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중소기업 대통령’ 의지 확인 선순환 벤처 생태계 조성 기대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한 것은 뜻깊은 경험이었다. 특히 이번 사절단은 박 대통령 취임 후 첫번째 해외 방문이자 한·미 양국이 동맹을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경제5단체장과 분야별 대표 등 52명이나 되는 매머드급 사절단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우리 정부와 민간 기업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역할을 맡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경제 사절단 중 절반이 중소·중견·벤처 기업인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이는 과거 사례와는 사뭇 다른 것이었는데, 스스로 ‘중소기업 대통령’이라 공약하고 창조경제를 주창한 박근혜 대통령다운 행보이기도 했다.
이번 방미 일정 가운데에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대표 리더들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발언하는 기회를 갖는 경제인 조찬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필자에게도 벤처업계를 대표해 3분간의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그동안 한국의 벤처 생태계 개선을 위해 제언해왔던 창업 활성화와 엔젤투자 확대 방안,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 및 코스닥 정상화 등 벤처업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특히 벤처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기술거래와 M&A 같은 개방형 혁신거래가 한 나라의 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강조했다. 이는 벤처 투자가 유명무실해진 국내 현실에 비추어 벤처 생태계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핵심 에너지는 창업과 벤처 활성화의 근간인 기업가 정신이다. 벤처기업 특별법 제정과 코스닥 설립으로 대표되는 과거 벤처 정책은 기업가 정신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고, 오늘날 3만여 개에 육박하는 벤처기업과 381개의 1천억원대 매출 벤처가 탄생되는 토양이 되었다.
그러나 2001년 이후 벤처 성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섰다. 국내 벤처기업 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증했지만 벤처투자 규모와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률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특히 엔젤투자 소멸로 벤처 활성화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 벤처의 또 다른 얼굴이다.
벤처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단, 창업자금의 조달이 융자 방식이 아닌 투자 형태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벤처가 본질적으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개별 벤처기업은 실패 확률이 높으나 벤처 생태계는 혁신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한다. 기업가 정신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가 지원을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한계가 있고, 민간 투자는 기본적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그런 점에서 자금이 부족해도 투자유치가 힘든 창업 초기 기업에게는 엔젤투자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평균 12년이나 걸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서야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현재의 구조에서 벤처기업은 벤처캐피털 투자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엔젤투자 실적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투자규모는 90퍼센트 이상 감소했고, 엔젤투자 업체도 3퍼센트 수준으로 감소했다.
‘스타트업 기업’들 대부분이 투자 유치가 아닌 융자나 담보대출, 혹은 가족의 도움에 의존해 사업을 영위하다 ‘죽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실패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의 중요성과 해법은 벤처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의 사례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IPO를 통한 투자 자금 회수보다 더 큰 중간 회수시장이 존재하는 미국의 경우는 벤처캐피털 투자와 대등한 규모의 엔젤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10년 기준 6만1,900개 창업기업에 약 200억 달러(21조원)가 투자됐다. 특히 기업 간 M&A가 활발해 투자의 약 90퍼센트가 M&A 등을 통해 IPO 이전에 회수되고 10퍼센트 정도를 IPO에서 최종 회수하고 있다.
이처럼 M&A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자금 회수도 빠를 뿐만 아니라 사업 실패 후 재창업도 수월하며,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과 대기업의 영업력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열린 기업생태계가 가능해진다.

실리콘밸리 버금가는 벤처 생태계 재구축 희망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과는 정확히 반대다. 중간 회수 규모가 IPO 시장의 10퍼센트 미만으로,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기술거래나 M&A 같은 개방형 혁신거래를 활성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처럼 벤처투자 증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M&A 등 중간회수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5월 15일에 발표된 정부의 벤처·창업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매우 적절한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환영한다.
이번 방안에는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활하지 못했던 국내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대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벤처업계의 숙원 사항이었으나 이전 정부에서 풀지 못했던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 확대를 통한 엔젤투자 활성화와 선배 벤처기업의 재투자 양도세 이연 방안 및 M&A 법인세·증여세 부담 완화를 통한 M&A 활성화, 코스닥시장의 독립성·전문성 강화를 통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등이 그것이다.
이 정책들은 창업에서 성장, 회수와 재투자 및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선순환이 물 흐르듯 막힘 없이 이뤄져 국내 벤처 생태계가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재구축되기를 바란다.
글·남민우(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웍스 대표)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