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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도서 신·구간, 정가 15% 이내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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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는 2003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출판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간행물을 발간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판매가격을 알리고, 판매자는 가격대로 판매하는 제도다.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유통질서 혼란을 방지하고 저자·중소출판사·지역서점을 보호·육성하며 건강한 출판문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도서정가제의 시행 목적이다. 신·구간 기준인 출간 18개월 미만인 모든 도서(실용서, 초등학교 참고서 제외) 정가의 19퍼센트(가격할인 10퍼센트+간접할인 9퍼센트) 이내에서만 할인이 적용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도서정가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할인율이 선진국(0~15퍼센트)보다 높은 데다 정가제 적용예외가 많다 보니 도입 취지가 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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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간행물의 유통질서 혼란, 저작욕구 및 창작활동 저하, 신간의 발행·판매 감소, 가격거품 형성, 출판사의 경영악화, 지역서점 감소 등으로 출판문화산업 생태계가 붕괴됐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국의 중·소형 서점은 1,600여 곳으로 10년 새 절반이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된 4만6천여 개의 출판사 가운데 실제로 책을 내는 곳은 15.1퍼센트에 불과하다. 도서정가제의 개정 필요성이 대두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3년 1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서점 간 상생협의 6차례, 국회 주관으로 관련 업계·단체 간 할인율 협의 10차례 등 2년여에 걸친 의견수렴 끝에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 도서정가제의 핵심은 4가지로 요약된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실용서와 초등학교 참고서를 제외했지만 개정 도서정가제는 예외 없이 모든 도서로 대상범위를 넓혔다.

적용기간도 현행 도서정가제는 18개월 이내의 간행물(신간)로 제한했지만 개정 도서정가제는 구간(舊刊)까지 포함시켰다. 할인범위는 정가의 10퍼센트(가격할인)+판매가의 9퍼센트(간접할인)에서 정가의 최대 15퍼센트(가격할인+간접할인, 단 가격할인은 10퍼센트 이내로)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적용예외기관도 도서관·사회복지시설(국가·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사회복지시설만으로 범위를 좁혔다.

문체부는 출판업계와의 추가 협의를 통해 ▶중고도서 범위에 기증도서 제외 ▶간행물 판매자 범위에 판매중개자(오픈마켓) 명시 등도 포함했다. 도서정가제 위반 과태료 상향조정(100만원 → 300만원)은 추가 시행령 개정에 포함하기로 했다.

3창작의욕 활성화 등 선진문화국가 토대 마련

정가의 19퍼센트 이내인 할인율이 정가의 15퍼센트로 축소됨에 따라 명목상 가격상승률은 4퍼센트가 됐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이 적용하는 평균 할인율이 16.5퍼센트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상승률은 평균 1.5퍼센트(도서평균가격 1만4,678원 기준으로 약 220원) 수준이다.

또 출간 후 18개월이 지난 간행물의 경우 출판사가 할인 등 가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의 부담이 크다고 하기 어렵다.

명목상 1.5퍼센트의 가격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개정 도서정가제는 ▶도서의 가격거품 제거 ▶작가의 창작의욕 및 창작 활성화 ▶다종의 양서(良書) 출판 활성화 ▶중소출판사 및 지역서점의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건강한 출판문화산업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선진문화국가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안정적이던 초등 참고서는 2007년 도서정가제에서 제외된 이후 가격상승률이 물가지수와 중·고등 참고서의 상승률을 뛰어넘는 부작용을 낳았다. 뿐만 아니라 경쟁적인 염가 할인판매로 가격신뢰도 하락과 함께 유통질서 문란을 초래했다. 같은 참고서인데 초등 학습참고서에만 정가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법 적용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김희범 제1차관은 “개정 도서정가제는 출판·유통 생태계가 착한 가격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합리적인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최경호 기자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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