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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00여 세대 규모로 이뤄진 세종시 첫마을은 새로 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세종시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이다. 그러나 이곳은 인구 구성 면에서 국내의 여느 신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연령대의 학생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는 점이 그것이다.

방과 후 시간이면 아파트 단지 안팎의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친구와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학생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또 날씨가 맑은 날이면 놀이터는 대체로 아이들로 넘쳐난다. 요즘처럼 해가 긴 여름날 저녁시간이면 부모와 함께 인근의 공원 등으로 바람을 쐬러 나온 어린아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전국적으로는 출산 감소 추세가 대세라지만 첫마을에서는 이를 전혀 실감할 수 없다. 왜 이렇게 학생 인구의 비중이 큰 것일까. 이는 아마도 ‘교육 특구’로서 세종시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와 관심 때문일 것이다.

세종시가 정식으로 출범한 지 만 1년이 조금 넘었다. 지난 한해 동안 신설 세종시를 대표하는 첫마을의 학교들은 ‘과밀 몸살’을 앓아야 했다. 당국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많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전입으로 인근 학교의 교실로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중앙행정기관 근무자들의 자녀뿐만이 아니라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부모들이 ‘전국구’ 차원에서 세종시를 주목한 탓이었다.

실제로 세종시 첫마을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의 전입 전학교 주소지는 세종시 주변의 충청 지역은 물론 영호남, 제주 지역까지를 포괄한다. 행정중심도시로 조성되고 있는 세종시지만, 실생활 측면에서는 전국의 교육중심도시로 먼저 발돋움하는 양상이다. 내년이면 첫마을 외에도 정부 세종청사 주변 지역의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주민 입주가 예정돼 있어, 세종의 교육 수요는 또 한번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종시의 공교육은 이미 양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전대미문의 길을 걷고 있다. 올 한 해 7개의 학교가 새롭게 문을 연 데 이어, 내년에는 2배가 넘는 15개 학교가 개교한다. 그 이듬해인 2015년에는 30개 안팎의 학교가 새로 생겨날 예정이다.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이다. 전국 교육청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에 사실상 유일하게 ‘학교설립과’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은 폭증하는 교육수요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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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환경엔 만족… ‘명품 교육’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학부모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그러나 교육의 양적 측면이 아니다.

교육 특구로서 세종시의 이미지를 전파하는 데 지금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질적인 측면이다. ‘스마트 교육’이 단적인 예이다.

첨단 전자정보기기를 활용한 수준 높은 교육환경에 학부모들이 매력을 느낀 게 세종시의 교육이 주목을 받게 된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거의 없다.

스마트 교육은 실제로 학생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충남 서부지역에서 지난해 전학 왔다는 한 초등학교 남학생은 “스마트 패드를 사용할 수 있어 학교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또 부모의 손에 이끌려 경북에서 이사 왔다는 한 여학생은 “전에 있던 학교와 다른 차이는 크게 못 느끼겠고, 최신 전자 칠판으로 수업을 받는 건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첫마을의 학부모들은 최신 첨단 교육환경 그 자체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른바 세종시의 교육이 ‘명품’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내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대전에서 이사 온 지 1년 됐다는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의 엄마는 “갈수록 사교육에 더 의존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세종시는 사립학교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교육의 큰 흐름을 특히 교육 당국이 선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해 출범한 뒤 국내 그 어떤 교육청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급격하게 팽창하는 교육 수요와 교육의 질 제고, 또 기존 연기군 지역과 세종시 개발지역의 교육 격차 해소 등 중대한 과제들을 한꺼번에 다뤄야 했다.

지난 1년은 세종 교육의 성패를 가늠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교육은 기초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짧게는 향후 2~3년, 길게는 4~5년이 세종 교육의 질적 수준을 결정하게 될 시기라고 지적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글·김창엽(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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