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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 기술 다지며 시장개척 기회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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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5년 4월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및 특별상, 2008년 5월 제43회 발명의 날 대통령상, 2009년 10월 여성기업인상, 11월 장영실 산업기술대상, 독일 구텐베르크 발명전 은상, 2010년 12월 제품안전경영대상, 2011년 6월 AT&D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모두 한 중소기업이 받은 상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일본·캐나다 등 26개국에 공기청정기를 수출하는 에어비타가 주인공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강소기업을 일궜으니 대단한 이력이 있을 것 같지만 에어비타를 이끌고 있는 이길순(49) 대표는 사실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 소박하게 집안 살림을 챙기던 그에게 작은 사건이 있었다.

“반지하에 사는 친구 집에 갔다가 감기를 달고 사는 친구의 아이를 봤어요.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러던 중 일본에 사는 언니 집에 갔는데 방마다 놓여 있는 공기청정기를 보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싸지 않으면서, 작고 가벼운 공기청정기가 있으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구나.’”

1990년대 후반의 일이다. 당시 우리나라에도 공기청정기는 있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고 크기도 컸다.

웬만한 집에서는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생각을 정리한 후 가족들에게 사업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가족 어느 누구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가 실제로 사업을 시작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 그 당시 이야기를 해요. 남편이나 아이들 모두 제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의 무관심에 오기가 생겼죠.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초소형 공기청정기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디자인 콘셉트를 잡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를 찾던 중 지인의 소개로 일본에서 공기청정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기술자를 만났다. 2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고, 마침내 제품이 완성됐다. 가로 17센티미터, 세로 4.8센티미터, 높이 9센티미터의 초소형 공기청정기 ‘카비타 T3’였다. 무게는 152그램에 불과했다.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어요. 마치 자식을 하나 더 얻은 기분이랄까요? 제가 이런 말하면 우리 아이들이 싫어하긴 하지만, 제겐 또 하나의 자식이나 마찬가지예요. 우리 집 막내죠.(웃음)”

 

가족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사업 시작

주부의 입장에서 꼼꼼히 따져가며 제품 테스트를 마쳤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제품을 들고 다니는 곳마다 퇴짜의 연속이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당시만 해도 공기청정기는 크기가 커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어요. 자연히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죠. ‘이렇게 작은 공기청정기로 공기를 깨끗이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자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결국 포기해야 하나, 극단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그때 벽에 걸린 세계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세계지도를 보면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됐어요. 분명 세계 어딘가에는 우리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있을 테니 내가 먼저 찾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첫 번째 정복지는 제조업 부문 세계 1위를 다투는 일본과 독일이었다. 웬만한 대기업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꼼꼼함을 자랑하는 나라였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 홈쇼핑에 진출하면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도요타자동차에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납품하게 됐다. 2005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독일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후 세계 곳곳에 수출길을 열었지만 미국 시장은 일본, 독일과는 또 달랐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시장 개척은 요원했다. 또 한 번의 시련도 겹쳤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미국 시장 진출을 도와주겠다며 돈을 받고는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 순진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네요. 아주 많이 비싼 제대로 된 과외 수업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차분히 사업을 이어가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중소기업청에서 미국 B2C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시장개척단을 모집했는데 에어비타가 그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에어비타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의 척도로 불리는 월마트 등 대형 마트 입점에 성공했다.

그의 노력은 제품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AICI(복합 이온화)와 IODT(이온 최적화 진단)는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은 에어비타만의 기술이다.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다 보니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이 단 세 가지뿐이다. 하지만 그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기술력과 품질에서 글로벌 기업과 상대할 수 있을 만큼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술력이 아니다.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사실 에어비타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사랑’일 거예요. 가족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공기청정기에 담으려고 애썼으니까요. ‘공기 비타민’이라는 그 이름처럼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영양제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중소기업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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