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47개국과 9개의 FTA를 발효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인도와 같은 주요 국가 또는 지역과 모두 FTA를 발효시킨 유일한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 파트너와의 교역 비중은 40퍼센트에 못 미치는데, 이는 우리 교역의 20퍼센트 이상 차지하는 중국이 누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1월 10일 우리의 최대 교역국 중국과의 FTA가 마침내 일단락되었다.
FTA는 상품분야뿐 아니라 투자, 서비스, 지식재산권, 경쟁 등 다양한 분야의 자유화를 목표로 하지만 협상 타결 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분야는 상품의 개방 수준과 품목별 관세철폐 스케줄이다. 그런데 당초 1단계 모델리티 협상에서 이미 품목 수 기준 90퍼센트, 수입액 기준 85퍼센트의 목표 개방 수준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협상 타결 후 실제로 어떤 품목이 개방됐고 어떤 품목이 양허에서 제외되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살짝 뚜껑을 열어본 결과 중국과의 협상에서 주로 방어했던 농림수산물은 우리가 체결한 FTA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방했으며 양념채소류, 과실류 등 민감성이 큰 품목들은 모두 양허에서 제외됐다. 특히 쌀은 협상대상 품목에서 제외됐다. 협상 개시부터 한·중 FTA에 따른 우리 농수산물의 피해를 크게 우려했던지라 어느 정도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는 결과라 하겠다.
시장선점 효과·비관세장벽 해소 창구 마련도 도움
그렇다면 FTA라는 공수(攻守) 경기에서 수비는 잘했는데 공격은 어떠했는가? 물론 FTA 협상은 운동경기와는 달리 어느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점수를 따낼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가 수비에 전력투구할수록 공격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의 공산품 시장개방에 기대가 많았던 우리 업계로서는 중국 측의 공산품 양허 결과에 아쉬움이 남는 듯하다.
전체적인 차원의 경제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개별 기업들의 측면에서는 한·중 FTA가 무한한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우리의 대중 수출에서 순수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5퍼센트 전후라 중국의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가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개별 소비재기업 측면에서는 13억 인구 규모의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단, 중국에 비해 고비용으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소비재가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품질이 우수하고 중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47개국과의 FTA를 통해 실제로 시장 선점의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에 머지않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등극할 중국 시장 선점효과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협상 결과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었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이다. 중국과의 교역에서 우리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바로 각종 비관세 장벽이다. 한·중 FTA에 시험·인증과 관련된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관세조치 관련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중개(mediation) 절차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한·중 FTA가 비관세 장벽을 모두 해소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지만, 양국의 무역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공식적인 대화창구가 마련된 것만으로도 우리 업계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FTA 실질적 타결로 EU,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과 FTA가 완성되었다. 다소 아쉬움은 남지만 양국의 균형적 이익에 따라 협상이 타결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협상 결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과의 FTA는 한국 FTA 역사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롭게 역사를 써내려갈 출발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 2014.11.17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