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 공장에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접수되고 관할 소방서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순식간에 소방차와 구조대원, 화학물질처리반이 현장에 투입됐다. 공중에서는 헬기가 출동해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했다. 유출된 물질은 불화수소(HF)로 밝혀졌다.
자극적 냄새가 있는 기체로 독성이 강하다. 농도가 높을 때는 피부로 인체에 침투해 통증을 일으키고,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간장과 위장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는 물질이다. 한시가 급한 상황.
투입된 요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숨가쁘게 움직였다. 구조대원은 공장직원들을 안전한 경로로 대피시켰다. 화학물질 처리반이 현장에 투입돼 추가 누출을 막았다. 사고확대를 막기 위해 오염원을 제거하고, 대피한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충남에서 6월 24일 진행된 화학물질 사고 대비 종합훈련의 모습이다. 소방방재청이 주관한 이날 훈련에는 서산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금강유역환경청·충청남도·충남소방본부·중앙 119구조본부 등 8개 기관이 참여했다. 유관기관 간에 긴밀한 협업 시스템도 함께 점검했다. 총 247명의 인원과 헬기 1대, 화학차 3대 등 28대의 장비가 동원돼 실제 상황을 방불케하는 현장 상황을 연출했다.
화학물질 유출사고의 위험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87건의 화학물질 유출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2011년 12건, 2012년 9건에서 크게 늘었다. 2012년 경북 구미 불산 유출사고 이후 경각심이 고조돼 기업의 자발적 신고가 늘어서다. 사고는 주로 산업현장에서 발생했다. 화학물질 유출사고는 자주 발생하는 사고는 아니지만 한번 발생하면 피해가 크다. 빠르게 초기대응을 하지 않으면 화재나 폭발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 물질에 따라 당장 사망하거나 부상당하지는 않더라도 시간이 흐른 후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화학물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집 주변의 공장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다루는지, 그 물질이 유출됐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미리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물질 파악이 먼저… 물질별 대응방법 달라
화학물질 유출사고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출된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다. 어떤 물질이냐에 따라서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일어난 화학물질 유출사고의 상당수가 물질 파악에 애를 먹어 사고가 커졌다.
대표적 사고가 2012년 9월 경북 구미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다.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소방관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1만2천명의 주민이 검진을 받았으며 가축 4천여 마리가 피해를 입었다. 불산이라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피해가 더욱 컸다.
2013년 3월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도 마찬가지다. 보강판 용접작업을 하던 중 내부의 폴리에틸렌이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폴리에틸렌이 강한 발화성 물질이라는 사실을 작업자들이 몰랐던 데 원인이 있었다.
올 2월 경기 남양주시 빙그레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역시 암모니아에 대한 대응이 미숙해 화를 키웠다. 빙그레는 누출 후 2시간이 지나도록 올바른 대응을 못했고 결국 폭발로까지 이어졌다.
정부는 늘어나는 화학물질 유출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공장이 밀집한 산업 단지는 물론이고 위험 물질을 다루는 각 대학의 연구실까지 안전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이 시행된다. 특히 규모가 영세해 안전설비투자가 미흡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화학안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880개 기관과 6만3천개 연구실을 대상으로 연구실 안전 교육교재 보급, 전문강사 지원, 대학별 순회교육 등을 실시한다. 한국화학연구원과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든 실‘ 험실안전 실전가이드북’과 동영상을 올 하반기부터 각 대학의 연구실 안전 교육 교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글·박성민 기자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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