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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 빗장 풀자 지역경제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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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암남동에 위치한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1층 로비에 들어서니 건너편 창밖으로 보이는 시원한 바다풍경이 눈부시다. 지난 7월 29일 오후 이곳 국제진료센터에서는 러시아인 안드레이 바니코프(44) 씨가 상담을 하고 있었다.

선원인 바니코프 씨는 “지난주 부산항에 들어와 병원에 갔더니 담석증이라고 해 수술을 받기 위해 더 큰 병원인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의 표정으로 보아 통증을 참고 있음이 역력했다. 고신대 복음병원 의료진은 수술보다 초음파담석파괴 치료법을 권했다.

고신대 복음병원의 박창효 홍보팀장은 “우리 병원을 찾은 러시아 환자는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퍼센트가량 증가했다”며 “올해 초 발효된 한국과 러시아 간 비자면제협정에 힘입은 데다 접근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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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 복음병원은 러시아인 등 외국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초량동에서 가장 가까운 상급종합병원이자 부산항, 김해공항, 감청항 크루즈터미널에서도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이다.

한·러시아 비자면제협정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갖고 합의한 사항. 올해 1월 1일부터 60일 이내로 양국을 방문하는 상대국 국민들의 비자를 면제해 주면서 부산지역의 러시아 의료관광객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부산항과 김해공항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국민은 5,8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82명)에 비해 34퍼센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의료관광객도 급증해 부산대병원은 약 95퍼센트, 동아대병원도 70퍼센트가량 러시아 환자가 늘었다.

부산지역 의료관광전문가협의회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1명당 평균 진료비가 168만원인 데 비해 러시아 환자들의 경우 평균 365만원을 지출, 러시아 환자 유치에 따른 수익도 크다. 고신대 복음병원은 러시아 환자 유치를 위해 러시아어 통역사 1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러시아인들이 많이 찾는 류머티즘·알레르기 전문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음식도 한식 대신 러시아식·중국식 등 외국인 환자를 위한 병원식도 주문받고 있다.

부산 의료관광 중심지로 부상한 서구

고신대 복음병원이 위치한 부산 서구는 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까지 부산지역 상급종합병원 4개 중 3개가 위치한 부산의 의료관광 중심지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진료비가 높은 외국인 중증질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3년간 부산 서구가 부산지역 의료관광의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뿐 아니라 국제시장, 자갈치, 영도 태종대, 크루즈터미널, 을숙도생태공원과 거가대교로 이어진 거제도, 남해안 관광벨트와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3서구가 의료와 관광을 연계한 최적지라는 판단 아래 부산시는 지난 3월 고신대병원·동아대병원·부산대병원 등 3개 대학병원과 강동병원·부산위생병원 등 2개 전문병원, 그리고 자갈치조합·국제시장번영회·송도번영회 등이 참여하는 ‘서부산의료관광클러스터’를 출범시켰다.

부산시는 ‘2020년 아시아 3대 의료관광도시 진입’을 목표로 2013년 8개 언어권 300여 명의 외국인 환자 통역 자원봉사자를 선발한 데 이어 올해는 전 세계 언어권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인력풀을 운영하며 지역 의료관광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곧 상급종합병원의 외국인 입원환자 병실 숫자를 제한하는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선되면 외국인 의료관광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외국인 입원환자 병상비율을 5퍼센트로 제한하고 있으나, 보건복지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6~7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를 마쳤으며 외국인 환자가 입원한 1인 병실은 병상비율 5퍼센트 제한에서 제외함으로써 고신대 복음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들의 외국인 환자 유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번 규제개선은 특히 규모가 작고 내국인 환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영할 만합니다.” 이렇게 말한 박찬효 팀장은 “의료관광 관련 규제는 전보다 많이 줄어든 편”이라며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규제와 관련 인력 양성 등에 눈을 돌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로 인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몽골이나 동남아국가 환자들의 경우 불법 체류문제에 대한 우려로 현지의 한국 영사관에 일정금액을 유치하거나 특정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야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입국이 번거로운 한국 대신 태국이나 인도, 싱가포르 등지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또 “최근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자격증이 신설됐으나 실제 병원이 요구하는 것은 언어능력뿐 아니라 해외마케팅 능력”이라며 “지금의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자격증 제도로는 마케팅이나 홍보를 맡기에 충분치 못함에 따라 현지인을 선호해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과 사진·박경아 기자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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