무원의 전문성 제고와 부정·불법을 근절하기 위한 재정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형 연기금, 국민연금, 우체국 예금·보험 등 정부 부문 자산운용체계도 개선한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형 연기금은 운용자산을 연기금 투자풀 등 외부 전문 기관으로 위탁을 확대하고 국민연금, 우체국 예금·보험은 전문성과 투명성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이런 정부의 재정전략을 바탕으로 성과 평가를 통해 불필요한 재정사업을 강력히 구조조정할 수 있도록 재정사업 성과 평가체계가 대폭 개편될 예정이다. 성과가 낮은 재정사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다.

이에 따라 각 부처는 소관 개별사업에 대해 책임지고 평가하고 재정 당국은 다수 부처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심층 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사업 단위에서는 각 부처가 중심이 돼 재정사업을 평가하는 통합 자율평가 제도가 도입된다. 각 부처가 통합 자율평가를 실시하고 재정 당국은 부처를 평가하는 메타평가를 실시한다. 사 업군 단위에서는 다수 부처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재정 당국의 심층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분야·부문 등의 경우 투자 우선순위, 중·장기적 투자 방향 설정을 위해 ‘전략적 분석제도(Strategic Review)’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고용, 교육, 문화, 환경, R&D, 사회간접자본(SOC), 농림, 국방 등 12대 분야가 이에 해당되며 SOC 분야의 부문은 도로, 철도· 도시철도, 해운·항만, 물류, 수자원 등이다. 이런 가운데 분화된 공공기관의 기능이 축소·재편된다. 공공기관 개혁은 필수적인 국정 과제다. 정부는 지난 2년 동안에도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해소’를 목표로 ‘공공기관 정상화’를 추진했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공공기관의 경쟁력과 생산성 제고를 들여다볼 때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열차 출발을 돕고 있는 코레일 직원들. 코레일의 경우 화물과 안전 업무를 강화하는 쪽으로 기능을 재조정하고 있다.
인력 재배치 핵심 업무 강화 공공기관 중복 기능 일원화
정부는 공공부문의 개혁을 위해 지난해 공공부문의 방만 경영을 줄이고, 부채 축소를 위해 1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해 성공적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다음으로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비핵심 사업은 정리하고 핵심 기능 위주로 공공기관의 기능을 재조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한마디로 이번 조치는 공공기관이 생산성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공공기관의 기능 재조정 작업과 관련해 당장 인력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공기업 노동조합의 반발 소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기능 재조정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인력 감축, 인력 구조조정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인력을 재배치해 핵심 기능을 더 강화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설사들이 민간 분양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중대형 시장에 들어가서 경쟁할 이유가 없어졌다.
따라서 LH의 60㎡ 이상 되는 아파트 공급·분양 기능을 폐지하거나 축소해나가려 한다. 이에 따라 파생되는 인력은 임대주택 이나 도시 재생사업,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등의 기능에 재배치해 시너지를 꾀하겠다는 얘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경우에도 홈쇼핑, 주차장 등 비핵심 기능이 적지 않다. 이에 여객이나 화물 기능에 인력을 집중하고 또 안전 기능을 위해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더 강화하는 방안으로 기능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기조에 따라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기능을 국민 생활과 밀접하고 수요가 많은 SOC, 농림·수산, 문화·예술 등 3대 핵심 분야 위주로 재편할 방침이다. 중복 기능을 일원화하는 동시에 민간과 경합하는 영역은 철수하거나 축소하고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게 골자다. 효율적인 공공부문을 민간과 경쟁시켜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SOC 부문에서는 민간 시장이 성숙해 공공기관이 직접 수행할 필요가 없는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해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H는 임대주택 75만 가구의 관리 업무도 민간 업체에 개방한다. 현재 50만 가구는 LH가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25만 가구는 주택관리공단에 관리를 위탁하고 있다. 정부는 입찰 경쟁을 통해 관리비를 낮추는 한편, 매년 주택관리공단에 주는 위탁 수수료 320억 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현재 수준의 공급물량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업분야 공공기관들의 종합적인 조직 진단과 기능점검을 통해 더 생산적이고 효율성 높은 사업 수행 체제로의 이행이 강구되고 있다. 이에 농어촌공사의 농업기반시설 설계, 감리, 저수지 수변 개발사업 등도 민간에 개방한다. 코레일의 렌터카와 국내외 여행, 온라인 쇼핑몰 등은 민간과 중복되거나 경쟁하는 분야인 만큼 민간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레일은 책임사업부제를 도입해 여객, 차량 정비, 물류, 역세권 개발 분야 등을 분리하고 사업별로 책임성을 강화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코레일 기능 조정 방안에는 철도 노선 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코레일과 코레일 자회사인 수서발 KTX, 민간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철도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 겠다는 것이다. 코레일과 함께 한국도로공사 등은 안전관리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정비인증제와 유지·보수 이력 관리 등도 강화한다.
주택관리공단이 담당해온 공공임대주택 관리 분야에 민간 업체가 경쟁 입찰로 참여하게 된다. 이 밖에 연구, 교육, 인력 양성 분야의 유사·중복기능을 일원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과도한 지원 조직과 지사를 축소하고 업무 연관성이 낮은 출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내부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산해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고 민간도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글 · 박길명 (위클리 공감 기자) 201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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