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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병원 못 가는 쪽방촌 주민에 보험료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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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여러 개 작은 크기로 나눠 한두 사람만 겨우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집을 ‘쪽방’이라 부른다. 3입방미터 넓이 쪽방에 들어가면 몸만 겨우 누울 수 있다. 창문조차 없는 쪽방은 마치 창고처럼 어두컴컴하다. 음식을 만들어 먹을 공간이 없는 것은 물론 제대로 씻을 곳도 없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쪽방 주민들은 냉난방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열악한 주거 환경이 주민 건강까지 위협한다. 그래서 노령의 쪽방촌 주민들은 자주 아프다. 하지만 병원에 선뜻 가볼 수 없다.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쪽방촌은 한국 복지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드러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했다. 박 대통령은 좁은 쪽방에 들어가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새해에는 더욱 편해지도록 저희가 많이 노력하겠다”면서 “4대 중증질환에 대해 국가가 100퍼센트 부담해 병원비 때문에 걱정하지 않도록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도 3월 19일 창신동 쪽방촌을 찾았다.

쪽방 주민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진영 장관은 사회복지시설인 창신동 쪽방상담소를 들러 “지난겨울 쪽방 주민들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난방비 지원정책을 시행하는 데 상담소 직원분들이 많은 고생을 해주었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서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일하는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항상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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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 자활근로사업 늘려달라 독려

진영 장관이 찾은 창신동 쪽방촌 주민은 모두 326명이다. 이 중 114명(34.9퍼센트)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다. 비수급자 중 많은 주민들도 적거나 일정하지 않은 수입 때문에 건강보험료를 체납중이다. 이들에게는 보험료 자체가 큰 부담이다. 주민들은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길 바라고 있다. 건강보험을 회복해 병원 이용이라도 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4보건복지부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을 통해 쪽방 주민들에게 건강보험료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전국 쪽방 주민으로 파악되는 5,891명 중 기초생활보장수급자 2,817명을 제외한 3,074명이 대상이다. 현재 건강보험료 지원을 받는 가구는 전국 21만여 저소득·취약계층 세대다. 정부는 총 142억원의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생활이 극히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세대, 55세 이상 여성 단독 세대에 대해 10~30퍼센트 보험료를 경감시켜주고 있다. 또 소득과 재산이 없는 경우는 최소보험료인 3,450원만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보험료 지원 방안을 쪽방 주민들에게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쪽방 주민은 일용직 근로자가 대부분이어서 가난이 대물림되기 쉽다. 어떻게든 일을 해서 취약한 경제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회사 근무 경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 조직생활이 필요한 일자리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상담소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줘도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기 일쑤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난 쪽방 주민들은 쪽방 월세와 보험료를 내기 위해서라도 공공근로 일자리 등 단순하지만 지속적인 일자리를 원했다.

보건복지부는 가능한 한 지자체를 독려해 쪽방촌 저소득층에게 자활근로사업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활근로사업 확대에 따른 추가예산 지원 계획도 수립 중이다.

글·박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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