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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바야흐로 지식재산권의 시대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이 이슈가 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허전략을 어떻게 짜고 또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에 특허는 풀기 어려운 숙제다.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특허 싸움을 벌이는 일이 힘겹다. 특히나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더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뛰면서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난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막상 해외에 나가니 현지 기업이 복제품을 만든다. 적반하장 식으로 역으로 특허소송을 걸어 시장 진입을 막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이런 일을 겪으면 당황하고 겁을 먹는다. “우리같이 작은 기업이 해외 기업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십중팔구는 특허 싸움에서 진다. 울며 겨자 먹기로 상대 기업과 합의하고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해외 진출 자체를 포기한다. 변리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올 하반기 달라지는 제도 중에서 특허로 고통받는 중소기업에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린다.

특허청이 최근 도입한 ‘일괄심사 제도’에 관한 이야기다. 일괄심사 제도란 ‘하나의 제품에 관련된 복수의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특허를 일괄심사로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출원인이 원하는 시점에 맞춰 심사를 처리해 이점이 많다. 2013년 12월 처음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는 특허와 실용신안만 일괄심사를 했다. 올 4월부터는 상표와 디자인으로까지 일괄심사 대상을 확대해 그 효용성이 더욱 커졌다.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신제품 출시 시기와 특허심사 시기를 출원인이 원하는 때로 일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출원인이 신청하고 심사관이 심사하는 일방적 의사결정 구조였다. 바뀐 제도 아래에서는 출원인과 심사관이 협의에 의해 심사기간을 결정하게 된다. 심사관과 출원인이 능동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에 상당히 유리하게 됐다.

기업의 장기적인 특허전략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제품 하나하나마다 수없이 많은 특허가 들어간다. 새로운 제도 아래서 해당 기업은 신제품의 출시 시기에 맞춰 자사가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 시기를 정한다. 여러 지식재산권을 한번에 아우르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특허청이 현장의 고충을 귀기울여 들은 결과물이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당히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에 든든한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글·정병직 특허법인 대아 대표변리사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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