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뉴스

2003년은 만화인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해다. 2003년 1월 대법원은 청소년용 만화 <천국의 신화>에 음란·잔혹한 내용을 표현한 혐의로 기소된 만화가 이현세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현세 작가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심에서 벌금 300만원, 고등법원에서 무죄판결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기까지 6년이 걸렸다”면서 “6년 동안 자유를 빼앗긴 채 재판을 했다”며 힘들었던 상황을 토로했다.
만화기획사 누룩미디어의 박철권 대표는 “당시 이현세 작가가 절필 선언을 했을 정도로 파장이 컸던 사건”이라며 “만화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누룩미디어는 윤태호, 강풀 작가 등 인기 웹툰 작가들이 소속돼 있는 회사로 박 대표 역시 만화가이다.
박 대표는 “만화를 둘러싼 규제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문제”라며 “웹툰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웹툰은 다른 산업과 만날 때 파급효과가 매우 큰 장르입니다. <이끼>, <미생> 등이 그랬듯이 인기를 끈 웹툰은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 소스 멀티 유즈’가 가능한 겁니다. 그런데 웹툰에 대한 규제가 심한 상황에서는 소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영화, 드라마, 뮤지컬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면 웹툰의 스토리가 다양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박 대표는 규제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작업을 막는다고 말한다. 작가들이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려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작가들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장, 즉 멍석을 널찍하게 깔아놓아야 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해서 아예 판을 다 갈아엎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을 생각하되 작가가 뛰고 재주도 넘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은 규제가 완화될 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웹툰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질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8월 웹툰, 뮤직비디오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인 문화·체육·관광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업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문체부 소관 법령 안에 존재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지티브 규제 방식은 명시된 것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며, 네거티브 규제 방식은 금지한 사항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정말 문제가 되는 사안만 재분류 방침은 큰 의미”
정부는 웹툰의 자율심의제를 입법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만화산업 활성화 중장기계획을 발표하고, 자율심의제 도입을 위해 만화진흥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움직임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규제개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뮤직비디오 심의에 대한 규제도 완화돼 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뮤직비디오 사전심의는 음악산업계 자율심의 및 사후관리제로 바뀔 계획이다.
그동안 음악산업의 특성상 음원 발매와 동시에 뮤직비디오를 통한 홍보 및 빠른 유통 주기가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산업현실과 괴리된 현재의 사전심의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온라인상의 뮤직비디오 규제 부분에 대한 해결책 마련 및 제도개선의 차원에서 문체부는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업계 간담회와 공청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위한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음반산업협회 송철민 실장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송 실장은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를 인정하고, 정말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만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재분류를 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문체부는 위와 같은 심의제도 개선을 포함해서 K팝 한류의 지속성 있는 발전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 방안을 담은 음악산업 중기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글·김혜민 기자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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