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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과정에서 기업 대표들은 “규정이 그러니 꼭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듣게 된다.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규제개혁이 매 정권마다 핵심 국정과제였다는 것도 잘 몰랐던 부분이다.
설립한 지 얼마 안된 기업들은 규제를 잘 다듬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기업을 경영하다보면 이런 생각을 품게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 법인 설립에 대한 규제가 그런 경우다.
법인 설립의 벽을 낮춘다는 취지로 법인을 세우는데 필요한 자본금을 오천만원에서 백원으로 크게 낮추는 등 규제가 풀렸던 적이 있다. 하지만 대표로 지내면서 경험하고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같은 규제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부나 민간에서 주관하는 사업에 입찰하려고 하면 결국 자본금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실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자본금을 1천원으로 했다가 사업을 입찰할 때 난감했다고 했다. 다른 회사와 경쟁할 때에도 자본금이 많을 수록 사업을 따내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결국 자본금을 늘릴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창업자금을 빌릴 때에도 자본금이 너무 적으면 유령회사로 오해 받기 쉽다고 청년 창업자들이 말하기도 한다. 이공계 전문 인력 지원 제도도 아쉬운 면이 있다. 이 제도는 기업이 이공계 석·박사 학위 소지자를 채용할 경우 정부가 급여의 일정부분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두 명의 석·박사 연구원을 채용했는데 한 명은 인문계, 다른 한 명은 이공계 출신이었다. 같은 연구실에 있는 두 연구원의 학위가 인문계와 이공계로 달랐던 이유는, 연구원이 속한 대학에서 해당 연구실 학위 성격을 중간에 바꿨기 때문이었다. 그런 까닭에 연구실에서 행한 연구의 성격이 모두 똑같음에도 한 명만 정부 지원을 받는 일이 생기게 됐다. 학위증명서 기준으로 이공계 인력인 경우에만 지원이 되는 규정이 탄력적으로 적용된다면 피할 수 있는 문제였다.
또한 정부의 기술개발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가 기술 경쟁력이 있는 대학 연구진과 협업 하는 것도 바람 중 하나다. 대학의 연구책임자는 정부 규정상 3책5공(책임 3개, 공동연구 5개까지만 산학공동연구 허용)의 제약이 있다. 그 범위를 벗어나면 기업과 연구협력을 할 수 없도록 돼있다. 기술을 개발하려면 연구진과의 협력이 필요한데 3책5공의 제약 때문에 벤처기업 간의 연구진 유치 경쟁이 심하다. 유능한 연구진은 어느 기업이나 협력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기술 노하우를 얻을 좋은 기회가 규제로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다.
규제를 없애는 것도 좋지만, 이미 잘 마련된 규제들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초의 취지 내에서 잘 다듬는 것도 규제개선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글·차경애 올비트앤 대표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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