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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자주 다니는 김정호(가명)씨는 개인의 특성에 맞춘 여행상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 자주했다. 판에 박힌 여행사의 추천 상품에 실망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개성 있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시대가 오면서 맞춤형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본 김씨는 아예 여행사를 창업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어렵고 막막했지만 날씨·교통·지리·숙박·소비패턴 통계 등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활용하게 되면서 일이 쉽게 풀렸다.

보유한 고객 데이터에 공공데이터를 융합해 맞춤형 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입소문을 타고 김씨의 여행사에는 최근 ‘나만의 여행’을 만들어달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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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정(가명)씨는 2년 전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주행은 제법이지만 주차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 마땅한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같은 도로를 네다섯 번 반복해서 도는 건 유씨에게 일상이다.

어쩌다 시내에 약속이라도 있으면 주차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각 지자체가 관리하던 실시간 주차장 정보를 민간에 개방한 이후부터 유씨의 고민은 단번에 해결됐다. 비어 있는 주차 공간과 주차장 위치, 정산 요금, 운영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니 ‘주차 내비게이션’이 따로 없다.

앞으로 이런 국민이 많아진다. 일반 국민의 접근이 제한됐던 공공정보는 민간에 널리 개방되고, 국민은 이 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해 일자리와 신성장동력 창출에 적극 참여한다. 부처별 칸막이를 거둔 정부는 운영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관의 협치는 더욱 활발해지고, 소통의 결과물은 국정에 새로 반영된다. 국정 운영의 무게추가 정부에서 국민으로 이동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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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정부3.0, 풍요로운 삶의 출발점 될 것”

박근혜정부가 그린 국정 운영의 미래다. 개방형 행정개혁 프로젝트 ‘정부3.0’의 윤곽이 드러났다. 정부는 6월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3.0 비전 선포식’을 갖고 핵심 국정과제인 ‘정부3.0 추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6박근혜 대통령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부3.0은 정보 공개의 차원을 넘어 정부의 운영방식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꾸는 전면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정부3.0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저출산·고령화,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지금 정부가 모든 정보를 폐쇄적,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어렵다”며 “국민을 중심에 두고 개방과 공유의 정부 운영을 펼쳐나갈 때 깨끗하고 효율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고, 그래야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동력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본계획에는 ‘일자리·신성장동력 창출’과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라는 두 가지 목표와 3대 전략, 10대 중점 추진과제가 담겼다. 국민과 정부, 부처와 부처, 민과 관 사이의 벽을 허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공공데이터를 개방한다는 게 골자다.

우선 정부는 이제껏 청구가 있을 때만 공개하던 공공정보의 사전 공개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31만 건 수준이던 공개 정보는 향후 연간 1억 건까지 늘어난다. 대상기관 역시 정부와 정부투자기관에서 각종 위원회와 출자·출연·보조기관 등으로 확대된다. 생산하는 즉시 원문까지 공개하기로 한 것도 큰 변화다. 지금까지는 목록만 공개하고 청구가 있을 때만 원문을 공개해왔다.

식품·위생, 치안 등 국민생활에 영향이 큰 정보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관한 정보, 예산집행내용 등 행정감시를 위해 필요한 정보가 주요 대상이다. 현재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어린이집 관련 정보가 대표적이다. 보육교사 수, 특별활동비, 급식 현황, 위반 처분내용 등 학부모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제대로 된 어린이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하천이나 도로 등 대형 토목공사와 지역 축제의 원가정보, 공사발주 세부내역 및 계약에 관한 전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의 부채현황, 공기업의 경영실태와 업무추진비 등도 공개 대상이다.

 

공공데이터 개방으로 일자리 15만개·경제효과 24조

공공데이터 역시 대폭 개방한다. 공공데이터의 개방은 박 대통령이 그동안 창조경제를 키우는 밑거름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부분이다. 창조경제는 국민들 사이에 아이디어가 넘치고, 그 아이디어가 산업 곳곳에서 경제의 활력소로 선순환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3민간이 적극적으로 공공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창조적 산업 생태계를 키울 수 있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2009년 당시 고교생이던 유주완씨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서울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시의 교통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이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개발된 2,500여 종의 실시간 교통정보 활용 애플리케이션의 산파 역할을 했다. SK텔레콤과 네이버 등 민간 기업의 교통정보 서비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우선 민간의 수요가 많은 기상·교통·지리·복지·국가재정 등의 공공데이터를 전수 조사해 ‘개방 5개년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6월 현재 2,260종 정도인 공공데이터 개방 건수는 2017년 6,150종으로 확대된다. 창구는 공공데이터 포털(data.go.kr)로 일원화해 국민들이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개방에 따라 약 15만개의 새로운 일자리와 24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이나 저작권 문제 등이 우려되는 정보는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다.

민관협치(民官協治)를 강화해 온라인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정부의 계획과 의도에 국민이 따르던 과거와 달리 국정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우선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주요 국정과제는 국민신문고사이트(epeople.go.kr)의 온라인 정책토론에 부치기로 했다. 두번째로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만들 때 국민과 전문가, 관계 공무원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온라인 참여 플랫폼(가칭 ‘아이디어 마당’)을 만들기로 했다.

이곳에서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열고, 투표 절차를 거쳐 의견을 모은 뒤 공동 보고서를 내는 방식이다. 국민의 목소리와 함께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 지성’을 국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국민 중심의 서비스정부를 만드는 것도 정부3.0의 중요한 목표다. 먼저 정부 부처 간 칸막이부터 해소한다. 140개 국정과제와 170개 협업과제 중 부처간에 시스템 연계나 통합이 필요한 경우 전자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우선 지원한다.

인사 교류를 대폭 확대해 협업 문화를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위해 중앙과 지역 공무원 간의 인사 교류를 크게 늘린다. 또 매년 전 부처 정원의 1퍼센트를 통합 정원으로 지정해 국정·협업과제에 우선 배정한다는 내용의 ‘범정부 통합정원제’도 운영한다.

맞춤형 민원·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빅데이터 활용 방안도 나왔다. 빅테이터는 사람들이 네트워크 도처에 남긴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말한다. 우선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책 결정에 활용하기 위해 ‘국가미래전략센터’를 설립한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활용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각 부처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2017년까지 경제, 교통안전, 재난·재해 등 6개 분야 21개 시범사업을 선정해 추진한다.

서비스의 질도 높인다. 우선 일상에 필요한 각종 생활 민원서비스를 재정비해 편리한 이용을 돕기로 했다. 각 부처별로 흩어진 정보 시스템을 통합해 단 한 번만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여러 민원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출생·입학·이사·병역·복지·사망 등 생애주기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특히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5한번 등록으로 개인 민원 한꺼번에 맞춤형 처리

현 제도에서는 장애인의 민원처리가 상당히 복잡하다. 등록은 읍·면·동 주민센터에, 전화나 인터넷 요금 감면신청은 각 통신사에, 컴퓨터 및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등은 시·도청에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읍·면·동 주민센터에 등록만 하면 나머지 서비스는 별도의 신청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안전행정부의 스마트 안전귀가 서비스, 외교부의 해외 안전여행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계획이 나왔으니 남은 건 실천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정부3.0은 국민의 편리함과 행복을 목표로 국민 눈높이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라며 “중앙과 지방이 힘을 합쳐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도록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3.0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부는 안행부 장관이 주관하는 정부3.0 추진회의와 실무회의를 신설하고 민간자문단을 구성해 국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공공데이터 개방부분은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를 신설해 적극적인 개방을 유도할 방침이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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