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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고 없애고… ‘성장 날개’ 달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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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에서 상·하수도관을 제조하는 대경산업. 대표 임성문(67)씨는 15년째 회사를 운영하면서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때 품질과 안정성 등을 검사하는 인증제도에 불만이 많다. 제조업 특성상 필요한 인증을 받아야만 생산·판매가 가능할 때가 많은데, 불필요한 인증이나 내용이 비슷한 중복 검사가 많아 시간은 물론 비용적으로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검사·인증제도만 100개가 훨씬 넘는다고 해요. 문제는 이런 절차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 같은 다품종소량 중소기업들은 상당히 불리하죠. 인증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검사·인증제도는 185개에 이른다. 그중 법적 인증이 112개, 민간 인증이 73개이다. 한 기업당 평균 보유 인증 수는 15개에 달한다. 이에 대한 관리 비용만 해도 한 해 많게는 7천만원까지 든다.

민관을 통틀어 인증기관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가령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는 산업별로 저마다의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 대표는 2011년 중소기업 옴부즈만실에 이 문제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무분별한 인증제도의 운영을 줄이고, 중복된 검사를 하나로 통일해 중소기업인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을 제안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임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인증제도의 문제점을 일부 개선했다. 먼저 폴리에틸렌 수도관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우 제품심사를 할 때 적용하던 위생안전기준 인증(환경부)과 KS(기술표준원, 기표원), 우수 단체표준(플라스틱 공업조합) 간 중복을 없앴다.

더불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1962년 도입된 KS인증제도를 50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 기표원은 현재 진행 중인 KC와 KS인증 간 중복을 없앴다. 두 인증 간 시험항목이 일치하는 84개 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는 KC인증만 따면 KS인증까지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임 대표는 “앞으로도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귀 기울여 듣고 환경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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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하도급 거래 양성화로 권익 보호 나서

임 대표 바람처럼 올해부터 중소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가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정부부처는 그간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문제들에 대한 보완책을 준비하고, 올해 중 이를 실현하기로 했다.

3먼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산업디자인 전문회사의 등록요건을 완화한다. 현재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등록하려면 매출액 2억원 이상, 디자인 전문인력 3인 이상(종합디자인회사는 6억원, 9인)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디자인 회사의 경우 대부분이 5인 미만 기업으로 영세한 편이어서 이 자격 요건을 갖추기 힘든 실정이다. 산업부는 오는 12월 산업디자인진흥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설립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디자인업체들의 육성에 힘쓰기로 했다.

5중소기업청(중기청)은 창업투자회사의 투자의무 인정범위를 확대한다. 그동안 창업투자회사들의 투자의무(자본금의 40퍼센트) 대상은 신규 발행 주식으로 제한돼 있었다. 그렇다 보니 창업투자회사들의 엔젤투자(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 비중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2000년 5,439억원이었던 엔젤투자 규모는 2011년 29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중기청은 올해부터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을 개정해 투자의무 인정범위를 엔젤투자 주식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창업투자회사들로부터 엔젤투자를 이끌어내 투자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불공정 거래로 그동안 적정 대가를 받지 못했던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사정도 나아질 전망이다. 국토부가 오는 12월 이들 기업을 관리하고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한다. 하도급제도를 양성화해 관련업체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백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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