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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극의 메카 서울 종로구 대학로.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관객이나 열정 있는 예술인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대학로는 또한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배고픈 예술인들의 거리이기도 하다. 바로 이곳에서 예술인들을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마련한 '2015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4월 13일 개막한 이 행사는 이름 그대로 예술인들의 일자리 주선을 위해 마련됐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주요 복지사업 가운데 하나인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의 연장선에서 마련된 행사로,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본격적으로 판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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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집단 상상발전소가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무중력 인간’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행사의 취지는 예술인들에게 자신의 본업인 예술 활동과 병행할 수 있는 양질의 부업을 연계하는 것이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예술인들이 창작 활동과 무관한 편의점, 인테리어, 호프집, 전단 배포와 같은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데 따른 것.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예술인의 부업 활동비를 전액 지원하기 때문에 일자리를 지원하는 기업은 비용 부담 없이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이번 행사를 "예술인에게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사업"이라고 표현한다. 올해 행사에 참여하는 기업과 기관은 180여 곳으로, 500여 명의 예술인이 일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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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활동과 병행

양질의 부업 연계

4월 13일 개막식에 참석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힘, 국가의 경쟁력과 창조성의 근원은 모두 문화예술에서 비롯되는데, 정작 문화예술인들의 일상은 불완전한 생활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예술인의 꿈이 먹고사는 문제에 무너지지 않도록 튼튼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예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이번 박람회의 의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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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에게 예술 활동과 병행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주선하는 ‘2015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가 4월 13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다.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에는 약 5000명의 예술인이 찾아 큰 관심을 보였다. 행사장 중앙에 자리 잡은 '서브 잡 테마존'에서는 2015년도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 참여를 원하는 예술인과 이를 유치할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홍보관'에서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역할을 설명하고 예술인들에게 심리·법률 상담을 지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예술 원+원 특별전'에서는 예술인과 기업이 협업해 만든 작품이 전시됐고, 예술인들이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예술인을 위한 이동 사진관', 문화예술 공공기관과 지역 문화재단, 예술인 복지 관련 기관 등의 홍보관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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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를 찾은 예술인들과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은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을 통해 협업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상담했다.

 

이번 박람회장에는 우리동네지역 아동센터, 쓰리지인터내셔널, 동물자유연대, OBS경인TV 등 지역 문화기관, 시민단체, 기업 180여 곳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져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OBS 방송국 관계자는 "박람회를 통해 우리는 예술인들에게 방송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들로부터 우리는 예술적 상상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면서 "방송과 예술이 결합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석한 예술대학 재학생 김 모 양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 내 재능을 살리는 일을 병행하면서 예술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화가라고 소개한 최 모 씨는 "생각한 것보다 행사가 광범위하다"면서 "예술인과 기업의 협업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주 교하도서관 정보봉사팀 전은지 씨

파주 교하도서관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으로부터 2014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 운영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예술인이 도서관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예술인들이 도서관에서 어떤 활동을 펼쳤나.

늦은 저녁 도서관이 문을 닫은 후에 시인, 동화작가, 무용가, 음악가가 모여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문이 닫힌 밤 도서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도서관 이용객들이 적어놓은 책 속의 글귀를 모은 넝쿨 등을 만들었다. 또 '도서관의 주인은 사서다'라는 주제로 직원 50명과 함께 '춤바람 나는 도서관' 퍼포먼스도 했다.

예술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됐나.

도서관 공간을 나누어 아지트로 사용했고, 작품에 드는 재료비를 지원받았다. 예술인들이 도서관에서 워크숍이나 강연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도서관에 예술인들을 소개함으로써 재고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 2015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 주최한 김가진 씨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를 마련하게 된 취지는.

예술인들은 그동안 생계를 위해 본업과 상관없는 부가가치가 낮은 일들을 해왔다. 이번 행사는 예술인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본업과 병행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연계했다. 예술인들에게는 다양한 일자리를, 기업에는 예술인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모범 사례를 꼽는다면.

아모레퍼시픽과 함께한 '초상화 그리기' 프로젝트다. 아모레퍼시픽의 우수사원에게 주는 표창장에 예술인이 그린 초상화를 넣었다. 표창을 받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 덕분에 사내 분위기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그림들을 모아 전시하기도 했다.

올해 첫 정식 행사 반응은 어떤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총 180여 곳으로 지난해 시범사업에 비해 참여 기업과 기관, 중계업체도 늘었다.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 두경아 (객원 기자) 201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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