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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올해 초 친구와 함께 홍콩에 가 구룡반도와 여러 섬을 둘러봤다. 사람들은 모두 활기찼고, 어느 곳을 가나 관광객들로 크게 붐볐다.

10여 년 전에 찾았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직후여서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관광객들이 격감한 탓에 비어 있는 상점들이 많았다. 홍콩에 사는 친구들도 귀국하거나 미국·호주 등으로 이민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반환 17년을 맞은 홍콩은 당시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변 섬들을 환경친화적인 관광지로 개발해 세계적인 서비스산업의 메카로 등극했다. 인천광역시 정도의 면적에 7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오밀조밀 살아가지만 1인당 실질구매력이 4만5,277달러(약 4,600만원)나 된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홍콩의 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총생산(GDP)의 92.3퍼센트에 이르는 서비스산업이고, 다음으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이 높이 평가한 자유방임 경제정책을 통해 규제를 가능한 한 모두 풀어준 일이다.

한국은 서비스산업의 측면에서 홍콩과 비슷한 여건에 있다.

주변에 농업과 제조업을 주산업으로 하는 중국·러시아·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들이 위치해 있어 생활필수품을 비롯한 공산품의 조달이 용이하고, 이웃 나라의 경제성장에 따라 유동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특히 홍콩의 번영이 중국 본토인들의 막대한 구매력에 힘입고 있듯이, 한국의 산업도 중국·러시아 등 외국 관광객들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백화점이나 관광지에서는 중국어나 러시아어 간판을 쉽게 볼 수 있고, 무리를 지어서 명동 거리를 활보하는 외국인들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 정부에서도 유망서비스산업 원스톱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대 유망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135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보건·의료 분야만 봐도 해외 환자가 2013년의 21만명에서 2017년에는 5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추세로 유망서비스산업이 육성되면 일자리가 15만개나 만들어진다고 하니, 서비스산업 육성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살 길인 셈이다.

규제 과감히 풀어 적극적인 투자유치 필요

홍콩은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와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중국은 이에 호응해 경제자유화의 촉진을 통해 홍콩과의 담을 헐어 무역·투자를 용이하게 했다.

우리도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고 적극적인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우리의 의료 수준은 세계 최상위권이어서 해외환자들이 줄을 서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선호도에서는 7위에 머물고 있다. 환자 한 명이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입국이 보장돼야 할 뿐만 아니라 숙박과 관광 등 부가적인 서비스가 필수이고, 더 나아가 해외환자용 보험 개발과 금융서비스 등이 동반돼야 한다.

우리는 훌륭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여행, 글로벌 사회봉사 등을 통해 인적·문화적 경험을 쌓았을 뿐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도 수준급인 자원이 많다. 치안서비스가 비교적 훌륭하고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것도 한국만의 장점이다.

서비스산업 육성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다.

글·조재국(연세대 교수·평화나눔회 대표)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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