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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무럭무럭 자라는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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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이 보유한 기술의 사업화를 목적으로 대학 산학협력단이 자본금의 50퍼센트 이상을 기술 출자해 설립하는 회사다. 대학은 다른 회사(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해 그 회사를 지배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려대학교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법’에 따라 지난 2009년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 90여 억원, 교내 인재들의 기술과 아이디어,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8개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산학연 협력기능 활성화에 나섰다.

이후 소기의 성과가 이어졌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KU디지털미디어랩·오라픽스·퀀텀바이오솔루션즈 등 이 학교 기술지주회사 4개 자회사는 2012년 서울시의 기술지주회사 사업화 지원사업인 ‘창조전문인력 양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는 등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대외 여건 속에서도 착실히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 지금은 모두 12개 자회사가 활발한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정부 각 부처들이 긴밀한 협업 아래 전국 주요 대학들의 산학연 협력기능 강화에 나선 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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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송승용 실장은 “기술지주회사 특성상 자회사들이 초기 창업을 통해서 성과를 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산업부에서 기술지주회사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 구축사업을 지원하고, 교육부에서는 (기술지주회사의) 인가를 맡고 환경을 조성해 주는 등 각 부처가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기에 우리 대학도 창조경제 구축의 바람직한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대학, 동반성장 선순환 구조 만들어

미래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은 전국의 주요 대학 인재들이 가진 기술과 아이디어를 각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술지주회사를 갖춘 대학교는 고려대만이 아니다.

한국연구재단 산학협력팀 이희경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서울대학교 등 전국 33개 대학에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했고 누적 자회사 수는 175개에 이른다”며 “2009년 무렵부터 산학연 협력기능 활성화에 나서는 한편 2011년부터 적극적으로 각 대학 기술지주회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를 통해 창출한 수익을 대학교육과 연구에 재투자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만큼 당장보다는 수년 후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전망이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과 우수한 창업가 양성 등에 탄력을 받고 있다. 기술지주회사 설립 인가를 받으려는 각 대학 산학협력단은 설립계획서를 포함한 설립인가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면 된다. 교육부는 기술지주회사 설립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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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지주회사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들을 업종별로 보면 첨단제조 32.4퍼센트, 일반제조 28.1퍼센트,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 18.7퍼센트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전국의 일반 벤처기업보다 첨단제조 분야 비중이 컸으며, 에너지·의료·정밀 등 미래 제조업을 이끌 분야에서 28퍼센트로 일반 벤처기업(6.9퍼센트)의 4배를 기록했다.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들의 매출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2012년 기준 53개 자회사의 전체 매출은 321억원으로 전년보다 369퍼센트 증가했다. 2009년 이후 연평균 141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 수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118개 자회사에서 785명을 고용했다. 우수한 청년창업가 양성 외에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송승용 실장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외에도 추가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장점이 발휘되고 있다”며 “모태펀드 투자 등 다양한 투자유치 기회를 마련해 자회사들이 성공적으로 독립할 수 있게 하고, 대학으로서도 가능성 있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냄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이창균 기자 20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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