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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예술인들의 20년 숙원을 풀게 되었습니다.” 이정하 연극인부모협동조합 이사장은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울먹였다. 주위에 같이 있던 연극인 엄마들도 눈물을 훔쳤다. 그는 “공연이 밤에 있을 때는 심지어 노래방, 식당에 아이를 맡긴 적도 있다. 공연할 때조차 아이가 눈에 밟혀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극인·무용인 등 공연예술인들이 공연 또는 연습시간에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돌봄센터(이하 반디돌봄센터)가 4월 15일 대학로에 문을 열었다. 반디돌봄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공연예술인들이 안정적인 직업 환경에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너무 큰 틀의 담론으로 예술인 복지를 얘기해 왔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한 사업”이라며 “앞으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더 확대하고 예술인들의 복지 혜택이 관객인 국민들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디돌봄센터 개소로 공연예술인들, 특히 여성 예술인들이 경력 단절 없이 예술활동을 지속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여성 공연예술인의 44.2퍼센트가 실업 원인으로 ‘육아’를 꼽았다. 해결 방법으로는 41.6퍼센트가 ‘직장 인근 보육시설 설치’를 희망했다.

연극인 엄마 최정화(38) 씨는 “10년 전 연극을 시작할 때와 아이를 낳은 후는 정말 달랐다”며 “친정 부모님께 신세를 져야 하는 경우도 많고 어린이집은 일찍 문을 닫으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라에서 이렇게 제도적으로 애정을 갖고 지원해 줘 정말 기쁘다”며 다섯 살 난 딸이 새로운 돌봄센터에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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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500원에 매일 밤 11시까지 운영

상가 1층을 개조해 만든 반디돌봄센터는 일반 가정집에 어린이 방이 여러 개 있는 것처럼 깔끔하게 꾸몄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블록 쌓기를 하던 김건(5) 군은 “(저번 어린이집에는 없던) 장난감도 많고요~ 새집 같아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반디돌봄센터 운영시간은 휴무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다. 평일 밤 10시가 넘어야 공연이 끝나고 주말이나 휴일에도 공연해야 하는 공연예술인들이 활동 시간 때문에 어린이집과 같은 기존 보육시설 활용이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반디돌봄센터 김종협(38) 교사는 “(돌봄센터 개소가) 의미있는 건 운영 시간 덕분”이라며 “밤 늦은 시간까지, 그리고 주말에 운영하는 것은 예술인 부모를 둔 아이들에게 맞춤형인 셈”이라고 말했다.

3시간당 500원의 저렴한 이용요금도 공연예술인들의 금전적인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다. 이정하 연극인부모협동조합 이사장은 “연극인의 연봉은 300만~500만원 수준”이라며 “그저 예술을 하겠다는 자긍심 하나로 살던 재능 있는 공연예술인들이 육아 문제로 꿈을 포기할 때마다 마음이 정말 아팠다”고 말했다.

반디돌봄센터는 앞으로 예술강사를 통한 연극·무용·음악놀이 프로그램을 매일 1회 진행하고 초등학생을 위한 숙제 지도를 실시하는 등 이용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정화 씨는 “특히 예술인 부모 자녀들만 모아서 돌봐주니 아이들도 특성화된 교육을 받게 되고 부모들도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돌봄센터 개소는 예술인 복지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운을 뗀 박정자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아직 미약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공연예술인들의 자녀들이 국가의 지원을 받아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글·박지현 기자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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