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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정보 곳간’에서 창업아이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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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미국에서 집을 사거나 빌리려면 반드시 들어가봐야 할 사이트가 있다. 바로 질로닷컴(Zillow.com)이다.

부동산 정보를 인터넷에 개방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 기업이다. 미국 정부와 언론이 이 회사의 통계를 활용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만 설립된 지 7년밖에 안된 신생 회사다.

하지만 질로닷컴은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가격·크기·형태와 같은 단순한 부동산 정보뿐만 아니라 그 집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주변 정보를 원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그래서 정부에서 관리하는 지역GIS(지리정보시스템), 인구통계정보, 학군정보 등을 제공받아 부동산 정보와 융합했다.

구매자가 원하는 모든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자 질로닷컴 방문자는 몇 년 새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11년 질로닷컴은 6천만 달러(약 6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금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Open Government Initiative’를 마련하고, 공공데이터 전면 개방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민 참여와 민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게 목표다.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각 기관별로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Data.gov’라는 공공데이터 개방 포털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더욱 많은 정부 데이터를 좀 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일반 대중에 공급함으로써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근간을 제공하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콘퍼런스에 참석한 스티븐 반로에클 미 연방통신위원회 CIO의 말이다. 개방형 정부로 향하는 미국의 의지를 정확히 읽을 수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곧 정부 데이터에 기반해 기업이 설립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미국인의 삶에 막대한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로에클 CIO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든 것이 바로 질로닷컴이다. 그는 “앞으로 의료나 에너지 비즈니스 등 더욱 많은 산업에서 정부 데이터를 활용한 창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기상·교통·공공시설 등에 관한 공공데이터를 제공하고, 민간기업이나 국민은 이를 창조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개방과 참여, 공유를 바탕으로 한 정부 운영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1년부터 글로벌 차원에서 국민의 국정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열린정부 파트너십(OGP : Open Government Partnership)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①재정정보의 투명성 ②공공정보의 접근성 ③고위공무원의 자산 공개 ④국민참여 보장이 핵심요소다.

유럽연합(EU)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1년 12월 경제성장 및 사회현안 해결, 과학기술 선도,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 향상 등을 목적으로 EU기구와 27개 회원국 공공기관의 모든 공공데이터의 온라인 개방을 의무화한 ‘Open Data Strategy’를 수립해 발표했다. 또 역내 각국의 공공기관이 생산한 공공정보를 의무적으로 재사용하도록 하는 ‘공공정보 재사용에 관한 지침’ 개정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이 지침에 따라 2005년 유럽연합 회원국 중 가장 먼저 ‘공공정보 재이용 규칙’을 제정했고, 공공데이터 통합 민간개방 창구인 ‘Data.gov.uk’를 개설해 2010년부터 본격적인 개방을 시작했다.

호주 역시 2009년 모든 공공데이터를 가능한 한 빨리 개방한다는 내용의 ‘오픈 거버먼트 선언’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2011년 공공정보 개방에 관한 세부 기준과 절차를 제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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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선 경찰법 개정안을 국민참여 통해 마련

국민의 목소리를 입법과 정책에 직접 반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 만들어진 ‘경찰법’을 대체할 새로운 경찰법 초안을 작성하면서 그 과정을 ‘위키방식(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수정하면서 하나의 답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웹에 공개했다. 법안 작성의 배경과 참고 문헌을 제공한 후 국민들이 경찰법 문구를 제안하도록 했는데 반응은 뜨거웠다.

뉴질랜드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자유롭게 온라인 공간에서 의견을 제시했고, 법률 검토팀이 모든 제안을 통합한 뒤 개정안 초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했다. 뉴질랜드의 이러한 시도는 입법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민간과 손잡고 범죄예측지도를 만들었다. 시 경찰청이 보유한 범죄 데이터를 민간 550여 개 정보기술(IT) 기업과 공유해 만들었는데 시민안전, 교통, 고용, 교육 등 도시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민간의 참여로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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