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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모성보호 제도 덕분에 이제 아이들도 좋아해요.” 여덟 살, 세 살 자녀를 둔 해군사관학교 생도대 인사행정과장 전혜현(33) 소령은 그동안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다.

아이를 돌보는 시설이 부족한 데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손도 많이 갔기 때문이다. 특히 훈련이나 당직근무가 있는 날에는 칭얼대는 아이들을 겨우 떼놓고 오느라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보통의 남성 군인들과 똑같이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어느 여군도 쉽게 모성보호 제도를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과 가정 둘 다 확실히 지킬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1일 국방부가 발표한 제2차 군인복지기본계획으로 아이를 돌보는 데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혜택은 탄력근무제 의무화로 아침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소령은 평소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 늦은 9시 30분까지 근무시간을 늦출 수 있다. 이제는 둘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할 수 있게 됐다.

전 소령은 “앞으로 저와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여군들이 부담없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군내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어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해군본부 정훈공보과 최종일 소령은 “제도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군인 모두가 당연히 누릴 수 있는 문화로 정착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군들이 국방의 의무뿐 아니라 ‘엄마 노릇’도 톡톡히 할 수 있는 제도가 속속 마련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양성평등TF팀을 구성해 모성보호제도 활성화, 취약지역 진료 강화, 모성보호 건강교육 등 ‘취약지역 여성 모성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어린이집이 확대된다. 이제까지 철원, 양구, 연천군 등 전방지역은 군부대가 몰려 있는 지역이라 보육의 사각지대로 불려왔다. 의무적으로 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한 기준이 ‘관사 100세대 이상 보유 부대’에 한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방부대의 경우 보육 어린이가 15명 이상만 되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현재 전국 41개소에 불과한 어린이집을 2017년까지 219개소 이상으로 확대한다.

국방부 복지정책과 지경식 과장(공군 대령)은 “1월 경기도 파주에 80평방미터 규모(15명 정원) 어린이집이 설치됐고 올해 9곳 추가 설치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이 설치되지 않은 부대에는 ‘공동육아나눔터’를 설치해 아이돌봄 공동체를 조성한다. 군인 부모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를 봐 줄 수 있는 시설을 별도로 마련한 것이다.

특히 해군은 어린이집 확대(7개소에서 12개소로 확충)에 이어 어린이집을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여군이 당직근무나 비상소집, 훈련이 있을 때를 고려한 것이다. 최종일 소령은 “아이들 엄마가 비상소집 등 갑자기 부대에서 호출받을 때 밤에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없어 불편했다”며 “어린이집 운영시간을 향후 점진적으로 더 연장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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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군은 산부인과 가까운 근무지로 전출

국방부는 지난해 2월 강원도 최전방에서 근무하던 여군이 임신 중 과로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임신 여군을 위한 지원 대책을 대폭 강화했다. 임신한 여군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에서 차량으로 3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근무지가 변경되며 담당 지휘관의 중점 관리를 받게 된다.

현재 군의관 2천명 가운데 5명에 불과한 산부인과 전문의 군의관도 8개의 전방병원에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현재 대한민국 여군 8,300여 명 중 임신한 여군은 300여 명 수준이다. 전국 16개 국군병원 가운데 산부인과가 있는 병원은 5곳뿐이다.

또한 셋째 아이까지 육아휴직을 하더라도 전체 휴직기간을 근무일로 인정한다. 여군의 진급에 필요한 최저복무 기간도 충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군 모성보호 제도 강화에 미혼의 여군들도 반기고 있다. 해군 천지함 통신관 윤예린(24) 중위는 “평소에 결혼과 육아 문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제도가 만들어져 기쁘다”며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가 되면 모두에게 당연한 제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박지현 기자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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