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놀라운 성취를 통해 우리가 가진 역량을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선진국을 따라가던 ‘추격형’ 발전모델에서 우리 스스로 앞장서는 ‘선도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교육 역시 그러한 사고의 전환을 바탕으로 하여 선도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 객원연구위원을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실에서 만났다. 한국교육개발원장, 경인여대 총장을 역임한 곽 위원은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간사위원을 맡아 박근혜정부의 교육 관련 국정과제 작성에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지정학적 한계를 안고 있는 우리의 생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내는 아이디어, 우리가 만든 제도와 제품이 초일류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존역량을 키우기 위해 선도형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선도형 교육의 핵심이 바로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행복교육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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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행복교육이 왜 중요합니까?
“교육이란 게 사람을 길러내는 일입니다. 교육적으로 가치있는 인간상은 정권이 바뀌어도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교육 저변에 있는 교육이념이 해방 직후부터 하나의 국민적 합의 기조로 삼고 있는 ‘홍익인간’입니다. 홍익인간을 기본이념으로 하여 우리 교육은 해방 직후에는 자주적 인간, 이후에는 건국 초기 도입한 민주교육을 바탕으로 산업계의 기술 인력을 기르는 데 애써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산업화에 성공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나라가 됐고, 남부럽지 않을 만큼 민주화를 달성했습니다. 이제 선도형으로 우리의 행보를 전환하자면 정답만 줄줄 읽는 인간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인간이 필요합니다.”
행복교육은 이전의 창의교육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행복교육이 기존의 창의교육과 차별화된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온 창의교육이 보다 구체화된 교육정책, 아이디어를 펼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상(理想)으로 삼아온 목표를 더 구체화시키고 성취 가능하게 어젠다를 바꿔놓은 것입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을 꼽는다면?
“교육정책들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지만, 크게 ‘학교교육정상화’ ‘교육복지의 획기적 확충’ ‘능력중심사회’의 3가지로 압축됩니다. 학교교육 정상화와 관련해 대표적 과제들을 뽑자면 인성교육·학교체육을 강조하고 중학교자유학기제와 맞춤형 진로교육을 강화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학교교육의 정상화와 관련된 노력들은 통상적 정책수단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제안했습니다. 선행학습을 억제해 학교수업을 적극 보호하고 교사들이 긍지와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헌신하게 하는 것이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교육복지의 획기적 확충은 반값등록금·고교무상교육·무상보육확대 등 부모들의 자녀 학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들입니다. 능력중심사회 관련해서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능력만 있으면 취업하여, 생업을 꾸릴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직무역량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계획들입니다.”
‘중학교자유학기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궁금증이 많습니다.
“중학교자유학기제는 창의인성 교육, 선도형 교육으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방법으로, 학교 교육방법에 대한 대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자유’란 용어에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학생으로 길러내야 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자유인은 자기 정체성이 확실하고, 자기가 어떻게 살고 무엇을 선택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입니다. 자유를 누리자면 자신의 결정에 상응하는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바로 ‘허리 부분’에 위치한 중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것을 체득하도록 도입한 제도가 중학교자유학기제입니다. 교과지식이라는 것은 학생들이 머리에 넣지 않아도 컴퓨터에 다 있지만, 실험하고 토론하고 약자에게 공감하는 것은 몸으로 체득하는 것입니다. 책상머리에 앉아 하는 공부보다 몇 배 소중한 경험을 교육에서 길러야 자기 삶에 대한 비전과 꿈이 생기는 것입니다.”
창조경제를 위한 융합교육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야에서 융합이나 접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학과 과학, 기술의 결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화 한 편도 나오기 어렵습니다. 최첨단 스마트폰에는 인문지식은 물론 각종 과학기술이 융합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아이디어들을 껴안지 않으면 세상과 통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앞으로 경제·생산과 연결된 분야에서는 전공분야 간 통합과 융합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봅니다. 그러한 통합·융합을 위해서는 개방적 마음가짐을 기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개방된 사회여야만 빠른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개방 사회는 모든 아이디어가 경쟁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미래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문화융성과 관련해 교육 분야에 요청되는 것이 있다면.
“우리 교육과정 속에 문학·예술·체육 등 문화요소들이 있으며, 또 최근에는 뉴미디어와 관련돼 교육과 문화가 상호보완하는 관계가 되고 있습니다. 즉, 문화가 교육의 대상이 되면서 교육 또한 문화를 통해 역량이 세련되어지는 관계입니다. 본질적으로 교육은 문화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 관련 부처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교육은 국민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작은 정책이라도 단시간에 성과를 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을 두고 이해당사자들을 포함해 국민 전반에 폭넓은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하고, 한번 추진한 정책은 꾸준히 시행해 반드시 목표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를 위해 정책 당사자는 물론 국민 모두 이해하고 협력해주면 좋겠습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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