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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국내 여행을 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여행사에 3년째 근무 중이다. 일본인 관광객과 이야기하다 한국에 대해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진다. 반대로 다시는 한국에 오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떠나는 일본인을 만나면 내가 모욕적인 말을 들은 것처럼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여행사에서 일하며 두 가지를 깨닫는다. 첫째는 일본인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블로그 등의 정보가 늘어나면서 매번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어떤 때는 현지인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여행을 와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매번 같은 패턴의 여행상품을 내밀었다가는 금세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국내의 훌륭한 관광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일본인들을 매료시키는 관광자원이 많다. 북촌 한옥마을이 대표적이다.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가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는 K팝이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도 일본인들의 주된 관심사다. 김치를 담그거나 한국의 농촌을 맛보는 체험관광 프로그램도 인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상품은 서울의 고궁을 돌거나 한강 유람선을 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들이 보고 즐기고 싶은 것이 아닌,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최근 일본인 관광객의 수가 급감하고 있다. 환율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일본인들을 유인할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한국 관광이 단기 관광에 그치는 이유다. 또 일본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한국을 다시 찾고 싶다는 자극을 주지 못한다.

정부가 최근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소식이다. 침체된 여행업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단순한 지원책이나 여행지 개발의 효과는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인이 됐든 중국인이 됐든 관광 수요자들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에 있는 우수한 자원에 스토리를 불어넣어 즐길거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과 지원이 다양한 노력과 어우러진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다. 관광업이 한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부상할 잠재력은 충분하다.

글·허유가 비에스관광 일본인바운드사업부 주임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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