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여러분 주변에 창업을 하겠다는 가족 혹은 친구가 있습니다. 어떤 반응을 보이실 건가요? ‘참 잘했다’하며 격려하실 건가요? 아니면 ‘말아먹기 전에 하지 말라’고 말리실 건가요?”
단상 위에 오른 이유진(23)씨가 던진 질문에 조용하던 좌중에 웃음보가 터졌다. 청년창업 정책 PR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나선 발표자의 입에서 ‘말아먹는다’는 부정적인 표현이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가 말을 이었다.
“많은 청년들이 창업을 꿈꾸지만 창업은 여전히 그들에게 두렵고 무서운 대상입니다. 자금 마련이 어렵고 사업실패율이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제시한 청년창업 정책들은 이러한 우려들을 해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이를 잘 모를 뿐이죠. 그래서 저희는 제안합니다. 청년창업 정책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I’ll be Back’ 프로젝트입니다.”
이유진씨는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터라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좌중을 향해 이씨는 발표 내내 질문을 던졌다. 청년창업 정책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객석의 학생들에게 정책의 이점을 알리고 이들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송수현(22)·김슬기(23)씨와 함께 ‘박근혜정부 청년정책 PR전략 발표회’를 준비했다.
서강대학교 내 PR학회 ‘PRidean’에서 활동 중인 이들은 매주 PR이론을 함께 공부하고 매 학기 다양한 기업 공모전에 참여하고 있다. PRidean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중심이 된 모임으로, PR에 관심이 많은 타 학과 학생들도 여럿 속해 있다.
김슬기씨 역시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다.
이들은 지도교수 추천을 받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무엇보다 정책홍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훗날 정책홍보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인 김슬기씨는 “꿈을 이루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먼저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실린 ‘창업’에 관련된 기사 276건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그중 청년창업 정책에 관한 긍정적·부정적 기사를 모아 PR전략의 방향을 세웠다.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학생들은 물론 한 번이라도 창업을 생각해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창업에 이미 성공해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청년들을 찾아가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들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의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한편 창업의 이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3가지 의미의 Back… 3단계 홍보전략 실행
이들이 얻어낸 창업의 장점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반면 창업은 아이템을 발굴하는 게 어렵고 실패율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들은 한 번이라도 ‘창업’을 꿈꿔본 적이 있는 예비창업인들을 타깃층으로 정했다. 그리고 2015년까지 3단계에 걸쳐 홍보전략을 실행하기로 했다.
이들 전략의 키워드는 ‘I’ll be Back’. 여기서 ‘Back’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는 흔히 후원자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빽이 좋다”고 할 때의 ‘빽’을, 둘째는 본연의 ‘돌아오다’를 의미한다. 마지막 ‘Back’은 숫자 100이다.
이들이 세운 로드맵에 따르면 올해 정부는 청년창업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박근혜정부가 청년들의 후원자가 된다”는 의미의 ‘I’ll be Back(빽)’이 캐치프레이즈다.
세부 계획으로는 경영가이드 소책자를 제작해 배부하고 창업정보를 공유하는 SNS의 활용, ‘사람책’ 대여 등을 제안했다. ‘사람책’은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창안한 ‘살아있는 도서관’이다. 다양한 인생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한 권의 살아 있는 책이 되어 책을 빌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활동을 말한다. 즉, ‘사람책’을 통해 이들은 예비창업인들과 창업인들의 일대일 상담 시간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2014년에는 ‘자아실현의 메시지’를 강조해 청년들에게 창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는다. 옥외광고 등을 이용해 “본연의 나로 돌아온다”는 의미의 ‘I’ll be Back’을 노출하고, 기업인의 날에 예비창업인들을 초대해 성공한 창업가들처럼 파티를 여는 이벤트도 마련한다. 2015년에는 중소기업청과 함께 ‘100대 창업기업’을 선정한다. 예비창업인들에게 창업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핵심 메시지는 ‘I’ll be Top 100’이다.
“PR 통한 소통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I’ll be Back’은 김슬기씨의 아이디어다. ‘캐치프레이즈를 무엇으로 결정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맞은편에 앉은 아저씨를 보고 이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다고 한다.
“아저씨가 터미네이터처럼 몸이 좋으셨거든요.(웃음)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대사가 생각나면서 ‘빽’과 ‘Back’ ‘100’이 팝업처럼 떠올랐어요. 이거다 싶었죠.” 일상 속에서 발견한 단순한 아이디어는 그렇게 정책홍보의 키워드가 됐다.
PRidean팀은 대회에 참가한 5개 팀 중 장려상을 받았다. 발표가 끝난 뒤 이유진씨는 “긴장하는 바람에 준비한 것들을 잘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씨는 PR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학회에서 이론을 주로 공부하다 보니 실무를 경험할 일이 적었어요. 물론 공모전 준비를 해봤지만 일반 공모전과 정책홍보와는 다른 점이 많잖아요. 리서치를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실무를 몸소 익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해요.”
이들은 아직까지 소수만 관심을 갖는 ‘청년창업’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송수현씨는 “창업이 모든 청년들의 공통된 관심사항이 아니다 보니 PR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 학생은 앞으로도 PR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다. 일방적인 마케팅 전략보다 상호 간의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PR에 더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유진씨는 PR를 통해 ‘소통전문가’가 되길 꿈꾼다. “빈부격차도 그렇고 대부분 사회문제의 한계는 커뮤니케이션 부족에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PR라는 다리를 놓아 이 간극을 줄이고 싶어요.”
글·백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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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